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의 합병으로 가장 규모가 큰 한인은행이 탄생하게 됐다. 양 은행의 합병은 향후 한인은행의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막바지까지 진통을 겪어가면서 극적으로 이번 딜을 성사시킨 양 은행의 수장에게 합병성사 배경과 앞으로의 경영계획을 들어본다.
나라은행 앨빈 강 행장
-나라은행 입장에서 이번 합병에 나선 이유는.
▲그동안 인수합병 대상으로 여러 한인은행들을 검토했지만 상호보완적인 차원에서 중앙은행이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였다고 판단했다. 사람에 비유하자면 여러 사람들과 선을 봤지만 가장 궁합이 잘 맞고 조건도 맞는 사람과 결혼을 약속한 셈이다. 양 은행이 각각 남가주가 주력 사업지역이고 본점도 남가주에 두고 있지만 지역적으로 나라는 뉴욕과 뉴저지를 중심으로 한 미 동부지역, 중앙은 북가주와 시카고, 시애틀 지역 등에 지점·영업망을 갖추는 등 겹치지 않아 앞으로 통합되는 은행은 명실상부한 첫 전국 한인은행이 될 것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표현을 ‘합병’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나라가 중앙을 인수하는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자산이 30억달러인 나라은행이 자산이 22억달러인 중앙에 비해 규모면에서 32%나 크고 최고경영자(CEO)와 지주사인 뱅콥의 이사진을 각각 나라은행이 차지하게 되면서 그런 애기가 나오는 것 같다. 또 합병 후의 주주 지분도 나라가 55%, 중앙이 45%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규모의 차이를 떠나 이번 합병 협상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중앙은행 입장에서 나라은행과 1 대 1 파트너로 미래를 공동 개척해 나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일부 중앙은행 주주들은 합병에서 중앙의 가치가 평가절하됐다고 지적하기도 하는데.
▲산정기준을 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중앙은행 1주당 나라은행 0.7804주의 교환비율은 정당하다고 본다. 양 합병에 대한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은 합병 발표 소식이 첫 반영된 10일 나스닥 거래에서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의 주가가 9일 대비 각각 8%나 급등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나라와 중앙이 합병을 완료하면 추가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아직은 머나먼 일이다. 그러나 가능성을 배제하고 싶지는 않다. 한인은행을 분석하는 주류 애널리스트들과 기관 투자자들에게도 밝혔듯이 분명한 사실은 나라와 중앙 통합은행은 타 은행을 압도하는 은행의 외형 규모와 자산규모에 힘입어 추가 인수 합병에 나설 수 있는 가장 좋은 위치에 설 것이라는 것이다. 한인 은행가는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 앞으로 나라-중앙 통합은행은 한인사회를 대표하고 주류, 중국계 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리저널 은행으로 커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통합되는 은행은 한인 1위 은행이라는 위치와 규모에 걸맞게 한인사회의 경제발전에 기부하고 한인사회를 위해 더욱 봉사하는 롤 모델 은행이 될 것이다.
<조환동 기자>
중앙은행 유재환 행장
-나라와 중앙은행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었던 배경은.
▲한미은행장 당시 PUB인수를 이끌어냈고 지난 4월에도 아이비은행을 인수한 경험이 큰 힘이 됐다. 인수합병을 통해 은행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평소의 경영철학이었고 이번 나라와의 합병도 윈윈전략이라는 것을 이사진에 설득해 10년 가까이 말만 무성했던 양 은행간의 합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9일 오후에 기자회견을 했지만 실질적인 서명은 당일 오전에 끝날 정도로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원칙적으로 양 이사진이 지금이 합병하기에 가장 적당한 시기라는데 공감대를 같이 했던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본다.
-이번 딜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사실 양 은행을 대표하는 실질적인 행장(CEO)을 누가 하느냐가 큰 이슈였다. 외형적으로 더 큰 나라은행이 행장직을 요구함에 따라 이를 수용했고 중앙은 주가평가부분에서 양보를 얻어냈다. 합병시 중앙의 지분비율을 2%정도 더 올리면서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했고 행장이 당연직으로 들어가는 이사 자리도 양보했다. 행장이나 이사를 누가 하느냐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딜을 만들어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양 은행이사진은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리딩뱅크를 만들어야 한다는데 합의하고 이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했다.
-앞으로 합병을 이루기위한 본인의 계획은.
▲내년 하반기에 양 은행의 합병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종전대로 중앙은행장직을 수행하게된다. 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기자회견에서도 밝혔듯이 앨빈 강 나라은행장이 CEO(최고경영자)로서 경영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되고 나는 President(행장)로 영업및 사업부분을 맡게된다. 그렇다고 역할분담과 업무가 현재 정확하게 규명된 것은 아니다. 일단은 합병완료시까지 중앙은행장으로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올리는 등 경영의 내실을 기하기위해 힘쓸 계획이다.
-향후 합병절차와 기간은.
▲감독국의 승인이 선결과제다. 따라서 중앙은 MOU 제재조치를 빨리 해결하는게 급선무고 물론 나라도 ‘Board of Resolution’ 제재조치를 해결하기위해 힘쓸 것으로 보인다. 양 은행의 경영이 현재로서는 건전한 상태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진 않는다. 그렇다고 양 은행의 합병이 빨리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무리 빨라도 양 은행의 합병은 내년 10월께나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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