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업 중심지의 기업들은 지금까지 경제 성장을 주도해왔던 저임금 위주의 산업이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고 보고 탈바꿈을 서두르고 있다. 동관이라는 해안가 붐타운에 대규모 의류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탈 그룹은 JC 페니가 코네티컷에서 원거리 재고 정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에 쓰이는 전기 장치 메이커인 치코니는 백화점 사업에 뛰어드는 등 사업을 다변화하고 있다. 이미 3개를 열었고 앞으로 7개를 더 열 계획이다.
저임금 산업 탈피, 고부가가치 추구
임금 상승으로 중산층 수 늘어날 듯
수년간 필립스의 진공소제기를 조립하고 충전 칫솔을 만들어온 쿼니 전자회사는 독자적인 가전제품을 만들 예정이다. 이 회사 창립자인 벤저민 곽은 “독자적인 디자인으로 우리 고유의 브랜드를 개발하겠다”며 “고객들은 이에 불만일지 모르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3,000명의 직원을 채용하고 있는 공장과 실험실을 갖고 있다.
이것이 성공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이런 변신이 필요하고 이미 때가 늦은 감이 있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주강 일대의 공장들은 세계적인 대기업들의 하청 공장 역할을 하며 이곳을 중국 최대 수출 지역으로 만들었다. 홍콩에서 북서쪽으로 35마일 떨어진 동관은 장난감과 의류, 가구, 운동화 등을 생산해왔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제품만 1년에 수억 개가 넘는다.
그러나 제조 단가가 오르고 중국이 중산층 육성책을 펴면서 이 지역 산업을 탈바꿈하는 것이 소득 격차를 줄이고 보다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는데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경대 경제학 교수인 판 강은 “중국이 저임을 무기로 경쟁하는 시대가 사라졌으면 하는 게 희망이고 그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산업을 업그레이드해 “다음 단계의 도약”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조 원가는 최근 인력난에 식품과 주택가 상승에 상응하는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로 급격히 상승했다. 임금 상승 압력은 수개월 전 중국 남부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며 일본 자동차 생산이 중단되고 임금이 크게 오르면서 명백해졌다.
또 중국 화폐인 렌민비가 앞으로 주요 통화에 대해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더 비싸질 것이며 이윤 폭도 더 줄어들 것이다. 더 낮은 이금을 찾아 주강 일대 공장 가운데는 내륙지역으로 옮기는 곳도 있다. 내륙의 노동자 임금은 해안가보다 30% 낮은 곳도 있다. 다른 공장들은 아예 방글라데시나 베트남으로 떠나기도 한다.
그러나 이곳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기업들은 쉽게 장소를 옮기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곳 공장주들이 다른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탈 그룹의 일부인 탈 어패럴의 경영 책임자인 로저 리는 “저가 생산은 더 이상 안 하려 한다”고 말했다. 홍콩에 본부를 둔 탈은 미국에서 팔리는 셔츠의 1/6을 만들고 있으며 최대 구매자의 하나인 JC 페니의 공급 매니지먼트에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탈은 대규모 컴퓨터 네트웍을 통해 1,100개에 달하는 페니 매장의 재고를 수요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리는“재고가 너무 많으면 소매상은 죽는다”며 “우리는 가게 하나마다 재고를 관리해 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탈은 운 좋게 살아남았다. 금융 위기가 닥쳤을 때 동관 지역 수출은 25%가 급감했다. 수천 개의 공장이 문을 닫았다. 지금 수출은 2008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지역 경제성장은 크게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광주 손문대학의 재정학 교수인 린 지앙은 “2008년 이래 동관의 투자 환경은 악화됐다”며 “많은 기업들이 이곳의 미래는 없다고 본고 있으며 정부로부터 시설을 업그레이드 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동관 동남쪽 경제 특구인 칭시에서는 정부 관리들이 기업들의 적응을 돕고 있다. 기업들도 떠나기를 원하고 있지 않지만 정부도 세수를 염려해 이들이 떠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
56평방 마일 넓이의 칭시 지역은 의류와 전자 제품 공장으로 가득 차 있다. 버베리와 HP, 소니 사 제품 주문을 받아 물건을 만드는 홍콩과 대만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수출 붐으로 농장 지대이던 이곳은 번창하는 공장지대로 탈바꿈했다. 나라 전체로 보나 지역적으로 보나 이로 인해 엄청난 부를 축적했지만 세상이 바뀌고 있다.
수년전만 해도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얻기 위해 공장 앞에서 줄을 섰다. 그로 인해 이곳 35만 주민 가운데 90%가 이주 노동자였다. 대부분은 공장에서 일하기 위해 가난한 내륙 지방에서 왔다. 동관 지역 평균 임금은 시간 당 90센트였다.
그러나 한 자녀 갖기 운동 덕에 노동 인구는 계속 줄고 있다. 정부가 내륙 지역 개발을 서두르면서 살던 곳 근처에서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이제 노동자를 마음대로 고를 수 없는 형편이다.
인터넷 액세스 카드를 만드는 라이트온 테크놀로지사의 칭시 공장 매니저인 프랭크 첸은 “우리는 관리하기 쉬운 여성 근로자를 선호했다”며 “그러나 과거 남녀 비율이 1대 3정도였으나 이제 인력난으로 그런 비율을 맞추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치코니 사는 “치코니가 최고”라는 방송을 내보내는 버스로 동관 일대를 돌며 직원을 모집하곤 한다.
인력난과 임금을 올리려는 정부 노력 덕분에 이 일대 평균 임금은 5년 사이 2배로 뛰었다. 그래도 공장 측은 노동자를 구하기 위해 중개소와 직업학교에 웃돈을 줘야 한다. 칭시 정부는 가난한 내륙 지방을 돌며 노동자 구하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정부 당국은 기술 혁신을 원하고 있다. 칭시 무역 경제협력국의 부국장인 주 구롱은 칭시의 변혁을 시도하고 있는 사람의 하나다. 그는 최근 도요타 크루저를 타고 다니며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는 “모든 기업이 요즘은 하이텍 회사가 되고 싶어한다”며 “우리는 이를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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