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과 한국 우리금융지주(이하 우리금융)가 25일 한미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인수절차와 성사 전망이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한미가 우리금융과의 투자 유치와는 별도로 1억2,000만달러 규모의 증자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향후 증자 절차에도 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향후 인수와 승인, 증자 절차 등을 일문일답으로 점검한다.
‘대주주 자격 심사’안 받아도 돼
감독국 신속한 승인에 유리
향후 인수절차
-향후 인수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
▲매매 계약은 한미와 우리금융만의 계약으로 감독국 승인 등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연방 감독국이 명시한 7월 말까지의 증자명령에 따라 7월 말까지 한미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아야하고 한국 금융감독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가주은행국(DFI) 등의 승인을 확보해야 한다.
한미는 주주 승인을 위한 주총을 6월중 열 계획이다. 한미와 우리금융은 구체적인 승인절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한인 은행권에서는 아이비은행이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경영권 변동에 따른 대주주 자격심사(change in control) 신청 방식 대신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이 한미를 인수(M&A)하는 방식으로 감독국의 신속한 승인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우리아메리카가 미국에 진출할 때 우리금융지주가 대주주 심사를 이미 받았고 연방 감독국의 ‘선 승인 이월’ 원칙에 따라 추가로 대주주 자격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주식매매 계약의 주 내용은.
▲주식매매 계약에 따라 우리금융은 2억1,000만달러의 한미 보통주 신주를 주당 1.2달러에 인수하게 된다. 인수 주식 수는 1억7,500만주에 달한다. 우리금융은 또 3,000만달러(2,500만주)의 한미 보통주를 추가로 인수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하게 된다. 이 옵션은 한미가 추가로 진행하게 될 1억2,000만달러 증자에서 청약이 미달될 경우 행사할 수 있다. 주식 매매와 증자가 완료되면 우리금융은 한미 지분의 최소한 51%를 소유하는 지배주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의 향후 경영진과 이사진 변동 전망은.
▲우리금융은 이번 투자가 확정되면 한미 지분의 51% 이상을 소유하는 지배주주로 경영권과 이사진을 장악하게 된다. 한국 금융권에서는 기존 한미 이사 중 상당수가 교체되는 대신 우리금융에서 최소한 4명의 이사를 파견, 과반수를 확보하고 이사장을 선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경영권에 대한 결정권도 갖게 된다. 오는 6월23일로 2년 임기가 만료되는 유재승 행장의 경우 단기간 연임될 가능성은 있지만 결국은 우리금융이 새 행장을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미은행이 발표한 1억2,000만달러 증자를 위한 2가지 방식은.
▲일단 1억2,000만달러 증자 목표 중 절반인 6,000만달러는 권리주 형식으로 기존 주주들에게 매입 우선권이 주어진다. 오는 6월7일 장 마감시점을 기준으로 주주로 등재된 주주는 보유주식 1주당 신주 1주를 1.20달러에 청약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청약권은 오는 6월11일부터 가능하고 7월12일 오후 5시(미 동부시간)까지 구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6월7일 현재 1,000주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라면 최고 1,000주까지 추가로 1.20달러에 매입할 수 있게 된다.
-권리주를 뺀 나머지 6,000만달러 증자는 어떻게 진행되나
▲한미는 6,000만달러를 우리금융과 기존 주주에게 제공되는 동일한 주가인 주당 1.20달러에 일종의 공모방식인 등록 공모(registered offering) 증자 방식을 통해 일반인에게 공모하게 된다. 이 공모는 한미가 지난해 11월30일 SEC에 등록한 예비 증자신고서(S-3)를 근거로 실시된다.
전국 네트웍 구축… 최대 한인은행 부상
합병 효과와 규모
우리금융지주는 한미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과 더불어 미 동부지역과 서부지역에 강력한 지점망을 갖춘 미주한인 최대의 은행으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자산 규모면에서도 올 1분기 기준으로 한미은행(30억1,151만달러)과 우리아메리카(11억2,170만달러)를 합칠 경우 41억3,321만달러에 달해 현 1위인 윌셔은행(34억5,641만달러)을 압도하게 된다.
특히 27개 지점으로 미 서부지역 최대의 지점망을 갖추고 있는 한미은행과 상대적으로 미 동부지역에 집중된 우리아메리카를 합칠 경우 지점망이 45개에 달하고 2개 은행 직원 수도 700명에 육박하게 된다.
특히 지난 3년간 대규모 실적을 기록하며 자본건전성이 악화돼 자산과 대출을 줄이는 등 움츠렸던 한미은행이 자산규모가 325조원에 달하는 우리금융지주의 엄청난 자본력을 바탕으로 다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경우 미주 한인은행권 전체에도 상당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조환동 기자>
■키워드
▲권리주(Rights Offering): 증자를 위한 신주 발행 때 신주의 일부 또는 전부를 기존 주주에 미리 정해진 가격(통상 현 시가 대비 할인된 가격)과 조건으로 우선 배당하는 방식.
▲등록공모(Registered Offering): 증권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주식(일반적으로 보통주)을 특정 투자자 그룹에 매각하는 일종의 공모.
한미은행은 25일 체결한 우리금융 지주와의 주식매매 계약이 감독국의 승인을 받을 경우 극적으로 회생하면서 제2의 도약을 다질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윌셔본점에서 고객이 나오고 있다.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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