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취재 - 차압 중단·재개… 주택시장 영향은
금융권의 주택 압류와 관련해 당국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번 사태로 말미암아 금융권과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장이 우려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를 포함한 일부 은행들이 절차상의 오류 지적에 따라 중단했던 주택 차압과 차압주택 매각을 재개하기로 결정했지만 앞으로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소송이 줄지어 제기되면 은행들의 손실 규모가 수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원인과 여파 그리고 차압 주택 구입에 대한 안정성 등을 분석 한다.
바이어·투자자 주춤… “장기적으론 안정”전망도
차압주택 구입땐 타이틀 등 꼼꼼히 체크해야
홈오너들 소송사태 나면 업계비용만 800억달러
▲사건의 발단은 ‘로보 사이너’
모기지 은행에서 주택을 차압하기 위해서는 규정에 맞추어 서류처리를 제대로 해야 하는데, 차압주택이 쏟아져 나오자 관련서류들을 절차대로 읽어보거나 검토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증절차도 생략한 채, 서둘러 압류 처리하는 경우가 그동안 대부분이었다.
일부 직원은 법정 증언에서 한 달에 7,000~8,000개의 서류에 기계처럼 서명을 하는 ‘로보 사이너’(Robo-Signer) 역할을 담당했다고 실토했다. 이런 사실이 밝혀지자 전국 50개 주 검찰이 융자업체들의 주택차압 과정 수사에 나서면서 사태가 확대됐다.
▲BOA 등 차압 절차 재개
자산 규모 최대 은행인 BOA는 그동안 진행해온 차압절차를 재검토한 결과 단 1건의 오류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3주 전 중단했던 차압을 재개한다고 지난주 발표했다. GMAC도 같은 이유로 차압을 재개했다.
BOA는 차압절차에 법원의 승인이 필요한 23개 주에서 오늘(25일)까지 관련 서류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면서 차압주택의 매각 작업은 다음 달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27개 주의 차압절차에 대한 서류 검토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이어서 이들 지역에서는 주택 차압이 계속 중단된다.
은행들의 차압재개는 오류 가능성을 부인, 금융시장과 투자자들의 우려를 조기에 진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 수사는 계속
은행들의 차압 재개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은 담보대출의 상환 연체로 주택차압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법규를 위반한 은행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지난주 경고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각 주 검찰당국뿐만 아니라 현재 연방주택청(FHA)을 비롯한 연방 기관들도 엄정한 조사에 나섰다”면서 이런 조사를 통해 문제가 드러날 경우 해당 은행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 불신 커져
이번 사태로 인해 은행권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투자자들의 불신 또한 커질 가능성이 높다. 차압 중단에 따른 비용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투자자와 주택 소유주들의 소송 제기다. 쓰나미처럼 몰려올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될 비용과 합의금은 800억달러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숫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 여파는 미지수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부동산 시장에 나오는 차압주택은 매월 10만여채에 달하면서 미국 전체 주택판매의 4분의 1에 해당됐다.
<그래프 참조>
차압주택 판매가 중단되면 투자자나 주택 구입 희망자들이 뒷전으로 물러서게 되면서 가까스로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주택시장의 상황 또한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무디스의 마크 잰디 수석 경제분석가는 “사태가 진정되고 현재 차압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주택들이 다시 시장에 나올 때는 경기가 다소 호전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 시장에 차압주택들이 쏟아져 나오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차압위기 홈오너엔 변화 적어
현재 차압위기에 몰렸거나 소유주택이 차압위기에 몰린 홈 오너에게는 이번 사태가 희소식이 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몇 개월 정도 거주주택에 더 머무는 효과 외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단 모기지 페이먼트를 못했다는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차압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차압주택 구입은?
전문가들은 바이어와 투자자들이 차압주택을 구입할 때는 종전 홈 오너가 주택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것을 대비에 이에 대한 타이틀 보험을 구입하고 변호사 등을 통해 구입을 원하는 주택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가 요즘 많이 진행되고 있는 ‘숏세일’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숏세일을 통한 주택 구입은 안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백두현 기자>
최근 다시 발생한 주택차압과 관련된 가장 큰 문제는 앞으로 집단제기 될 투자자와 주택 소유주들의 소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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