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상영중인 젊은 바이애그라 세일즈맨과 파킨슨씨병을 앓는 화가(앤 해사웨이)의 사랑을 그린 진지하면서도 우스운 로맨틱 코미디 ‘사랑과 다른 약들’(Love and Other Drugs)의 주인공 제이크 질렌할(30)과의 인터뷰가 지난 11월6일 뉴욕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서 있었다.
실화를 다룬 영화는 제이미 라이디가 자기 경험을 적은 책 ‘하드 셀: 바이애그라 세일즈맨의 진화’(Hard Sell: The Evolution of a Viagra Salesman)가 원전이다. 검은 수염에 셔츠 차림을 한 질렌할은 강렬한 시선을 지닌 동안의 소년 같았는데 질문에 유머를 섞어가며 솔직하고 진지하게 대답했다. 차분하면서도 아주 말을 잘 했는데 젊은이로선 매우 생각이 깊었다. 마치 이웃 집 청년과 대화를 나누는 듯이 편하고 친근감이 가는 사람이었다.
*이 영화의 어떤 점이 좋아 출연을 했는가.
-각본을 10페이지 읽고 내용에 반했다. 빤질빤질하면서도 사람이 좋은 제이미가 처음부터 좋았다. 그리고 유머가 있는 것도 좋았다. 각본의 끝에 가선 울었다. 로맨틱 코미디의 상투적인 것을 다 갖고 있으면서도 두 젊은 남녀의 삶과 사랑을 찾으려는 주제가 마음에 들었다.
이 영화는 드라마와 유머를 고루 지니고 있는데 난 내 성격처럼 그렇게 상반된 면을 함께 갖고 있는 작품을 좋아한다. 또 다른 이유는 에드(감독 에드워드 즈윅-‘블러드 다이아몬드’ ‘마지막 사무라이’)와 같이 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가 내가 제이미 역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하고 확신을 하지 못하는 것이 내겐 도전이 되었다.
*나체 신이 많은데 촬영진 앞에서 섹스 신 하기가 불편했는가.
-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분위기에선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 또 하나 도움이 된 것은 애니의 배짱이다. 애니는 나체 신을 거침없이 해내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촬영진의 입장에서 나체 신들을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그 장면은 어색하긴 했지만 애니와 나는 서로를 편하게 느껴 잘 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영화)섹스를 했을 때 서로의 몸에 대해 잘 알게 된 것도 일조를 했다.
*각본을 처음 읽었을 때 코미디라고 생각했는가 아니면 드라마라고 생각했는가.
-처음부터 감정이 있는 코미디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 난 그 얘기를 언제나 코미디라고 여겼다. 그래서 나는 여러 장면을 코미디 쪽으로 몰아붙였다. 우리는 다소 과장된 현실로부터 코미디를 만들어내려고 했다.
*영화에서 가장 어색했던 장면은 어느 것인가.
-제약회사 파이저의 세일즈맨으로 취직해 약 파는 말을 실습하는 장면이다. 에드는 그 장면을 위해 나를 5개의 그룹 앞에서 연습을 시켰다. 각 그룹은 200명으로 구성됐는데 에드는 내게 그룹 앞에 서서 즉흥적으로 약을 파는 말을 하라고 시켰다. 그리고 나더러 약 선전을 노래하듯이 하라고 지시했는데 난 그것을 제대로 할 수가 없어 30분 간 진땀을 흘렸다. 결국 하긴 했지만 참으로 당혹스러웠다. 그 다음으로 당황스러웠던 장면은 애니와 내가 오르가즘에 이르는 섹스 신이다.
*제목이 ‘사랑과 다른 약들’인데 왜 사랑이 약인가.
-그 것은 사람들을 위험한 곳으로 인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랑은 중독성을 지녔다. 이와 함께 사랑은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자신의 가장 좋은 형태에 이르도록 촉진해 준다. 사랑은 약처럼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또 해가 될 수도 있다.
*영화를 통해 사랑에 관해 배운 것이 있는가.
-대사에도 있지만 당신이라는 것만으로 족하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당신은 자신을 지킨다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말했는데 실제로도 그런가.
-아니다. 자신답지 못할 때가 고통스럽다. 내가 내 자신일 때 난 아주 편하고 또 마음도 가볍다. 그 것이 어떤 경우이던 내가 아닌 척하는 때가 고통스럽다.
*어떻게 자신을 자신답게 지키는가.
-나는 매일 무엇이 내게 진실한 것인지를 찾기 위해 헤맨다. 난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나는 늘 내가 어떻게 느끼며 무엇을 원하며 또 무엇을 즐기는가에 대해 자문한다.
난 어쩌면 이제 나이가 30이 되어서인지 요즘 삶의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지난 1년간 나는 경험을 통해 내게 중요한 것과 내가 염려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했다. 인간관계란 불연속적인 것인데 이런 것을 너머 늘 거기에 있는 것이 있다. 내 어린 질녀가 바로 그런 것이다.
*컨트리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데이트 한다는 잡지기사를 읽었는데 사실인가.
