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접근성·우수 인력 등 이유…
▶ 지난해 140만개로 국내 일자리 훨씬 상회
아시아 비롯한 신흥시장 수익 급증
현지 공장 건설 등 투자 계속 확대
“미국 경제 기여 고민해야” 비판도
기업의 수익은 오르고 있다. 주식 가격 역시 그렇다. 그런데 왜 고용은 이뤄지고 있지 않은가. 사실 기업들은 고용을 하고 있다. 다만 당신이 사는 곳이 아닐 뿐이다. 기업들은 판매가 치솟고 주문이 밀려 있는 해외에서 고용을 늘리고 있다.
중장비 생산업체인 캐터필라가 올해 실시한 1만5,000명 신규 고용의 절반 이상이 미국 밖에서 이뤄졌다. UPS 역시 해외에서 더 빠른 속도로 고용을 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의 경우 해외시장은 국내시장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기업들이 수익을 내고 있음에도 지난 11월 현재 9.8% 수준인 미국 내 실업률이 왜 개선되고 있지 않은지를 설명해 준다. 지난 해 미국 500대 기업 가운데 4%를 제외한 거의 모든 기업들이 순수익을 기록했다. 그리고 주가지수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에 근접해 있다.
하지만 일자리는 다른 곳으로 가고 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경제정책 연구소는 미국 기업들이 지난해 해외에서 14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것은 100만에도 못 미치는 미국 내의 고용과 대조된다. 만약 미국 내에서 140만개의 일자리가 생겼더라면 실업률은 8.9%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이 연구소의 선임 국제경제 연구원인 로버트 스캇은 말했다. “미국 기업들에 좋은 것과 미국 경제에 좋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스캇은 지적했다.
미국의 일자리는 지난 20년 이상 계속해 해외로 빠져 나갔다. 최근에는 일자리가 장난감이나 의류를 만드는 과거의 일자리들이 아니라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등 훨씬 정교한 기술을 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해외에서 제조되는 제품들은 미국으로 되돌아오지 않는다. 지난해 인도와 중국, 브라질 같은 신흥시장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반면 미국 내 소비자 수요는 여전히 가라 앉아 있는 상태다. 할러데이 쇼핑시즌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의류 같은 필수품의 경우 경기침체 이전보다 지출이 3% 이상 줄어든 상태이고 보석과 가구, 전자제품, 그리고 큰 가전제품 등을 구입하기 위한 지출은 10% 이상 감소했다. 컬럼비아 대학 경제학자이자 세계화 전문가인 제프리 삭스는 “기업들은 급성장 하는 시장과 이익이 있는 곳을 찾아 갈 것”이라며 “오늘날 달라진 것은 기업들이 현지에서 필요한 고급 인력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래가 밝아 보이면서 기업들은 해외에 공장을 짓기도 한다. 노란색 불도저와 트랙터로 상징되는 캐터필라는 지난 2개월 사이에 중국 내 3곳의 디자인 및 생산 공장에 투자했다. 이 같은 결정은 수요에 근거한 것이다. 지난 해 첫 9개월 사이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판매는 38%나 증가했다. 반면 미국 내 수요는 16% 증가에 그쳤다. 이 기업의 주가는 지난해 65%가 올랐다.
“경제적인 힘에 변화가 생기고 있으며 이런 변화는 계속될 것이다,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스탠다드 & 푸어스의 수석 경제학자인 데이빗 와이스는 지적했다. 그는 지난 몇 년 간 S&P 기업들 수익의 절반이 해외에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938년 나일론 스타킹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듀폰의 경우를 보자. 20세기 미국의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평가 받았던 듀폰이 지난 해 첫 3기 동안 미국 내 판매액은 전체 판매의 3분의1에도 못 미친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판매 증가율은 미국 내 판매 증가율의 3배에 달하는 50%였으며 이 덕에 주가는 47% 상승했다.
듀폰의 인력 구조는 성장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듀폰은 미국 내 인력이 지난 2005년 1월부터 2009년 10월 사이에 9% 줄었다고 밝히고 있다. 같은 기간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 인력은 54%가 증가했다. “우리는 어느 곳에 가든지 성공하는 글로벌 기업”이라고 듀폰의 혁신 담당 책임자인 토머스 코넬리는 말했다.
그는 “우리는 고객들이 있는 곳에 가까운데다가 우리의 자원을 투입하기 원한다. 그들의 필요에 맞추려면 그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듀폰의 연구소들은 아직 대부분이 미국 내에 있지만 해외 인력의 우수성에 깊은 인상을 받고 있다고 코넬리는 말했다. 듀폰은 지난 2008년 인도에 대규모 연구시설을 만들었다.
기업들의 해외 급성장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신흥시장들의 중산층 형성이다.
2015년이면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지역의 중산층 숫자가 미국과 유럽의 중산층을 합한 것보다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10년간의 급성장이 아시아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세계은행 동아시아 전문 경제학자 출신으로 현재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인 호미 카라스는 말했다.
코카콜라 무타르 켄트 회장은 앞으로 10년 사이에 수십억명이 중산층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대부분 아프리카와 중국, 인도 사람들이라고 켄트 회장은 덧붙였다. 그는 이 시장들을 공격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9만3,000명에 달하는 전 세계 코카콜라 근로자들 가운데 2009년 현제 미국 내 인력은 13%에 불과하다. 이는 5년 전 19%에서 크게 떨어진 수치다.
코카콜라는 지난 해 얼마나 많은 미국 내 고용이 이뤄졌는지 밝히기 거부했다. 그러나 가장 최근 투자는 해외에서 이뤄졌다. 중국에 대한 3년간 총 20억 달러 투자의 일환으로 몽고에 2억4,000만 달러를 들여 공장 3개를 세운 것이 그것이다. 이 공장들은 2,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지난 9월에는 필리핀에 5년에 걸쳐 10어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전략은 대기업들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기술, 소매, 제조 등 가릴 것 없이 기업가들은 창업 때부터 전 세계적으로 고용을 한다. 야후 트래블과 Aol 자동차 같은 검색 엔진들을 지원하는 Vast.com은 지난 2005년 샌프란시스코와 세르비아에 있는 직원들을 창업멤버로 해 시작됐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니틴 노리아 학장은 이런 추세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최근 발표한 논문을 통해 노리아 학장은 미국인들이 계속 고통 받는 가운데 기업들만 번창한다면 비즈니스 지도자들은 미국 사회 내에서 정통성을 잃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을 일자리 창출과 연계시키는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컬럼비아 대학의 삭스 같은 다른 경제학자들은 다국적 기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해외 인력의 질이 향상된 지금은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삭스 교수는 미국 교육의 질이 국가별 순위에서 계속 떨어지고 있음을 문제점으로 든다. “우리는 젊은 세대를 위한 교육적 필요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 세계화된 세상에 이것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삭스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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