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부도 세수감소로 마지막 허리띠 구멍 졸라매
전후 최악의 불황으로 당초 우려했던 대로 2010년 한해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힘들었던 고난과 시련의 시간이었다. 세금이 급격하게 줄면서 워싱턴주 정부가 심각한 재정위기에 빠져 서민 복지를 사실상 포기하는 상황으로 치달았고, 여전히 높은 실업률과 경기 침체에 주민들은‘자린고비 가계부’로 버텨야 했다. 이런 와중에서도 전 연방 상원 의원이 사고로 사망하는 등 각종 사건 사고는 끊이지 않았고, 워싱턴주에서는 역대 최대의 선거 접전이 벌어졌다. 미 주류 언론이 발표한 순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본보가 선정한 ‘서북미 톱 10 뉴스’를 보도한다.
워싱턴주 최악 재정위기
내년 6월까지인 현 회계연도 기간 동안 26억 달러의 재정 적자에 직면한 가운데 2010년을 시작했던 워싱턴주정부는 계속 늘어나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각종 서비스를 중단했고, 담배세ㆍ병물 등 세금 인상까지 단행했다. 더욱이 내년 7월부터 시작되는 2년간의 차기 회계연도에는 46억 달러의 세수부족이 예상되는 상황까지 직면했다. 크리스 그레고어 주지사는 저소득자 의료보험인 베이직헬스, 어린이보험, 공교육 지원 등 서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각종 보건ㆍ의료ㆍ복지ㆍ교육 등의 서비스를 대폭 감축하거나 중단하겠다고 나섰지만 늘어나고 있는 재정적자를 보전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경제고통지수 최악에 달해
공식적으로 2007년 12월 시작된 미국 불황은 2009년 6월로 마무리됐지만 그 여파로 워싱턴주의 실업률은 9%이상을 유지되면서 많은 직장인들이 일자리를 잃어야 하는 시련을 겪었다. 소비가 대폭 줄면서 많은 비즈니스들도 문을 닫거나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아픔을 견뎌내야 했다. 이로 인해 서민들은 항상 얇아진 지갑으로 움츠리는 생활을 해야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9%대를 보이고 있는 실업률이 내년 초에도 크게 낮아질 가능성은 낮으며, 워싱턴주 경제가 미국 전체에 비해 1년 정도 늦게 후행하는 점에 비춰 경제적인 고통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화제의 ‘부자세’결국 부결
세계 최대 갑부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의 아버지인 윌리엄 게이츠 Sr가 주도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부자세’는 11월 주민투표에서 큰 표차로 부결됐다.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물리자는 내용의 이 주민발의안을 놓고 찬반 논란이 크게 일면서 양측이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쏟아 부으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결국 주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부자들에게 일종의 소득세를 부과하는 이 발의안이 통과될 경우 결국에는 일반 주민들에게도 소득세를 내게 할 것이라는 반대론자들의 주장이 주민들에게 먹힌 결과로 풀이된다.
머리 의원 고전 끝 4선 달성
민주당의 패티 머리 워싱턴주 연방 상원의원이 공화당 디노 로시 후보를 만나 힘겨운 선거전을 치른 끝에 4선에 성공했다. 전국적으로 공화당 바람이 거세게 분데다 역대 최고 강력한 후보로 평가받은 로시 후보가 출마, 양측간에 피 말리는 지지율 싸움을 벌여야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머리 의원을 지지하기 위해 두차례나 시애틀을 방문했고, 부인 미셸 오바마까지 나서 결국 민주당이 수성하는데 성공했다. 알래스카주에서는 보수유권자운동단체인 티파티의 영향으로 공화당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던 리사 머코스키 의원이 기명투표로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스티븐슨 전 의원 타계
미 역사상 40년 이상 최장기 연방 상원의원직을 기록한 테드 스티븐슨 알래스카주 전 연방 상원 의원이 8월9일 경비행기를 타고 가다 딜링험 인근에서 추락해 향년 88세로 사망했다. 스티븐슨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보좌진 등과 함께 낚시를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가다 목숨을 잃었다. 그는 2008년 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뒤 선거에서 탈락했지만 결국 검찰 기소 잘못으로 무죄를 선고 받는 등 험난한 정치와 인생역정을 겪은 뒤 결국 사고로 목숨을 잃어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게 했다.
정유공장 폭발로 7명 사망
지난 4월2일 새벽 시애틀 북쪽 아나코테스에 소재한 테소로 정유공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이 발생해 결국 7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워싱턴주 정부는 테소로에 관리소홀에 대한 책임을 물어 239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특히 이 폭발사고로 인해 각종 산업시설에 대한 안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기도 했다.
‘맨발의 도둑’결국 붙잡혀
한국의 신창원으로 비교됐던 ‘맨발의 도둑’으로 더 잘 알려진 콜턴 해리스-무어(19)가 지난 7월 결국 붙잡혔다. 무어는 보호시설을 탈출한 뒤 자동차ㆍ보트ㆍ경비행기까지 훔쳐 타고 서북미 곳곳을 돌아다니며 2년간 신출귀몰하는 도피행각으로 경찰을 우롱해왔다. 그는 집에서 3,000마일 이상 떨어진 휴양지 바하마 군도까지 달아나 범행을 하다 경찰의 추격을 받자 모터보트를 훔쳐 타고 달아나다 모래톱에 걸려 보트가 멈춰서면서 결국 쇠고랑을 차게 됐다.
경찰의 공권력 남용 도마
2010년은 경찰의 공권력 남용이 어느해보다 도마위에 많이 올랐다. 시애틀 경찰이 귀가 잘 들리지 않은 떠돌이 인디언 조각가가 칼을 버리라는 지시를 듣지 않고 그대로 갔다는 이유로 무참하게 총격 살해한 사건은 현재도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시애틀 경찰은 또 아무 죄도 없는 멕시컨 청년에게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퍼부으며 폭행까지 가했고, 이 같은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돼 큰 파문을 일으켰다. 하지만 검찰은 해당 경찰관의 행동은 정당했다고 면죄부를 줬다. 경찰이 무단횡단을 하던 10대 흑인 소녀를 무자비하게 폭행한 장면도 공개돼 경찰이 비난을 샀다.
워싱턴주 9년만에 사형 집행
‘살인마’ 칼 코번 브라운(52)이 지난 9월10일 0시56분 워싱턴주 동부 왈라왈라 교도소에서 사형 집행됐다. 1991년 5월 20대 여성을 납치해 고문과 수 차례 성폭행을 한 뒤 살해해 사형이 선고됐던 브라운은 많은 논란속에 범행 19년만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워싱턴주는 1998년 린우드의 한 교회에서 40대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해 기소된 제임스 엘레지(당시 58세)의 사형을 2001년 8월 극약처방으로 집행한 뒤 만 9년만에 극약 사형집행을 재개했다.
에머트 총장 UW 떠나다
워싱턴주 토박이에다 워싱턴대학(UW) 출신으로 모교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햇던 마크 에머트 총장이 재임 6년만에 UW를 떠났다. 그는 당초 계획보다 1개월 앞선 지난 9월30일부로 대학에 사직을 한 뒤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26억8,000만 달러의 후원금을 거둬들여 대학 발전에 기여했던 에머트 총장은 본인은 부인했지만 워싱턴주정부의 대학 지원금 대폭 삭감 등으로 많은 고민을 하다 자리를 옮기기로 결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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