-그런 잡지는 왜 읽는가. 난 그런 잡지들을 읽지 않기 때문에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허위인지를 알 수가 없다. 질문은 고맙지만 난 오늘 이 자리에 내가 아주 자랑스럽게 여기는 영화에 관해 말하고자 나왔으니 그렇게 하고 싶다.
*당신은 영화에서 무엇이든지 팔 수 있는 세일즈맨으로 나오는데 실제로도 좋은 세일즈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난 세일즈맨의 심리를 알기 위해 영화를 찍기 전에 제이미를 만나 물어봤다. 처음에는 위험할 수도 있는 물건을 누군가에 판다는 것을 너무 의식했고 그래서 내가 그 연기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하고 걱정도 했지만 그런 것을 잊고 순리에 맡기기로 하니까 제대로 되었다. 여하튼 나는 배우이니까 좋은 세일즈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다음 영화는 테러를 다룬 ‘소스 코드’(Source Code)인데 요즘 우리가 함께 살아야 하는 테러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우리는 세계의 한 부분인 만큼 먼저 우리 자신을 돌아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밖에 나가 남을 탓하기는 아주 쉽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기 전에 우리가 테러리스트냐 아니면 결백한 민간인이냐를 살펴봐야 한다. 폭력행위는 어떤 경우에서건 옳지 않다. 그것은 결코 좋은 것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자신과 함께 조국을 수호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것과 폭력행위 간의 선은 애매모호하다. 더구나 사람들이 다치고 죽을 때에는 문제가 매우 복잡해지게 마련이다.
*이 영화로 애니와 두 번째로 일하는 것인데 그는 어떤 배우인가.
-애니는 우리 세대의 가장 훌륭한 배우들 중의 하나다. 우리는 처음부터 호흡이 절묘하게 맞았다. 그래서 같이 일하기가 재미있었다. 우리 둘 다 음악적이어서 리듬 안에서 일했다. 그는 똑똑하고 경쟁적이지만 결코 남을 해칠 만큼 경쟁적이진 않다. 그와 함께 일한 것은 하나의 축복이었다. 다시 함께 일하고 싶다. 그는 나의 최고의 스파링 파트너였다.
*러브 신을 준비하기 위해 어떤 영화를 봤는가.
-배우들이 실제로 섹스를 하는 마이클 윈터바틈의 영화(나인 송즈)를 봤는데 별 긴장감을 못 느꼈다. 많은 영화들의 섹스 신을 봤는데 가장 섹시한 것은 섹스가 아니라 둘이 나체로 있을 때 느끼는 둘 간의 근접감이다. 섹스 후의 발가벗은 상태가 가장 취약한 상태이다.
*당신과 애니가 처음 섹스를 할 때 당신들은 침대가 있는데도 부엌 수채에서 행위를 했는데 그 것은 다소 상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섹스란 것이 다소 상투적이 아닌가. 그래서 난 그 것을 계속해서 자꾸 하고 싶은 것이다(웃음). 에드와 나와 애니는 섹스 신을 위해 별 얘기를 다했다. 정상적인 체위와 개처럼 하는 것을 비롯해 애니의 다리를 어디까지 올릴 것인가 하는 것 등을 노골적이요 진지하게 논의했다. 골목에서의 야한 섹스 신은 나는 처음에 반대했는데 에드가 우겨 했다. 애니와 나의 섹스 신을 보고 에드가 성적으로 충동을 받았던 것 같다.
*이 영화 후에 제약회사에 대한 생각이 바꿔지기라도 했는가.
-제약회사의 주목표는 판매라고 생각한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업인데 사람의 건강을 다루는 일이 그렇게 거대한 사업 규모를 갖추게 되면 자칫 위험해 질 수도 있다. 제약회사들은 사람들의 건강에 큰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판매위주로 나가다 보면 매우 위험해 질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위해 파이저의 간부를 만나려고 했지만 CIA 본부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당신은 병이 나면 어떻게 조처하는가.
-동서양의 모든 것을 고루 이용하려고 하긴 하나 약은 서양 약을 사용한다. 나는 건강을 유지하는 일을 좋아한다. 난 음식과 활동적인 것과 생활스타일이 모두 약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병이 난 후에 조처를 취하기보다는 매일 대처해 나간다.
*당신의 최신작 중 하나인 액션 모험영화 ‘페르시아의 왕자’는 흥행이 예상만 못했는데 수퍼히로 역을 한 경험은 어땠는가.
-영화 제작서부터 선전에 이르기까지 매우 규모가 큰 작품이었다. 나로선 흥미진진한 경험을 했다. 이 번 경험에서 알게 된 것은 사람들은 어느 한 영화를 좋아할 수도 있고 또 싫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로서 중요한 것은 내가 그 것을 즐겼는가 하는 점이다. 흥행 숫자는 나로선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그 것은 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난 그 영화를 만들면서 진짜로 즐거웠다.
제이크 질렌할(왼쪽)과 앤 해자웨이는 시련 끝에 사랑이 더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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