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밤하늘 홀로 밝히다
내려와 우리 가슴에 초록별로 떠서
내 안에서 뜨고 지는 푸른 넋이여
당신의 서늘한 그 눈빛이
죽는 날까지 하늘을 향해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기원하며 나의 길 가라 합니다
(김행자의 윤동주 추모시
‘당신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중에서)
‘별을 헤는 서늘한 눈빛으로’ 조국의 해방과 평화를 염원한 윤동주 시인 추모의 밤 행사가 23일 애난데일에서 열렸다.
다음 달 16일로 다가 온 윤동주 시인 옥사 66주기를 기념해 윤동주 문학사상선양회 워싱턴 지부(회장 노세웅 회장)가 주최한 행사에서 박영우 한국본부 회장은 “워싱턴 추모 행사를 시작으로 내달 16일 윤동주 시인의 언덕과 연세대, 중국 연변, 호주에 이어 19일 일본 후쿠오카, 쿄토, 20일 도쿄에서 추모행사가 계속된다”고 전했다.
노세웅 워싱턴지부 회장은 “6년전 미주에서는 최초로 워싱턴에 윤동주 문학회 지부가 결성됐고 해마다 동참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그의 시와 생애가 아름답고 순수하기 때문”이라며 “한 점 부끄럼이 없이 살기를 바라는 그의 유지를 이어나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주미대사관 남진수 문화원장은 “바쁘고 각박한 이민생활 속에서도 윤동주 문학회 등의 문학활동이 삶의 활성제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양희 워싱턴 문인회장은 “우리 가슴에 늘 28세 청년으로 살아있는 윤동주 시인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한국학교 등과 우리 한인 2세들에게 그의 시를 소개하고 숭고한 정신을 심어주는 새로운 지평을 열기 바란다”고 축사했다.
소설가인 주경로 목사는 ‘윤동주 서시의 종교적 배경’을 타이틀로 한 주제발표에서 “윤동주의 서시는 기독교적 사상과 진실성을 추구하는 ‘부끄럼 사상’이 바탕이 됐다”며 “서시처럼 좋은 시는 역사와 시대적 아픔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에서는 계간 ‘서시’ 해외동포 신인상 수상자인 장혜정 시인에 대한 시상식도 곁들여졌다.
버지니아 뉴폿 뉴스에 거주하는 장혜정씨는 수상소감에서 “늘 시가 좋아 먼 길을 달려 워싱턴에 오곤 했다”며 “하면 된다는 격려로 알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인사했다.
허권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는 윤동주 시인 약사(윤석철 전 회장), 축사(최연홍 교수), 사업보고, 캐서린 김씨의 축가, 윤동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유경찬·변만식·김용미·채수희 씨 등)의 시 낭송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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