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품값 잇단 상승에도 “인플레 위협 적다”
지난달 미국의 전체 물가는 작년 동기보다 1.6%(계절조정 전) 상승해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더구나 곡물과 원자재 가격은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고 기업들은 커지는 원가부담을 견디지 못해 제품가격을 줄줄이 인상할 태세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벤 버냉키(사진) 의장은 이런 제품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 압력이 억제될 수 있다면서 인플레 위협이 크지 않다고 일축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이 이런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그 비결은 바로 상품가격 상승과 반대로 서비스 가격이 미미한 상승률을 보이거나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연방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식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재화 가격은 1년 전보다 2.2%나 올랐다. 이는 경기침체가 발생하기 전보다도 높은 상승률이다.
하지만 서비스 가격은 1.2% 오르는데 그쳤다. 지난 2000〜2008년 서비스 가격 상승률이 3.4%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말하자면 상품가격은 큰 폭으로 오르는 반면 서비스 가격의 상승률은 미미한 수준을 보이는 등 이른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상품가격 상승은 무엇보다도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주범이다.
지난해의 기상이변과 매장량 감소, 투기 등의 원인으로 인해 원자재·곡물 등의 가격이 2〜3배씩 뛰고 있는 반면 부진한 경기회복세와 높은 실업률, 가처분 소득 감소, 주택가격 하락 등이 서비스 가격의 상승을 억제해 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에서 이발가격은 1년 전보다 0.6% 오르는데 그쳤고 정원, 잔디관리 서비스의 가격은 오히려 0.8% 떨어졌다.
미국 경제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 가격의 완만한 상승은 인플레 억제에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가계가 서비스에 지출한 금액은 7조달러에 달해 전체 소비지출의 67%를 차지했다.
이 덕분에 FRB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1.3〜1.7%로 전망했고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뺀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3%로 내다봤다. 이는 연준이 비공식적으로 물가상승률 억제 목표로 잡고 있는 2%보다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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