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한인노인들의 우울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정상담소 노인상담건의 절반이 우울증 호소였으며 6월과 12월 타운 안팎에서 자살한 80대와 70대 노인들도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자녀와 떨어져 혼자 외롭게 살다 발병한 노인들의 우울증은 자살로 이어지기 쉽다고 카운슬러들은 우려한다.
평생을 자식위해 희생해온 우리의 부모님들이 언어도 문화도 낯선 곳에서 외로워하며 혼자 병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노인들이 혼자 산다는 것은 시력과 청력 저하에서 보행 장애까지 ‘점점 의존적이 되어가는 몸’으로 ‘의존하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체적 노화와 질병 등 생물학적 요인에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났다는 소외감과 좌절감, 주변의 죽음을 자주 경험하는 상실감 등의 정신적 요인이 더해지면 우울증을 유발하게 된다.
노인의 우울증은 흔히 ‘가면 우울증’이라고 불린다. 젊은 사람들과는 달리
“우울하다, 슬프다”란 표현을 잘 하지 않을 뿐더러 본인 스스로 나이 탓으로 생각해, 발견하기도 쉽지 않고 제 때 진단이나 치료받기도 어려워진다.
우울증은 병이다. 그러나 의학적 치료 못지않게 주위의 관심과 배려 등 정서적 치료가 우선되어야 완치 뿐 아니라 예방이 가능한 병이다. 혼자 사는 부모에겐 자녀들의 애정 어린 보살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주 방문하고 자주 전화하며 평소와 다른 이상증상의 여부를 세심히 관찰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한다.
혼자 사는 노인들에겐 “자식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위안과 지지가 된다”고 카운슬러들은 말한다. 찾아온 자녀위해 음식을 만드는 게 ‘큰 즐거움’이고 자신을 물심양면으로 보살펴주는 자녀가 ‘큰 자랑’이다. 그리고 큰 즐거움과 큰 자랑을 자주 느끼는 노인들은 혼자 살아도 거의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
고단했던 삶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우리 부모님들이 “고독과의 싸움이 지긋지긋해 죽는 게 낫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설날이 다음 주다. 바쁜 미국생활에선 지키기조차 힘든 명절이다. 그러나 외로운 공간에 갇혀있는 그분들에겐 더욱 사무치는 고향의 명절이다. 방문이 힘들면 문안전화라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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