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옷걸이만 사용해도 ‘에코프렌들리’ 범주 속하고
하이드로카본 사용업체 오개닉 사인 소비자 현혹 논란
세탁업소에 부착하는 친환경 사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제시카 라핀 뉴욕시의원이 상정한 ‘에코프렌들리 법안(Eco-friendly Bill)’ 때문이다. 이 법안은 일부 세탁소에 붙어있는 ‘그린(green)’ 이나 ‘오개닉(organinc)’ 사인이 소비자들을 현혹시킬 수 있다며, 이같은 우려를 해소시키기 위해 친환경적인 업체에 대한 객관적 기준을 제시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환경운동가들은 “식당 메뉴에 칼로리 표시를 하고 위생등급을 하듯이 세탁소를 찾는 고객들이 자신의 의류를 어떤 성분으로 처리하는지 알 권리가 있다”며 일종의 환경평가등급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실적으로 ‘오개닉’이라는 일반적인 개념을 충족시킬 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퍼크(perchloroethylene)와 하이드로카폰은 분명히 화학물질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자연성분 제품과는 거리가 멀다. 이산화탄소(CO2)를 이용한 세탁으로 타임지에도 등장했던 그린 애플 클리너사 데이빗 키스트너 대표는 법안의 취지에 동의하면서도 “엄밀한 의미에서의 오개닉 세탁을 하는 업소는 단 한군데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또 자체적으로 회원사에 대해 ‘그린’이란 용어를 사용할 수 있는 인증을 해주는 전국세탁협회(NCA)는 “이 법안이 오히려 환경친화적인 업체에 대한 기준을 모호하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법안은 하이드로카본이나 심지어 퍼크를 사용하는 업체도 재활용 옷걸이나 풍력발전을 사용하면 에코프렌들리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동주 세탁정보 발행인은 “오개닉의 또다른 정의는 유기물질이 함유되어 있다는 뜻인데 하이드로카본과 퍼크도 탄소라는 유기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며 세탁업계에서 오개닉 논쟁이 쉽게 결론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NCA가 인증한 뉴욕시의 그린 업소는 모두 12곳이다.
한편 오개닉 사인을 붙인 한인 업주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맨하탄의 한 업주는 “몇달전 하이드로카본 기계를 공급한 업체가 퍼크보다 훨씬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해서 사인을 만들었는데 솔직히 정확한 의미는 모른다”고 털어놓았다. 이 업주는 “만약 당국이 사용하지 말라고 하면 당장 사인을 없앨 것”이라며 “소비자를 현혹할 생각도 전혀 없었지만 오개닉 사인 때문에 고객이 늘거나 문의를 하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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