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띠 졸라매던 미국인들 올해는 조금 여유가
미 전국 여행사들에 의하면 지난해 휴가 여행을 뒤로 미뤘던 가족들이 올해는 휴가를 나서고 있다. 지난해 경비 절감을 위해 직원을 감원했던 사업주들은 휴가를 떠난다는 데 대해 심리적으로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레저산업계는 밝힌다.
엘리트 국제여행사의 스테이시 스몰 사장에 의하면 사업주인 단골 고객들 중 절반은 지난해 휴가여행을 자진 반납했다. “많은 고객들이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든다는 말을 했다”고 그는 전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들 대부분이 다시 여행사를 찾았다.
그렇다고 여행 붐이 일어난 것은 아니다. 홍수처럼 밀려든다기보다는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듯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돈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휴가를 가려다 보니 여행 기간을 단축하거나 아예 친척집에서 신세를 지는 등 절약형 휴가가 새로운 추세를 이루고 있다.
AAA는 이번 노동절 연휴 50마일 이상 떨어진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3,440만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에 비해 거의 10%가 늘어난 숫자이다. 경제가 좀 나아지고 개솔린 가격이 떨어진 것을 토대로 한 예상이다.
사람들이 “지갑을 꽉 움켜쥔 채” 여행을 한다고 여행업계 연구기관인 포레스터 리서치의 헨리 하트벨트는 전한다. 비즈니스가 전반적으로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 아무도 샴페인을 터트리지는 않는다고 그는 말한다.
그런 분위기를 반영하느라 호텔, 크루즈, 그리고 기타 여행관련 업체들은 갖가지 고객유치 프로그램들을 내놓고 있다. 방값을 할인하거나 다른 특혜를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서추세츠, 케이프 코드의 여관에서는 4일 밤 숙박하면 고래 구경 유람권을 제공하고 라스베가스의 호텔은 방을 예약하면 스파 사용권을 제공한다.
은퇴 교사인 59세의 로렌스 코다지위츠와 그의 아내는 케이프 코드로 휴가를 떠나면서 경비를 줄이기 위해 다른 커플과 같이 차를 타고 갔고 체류 기간을 줄였다. 그들이 묵은 허니서클 힐 베드 & 브렉퍼스트에서는 아침식사가 푸짐해 저녁 식사 때까지 아무 것도 먹지 않아도 되었던 것도 절약에 도움이 되었다.
휴가 경비는 사실 천차만별이다. 자동차 운전해서 캠프장에 머문다면 별로 돈 들게 없고 고급 호텔에서 장기간 머문다면 경비는 어마어마하다.
여행업계 조직인 미국 여행협회는 올해 미국민의 휴가여행 경비는 5,19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에는 4,890억달러 정도였다.
여행객들이 아침식사 무료제공 숙소를 택하는 등 경비절감에 민감하다 보니 여행지에서도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다. 티셔츠나 액세서리, 캔디 류 등을 파는 식당이나 선물가게 주인들은 여행객들이 지갑을 열기 전에 두 번은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케이프 코드의 한 액세서리 가게 주인의 말이다.
“문으로 들어오는 손님은 늘었어요. 하지만 액세서리를 사려고 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래서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관광객들에게 좀 더 맞는 품목들을 팔기 시작했지요”
여행을 계획했다가 재정형편을 고려해 마지막 순간에 계획을 바꾸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피닉스에서 은행원이었다가 지난해 실직한 재클린 킴브렐은 올해 샌디에고의 시월드로 가족 여행을 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생각을 바꾸었다. 만약 아이들 중 하나가 병이라도 날 경우 그 병원비를 어디서 마련할 것인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조경사인 남편과 의논한 끝에 1,000달러 들여 샌디에고에 가는 대신 캠핑을 떠나기로 했다. 경비는 300달러면 충분했다. “캠핑 가고 싶은 곳을 골라 필요한 것들 챙겨서 떠나면 그만이지요”
국립 공원국에 의하면 올해 전국의 국립공원을 찾는 방문객은 2억8,500만명에 달할 것이다. 옐로스톤, 요세미티, 데스밸리 등 인기 공원들 방문객수는 지난해 평년 수준을 넘어섰다. 경기가 나쁠 때면 국립공원 방문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국립공원국 측은 밝힌다.
스미스 여행 연구소에 의하면 호텔 투숙율과 수익도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올해 7월까지의 호텔업계 수익은 58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50억달러보다 증가했다. 올해 7개월 동안 예약된 방은 총 5억9,200만개, 지난해에는 5억5,200만개였다.
여행객이 줄어들자 플로리다, 올란도의 월트 디즈니 월드는 지난해 5일밤 숙박할 경우 2일 밤 무료 숙박을 제공했었다. 올해는 그 같은 무료 숙박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라스베가스의 호텔들은 숙박객들에게 스파 사용권, 쇼 티켓 등을 제공, 방문객 유치에 적극적이다. 그 덕분에 지난 6월 라스베가스 방문객은 4.3%가 늘어 310만명에 달했다.
휴가를 가면서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는 것도 요즘의 한 추세이다.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그래서 덕을 보는 것은 앰트랙. 앰트랙의 3/4분기 휴가 패키지 판매는 1년 전에 비해 51%가 늘었다. 아울러 크루즈의 마지막 할인 상품을 찾는 사람들도 점점 늘고 있다고 업계는 전한다.
케이프 코드에서 허니서클 힐 베드 & 브렉퍼스트를 운영하는 프레디 라일리는 방문객들의 휴가 패턴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체류 기간이 짧아졌고 식사도 포치에서 피크닉 스타일로 하거나 바비큐를 하는 여행객들이 늘었다.
이곳에서는 투숙객들에게 알콜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데 위스키, 포도주등이 순식간에 없어진다. 그래서 경비가 많이 들지만 방이 빈 채로 남아있는 것 보다는 포도주 비용이 좀 많이 들더라도 방이 다 차는 것이 좋다고 그는 말한다.
<뉴욕 타임스 - 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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