필자가 오랜 시간을 지나 하나 알아진 게 있다. 모든 진정한 관계의 시작은 소통이었다. 그 문제가 나에게 절실했던 것은, 어떻게 자신과 소통할지를 몰랐고 그랬기에 그런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진정으로 관계 맺고 사는 일이 녹록치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겉으로는 사회 교육을 받은 대로 친절한 미소를 띠고 살았지만, 겉으로 나타난 모습과는 다르게 안으로는 불편한 자신을 속일 수가 없었다. 마음과 행동이 하나가 되지 못하고 분리되어 살아가는 삶이 숨 쉴 곳이 점점 좁아지는 감옥처럼 곤고했었다. 속과 겉이 하나가 되지 못한 이중인격의 정신병을 앓고 있는 자신을 보며,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 수 있는 자유가 그리워 어깻죽지 근처에 있을 법한 날개자리를 간절한 마음으로 쓰다듬으며 살았다. 아, 나는 언제쯤 날개를 달고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을까…….
오랜 시간 요가 연습을 통하여 몸과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오그라든 손가락 끝에서부터 발가락 하나에 이르기까지 늘리고 펴면서 관심을 갖고 섬세하게 몸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렇게도 멀기만 했던 몸과 마음이 조금씩 가까워짐을 느끼면서 몸의 기운이 소모되지 않고 축적되기 시작했다. 몸이 소중한 것은 마음을 담고 있는 그릇과도 같기 때문이다. 성경에도 너희 몸은 하나님이 거하는 성전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몸을 마음껏 사랑하자. 예수님도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다. 그 말씀은 곧 네 몸을 사랑하는 만큼 네 이웃을 사랑할 줄 안다는 말씀과 다르지 않다. 그 사랑은 자신이 좋아하는 모양만 선택하고 비교하고 분별하여 우열이 있는 것이 아니다. 우월감과 열등감, 잘나고 못남은 사실은 비교라는 한 뿌리에서 나온 서로 다른 가지일 뿐이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통째로 사랑하는 것이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그럴 때 내 안에서 지금의 자신을 부정하고 미래의 완전함을 갈구하는 모든 추구가 사라지고, 자신의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된다. 그 변화가 이윽고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게 하고, 나와 남을 소통하게 한다. 그것은 사랑이다. 그 사랑은 밖으로부터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에 뿌리가 내려져 스스로 채워졌을 때 그 향기와 열매를 남과도 나누게 되는 자연의 법칙임을 알았다.
자신을 먼저 사랑하자. 필자에게 큰 감명을 주었던 김기태 선생의 책제목처럼, 우리 모두는 “지금 이대로 완전하다.” 그 완전은 우리가 생각해 왔던 관념적인 완전이 아니라, 지금 어떠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이요, 그 받아들임에서부터 삶은 긍정과 사랑으로 넘실거리기 시작한다. 요가의 하나됨은 사랑의 깨달음이고, 그 사랑은 내 자신의 존재에 뿌리를 내려 삶 전체를 통하여 배우고 성장하는 만큼 다른 존재와도 소통되어지는 것임을 알았다. 소통, 생각만 하여도 마음이 환해지고 숨이 크게 쉬어진다. 그것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다.
고수수 <웨체스터 녹지회 요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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