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들은 고객들이 구입할 의향이 없는 제품을 쌓아 놓은 진열대 사이를 걸어가게 하기 위해 우유를 매장 맨 뒤에 진열하고 있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한 판매전략
마켓들이 우유를 매장 맨 뒤에 진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유를 사러온 고객이 우유만 달랑 들고 마켓을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마켓들은 우유를 매장 맨 뒤에 진열함으로써 고객은 우유를 사기 위해 구입할 의향이 없는 제품을 쌓아 놓은 진열대 사이를 통과해야 한다. 이는 고객들의 눈에 잘 띄게 입구에 잔뜩 쌓아 놓은 신제품에서 계산대 주변에 배치한 껌에 이르기까지 마켓들은 아무 생각 없이 제품을 진열한 것은 아님을 의미한다. 소매업체를 찾은 고객들로 하여금 더 많은 돈을 쓰게 하기 위한 핵심 전략은 두 가지로 대별된다. 하나는 고객들이 진열대 사이를 걸어 다니는 시간을 늘리는 것. 다른 하나는 고객들에게 종업원 혹은 제품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 이 같은 간단한 전략을 기본으로 삼아 소매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세밀한 판매 증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샘플·시음 등 무료 서비스 제공하면 매출 ‘쑥’
매장에 방향제 뿌리면 긴장해소·구매의욕 높여
‘하나 사면 하나 공짜’판매전략 소비자 발길 끌어
◆무료 서비스
백화점 화장품 판매점 안에 마련된 고객들의 얼굴을 예쁘게 화장해 주는 공간. 와인판매점 내 마련된 무료 와인시음 공간. 이것들은 더 많은 제품을 팔기 위해 고안된 공간이다. 고객들은 소매업체에서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 후, 샘플로 시험해 봤던 제품 구입에 대한 의무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소매업체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는 유니티 마케팅의 팸 댄지거 사장은 “소매업체를 찾은 고객들이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종업원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제품과 더 자주 접촉할수록 제품을 구입할 확률은 높아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소매업체들이 가끔씩 특별 판촉 이벤트를 마련하는 이유다.
◆전체적인 모습
가구판매점 IKEA가 매장 내 가구, 양탄자, 램프, 집안 장식용품 등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공간을 마련한 것은 진열을 보기 좋게 하기 위함이 아니다. 경영자문 업체 IBIS월드의 소매업계 분석가 니콜레타 판테바는 “가구점들이 하나의 방을 보여주는 공간을 만들어 놓거나 의류판매점들이 장신구와 함께 한 벌의 옷을 진열함으로써 고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마지막으로 제품을 구입할 때 더 많은 돈을 쓰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향기
믿어지지 않겠지만 일부 소매업체들은 고객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구매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매장에 방향제를 뿌리고 있다. 메이시나 블루밍데일 백화점은 매장 내 공간마다 다른 향기를 풍기기 위해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한 회사(ScentAir Technologies)를 찾아 자문을 구했다. 그 결과 일례로 유아용 의류매장에는 베이비 파우더, 수영복 매장에는 라일락 향기를 감돌게 했다. 소니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소니 스타일은 3-D 평면TV 가격에 대한 고객들의 충격을 완화할 목적으로 귤과 바닐라 향기를 혼합한 향기를 사용하고 있다.
◆하나 구입하면 하나 공짜
고객들은 할인 판매를 찾는데 익숙해져 있다. 전문가들은 ‘하나 구입하면 하나 공짜’ 판매 전략은 고객들의 발길을 소매업체로 이끌고 있으며 고객들로 하여금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케 하고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요즘 들어 매장 내 ‘하나 구입하면 하나 공짜’라는 대형 사인을 부착한 소매업체가 부쩍 늘어난 이유는 이 때문이다.
◆멜로디
연쇄 커피점 스타벅스가 매장에 부드러운 재즈 및 포크 송 등을 교대로 틀어 놓는 것은 전혀 우연이 아니다. 고객들을 매장에 더 오래 머물게 하고 두 번째 커피 주문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여러 연구들은 슬로우 템포 음악은 고객들의 마음에 여유를 안겨주고 이들을 매장에 더 오래 머물게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유니티 마케팅이 실시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장 내 프랑스 아코디언 음악을 틀어 놓으면 고객들은 더 많은 프랑스산 와인을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독일 움파파 밴드의 노래를 틀어 놓으면 독일산 와인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헬로우
홈데포가 고객들에게 샤핑 카트나 할인 전단지를 나눠주는 종업원을 정문에 배치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댄지거 사장은 “종업원들의 밝은 웃음을 대면한 고객들은 더 많은 제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며 “많은 소매업체들이 종업원들과 고객들과의 대화를 의미 없는 것으로 치부함으로써 매상 증진의 기회를 날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업원들에게 이에 대한 중요성을 가르쳐야 할 것이라고 업주들에게 조언했다.
댄지거 사장은 “고객들이 매장을 걸어 다니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무엇을 파는 것보다 어떻게 팔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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