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뉴욕시 보건국의 위생 등급 표시제 실시가 결정되면서 한인 식당가도 비상이 걸렸다. 보관온도와 조리법 등 한식의 특징이 위생 등급 표시제의 기준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던 점. 맨하탄과 브룩클린, 퀸즈 등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뉴욕시 보건국의 공청회에서 등급 표시제 실시를 강하게 반발했었지만, 결국 이 제도는 7월29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 기대반 우려반
위생 등급표시제가 실시된 뒤 당초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뉴욕주 레스토랑 협회 뉴욕시 지부는 뉴욕시의 까다로운 위생 기준으로 인해 업소의 매출 타격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LA의 경우 6점 이상의 벌점 규정이 없는 반면 뉴욕의 경우 10~28점짜리 벌점이 40개가 넘는다는 것. 또 LA에서는 80% 이상이 A등급을 받을 정도로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지만 뉴욕은 30%선에 머물 정도로 규정이 까다롭다는 것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뉴욕은 관광객 비율이 높기 때문에 등급 표시를 붙여놓을 경우 즉각 매출로 연결되는데다 인스펙터들의 기준 역시 들쭉날쭉하다는 것 역시 위생 등급 표시제가 시기상조라는 주장을 뒷받침했었다.
그러나 시행 첫 달에는 A등급을 받은 경우는 4분의1에도 채 못미쳤으나, 연말로 가면서 A등급 업소들의 비율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뉴욕시 보건국의 검사 결과 시행 한달 만인 8월말 A등급을 받은 업소는 25%였으나 9월말 40%까지 늘었다. 보건국에 한식당으로 등록된 한인업소들 중 지난 9월말까지 10여개 업소가 A등급을 받았으나 12월21일 현재 A등급을 받은 한식당은 50여개에 육박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한인 요식업소들은 등급 표시제를 기회로 활용하기도 했다. 실제로 많은 한인업소들이 등급표시제를 마케팅에 전략적으로 이용, 이전에 비해 더 많은 홍보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시행 초창기에 A등급을 받았던 플러싱 중국집은 각종 매체를 통해 A등급을 홍보하면서 깨끗한 업소라는 이미지를 잘 활용했다. 중국집측은 “A등급을 받았다는 것을 홍보하면서 손님이 30%는 더 늘었다”며 “점심시간에도 일부러 찾아온 고객들로 식당이 북적댈 정도”라고 밝혔다.
반대로 플러싱 한 한인 업소는 벌점 폭탄으로 영업중단에 이르기도 했다. 이 업소는 지난 10월 90점이 넘는 벌점을 받아 임시 폐점 명령을 받았었다. 핫푸드와 콜드 푸드의 온도 규정을 어기고, 인체 유해 물질에 라벨이 제대로 붙어 있지 않은 점 등이 지적된 이 업소는 전 직원을 총동원, 매장내부 대청소와 점검을 한 뒤 벌점 3점으로 A등급을 받고 나서 영업을 재개하기도 했다.
맨하탄의 한인식당의 한 관계자는 "이제는 A등급을 받지 못하면 제대로 영업하기 어렵다"며 "(위생등급제를 통해)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위기가 기회가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희은 기자>
뉴욕시가 지난 7월29일부터 요식업체에 대한 위생등급 표시제를 실시했다. 한인 식당들은 매출을 좌우하는 위생등급 표시제에 울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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