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 오디제이’(Christian Audigier), 세계 패션계 이단아란 평을 받으며 5년 만에 자기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85개국 세계시장에서 성공시킨 ‘크리스찬 오디제이’.
“한인 의류업체는 제 친구이자 가족이죠. 제 삶의 일선(first line)에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에드 하디’(Ed Hardy) 브랜드를 런칭할 때 그들 도움을 많이 받았고 앞으로도 그 인연은 계속될 겁니다.”
크리스찬 오디제이(1958년생, 프랑스 아비뇽 출생)는 16세 때부터 패션 디자인에 몸을 담고 음악에 빠졌다. 그와 절친했던 마이클 잭슨은 생전에 자신은 팝의 황제라면 크리스찬 오디제이는 패션의 제왕이라고 말하곤 했다.
유명 디자이너서 회사 설립
타투 이용 ‘에드 하디’ 돌풍
할리웃 스타들도 즐겨 입어
5년만에 85개국 매장 운영
■한인들은 성장의 동반자
‘리바이스, 디젤, 아메리칸 이글, 리’ 등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한 크리스찬 오디제이. ‘본더치’(Von Dutch)를 유명하게 만들고 회사를 그만뒀다. 2005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내 건 ‘브랜드 디자이너 겸 회사 경영자’로 전면에 나선다. 2006년 당시, 본보에 에드 하디(edhardyshop.com)를 소개할 만큼 마케팅에도 적극적이었다. 4년 만에 컬버시티 에드 하디 본사에서 만난 그는 서글서글한 웃음에 여유가 넘쳤다.
“에드 하디를 시작하기 전에 거리를 걸으며 사람들을 봤어요. 한쪽에 치우치기보다는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중적이면서도 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싶었죠.”
남성의 강인함, 여성의 섹시함을 담았다는 에드 하디, ‘장미, 호랑이, 해골 문양’의 독특하고 과감한 프린트 디자인 브랜드는 그렇게 탄생했다. 2004년 8월 타투(tattoo)계의 대부 월 돈 에드 하디와 손을 잡고 타투 디자인을 옷에 접목시킨 것.
문제는 옷을 제작할 돈이었다. 당시 옷을 공급했던 한인 의류업체 킹코튼(당시 빈티지 래그) 박정민 대표에 따르면 한인 의류업체들은 친분과 그의 디자인만 믿고 적극적으로 나섰다.
“현재 5~6개 한인업체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디자인을 하고 의뢰하면 그들이 크리스찬 오디제이 옷을 만들어 주죠. 품질이 아주 좋아요. 그들은 믿을 수 있죠. 누구보다 전문가 솜씨를 뽐냅니다. ‘바느질 솜씨, 품질, 디자인 이해도’ 등 제 이름을 딴 회사 탄생부터 같이 일해서 의사소통은 최고입니다. 가족이죠. 가족.”
■디자이너의 열정 & 마케팅의 귀재
크리스찬 오디제이는 마케팅 기본을 안다. 디자인은 사람들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의 브랜드 ‘에드 하디, 크리스찬 오디제이, 스멧(SMET), 파코 시카고(Paco Chicago)’를 중심으로 물병, 카펫, 자동차, 볼펜, 개인 바디가드 의상 등 모든 것에 그의 이름과 특유의 서체를 담는다. 편집증적인 자의식이라 할 수 있지만 일종의 ‘통합 이미지 마케팅’이다.
5년여 만에 세계 패션계 대부로 떠오른 비결을 물어봤다. 그는 눈웃음을 지으며 “시크릿”(secret)이란다.
“때를 잘 만난 겁니다. 저는 일생을 디자인에 빠져 살았어요. 사람들이 사는 곳 그 곳이 제 영감의 장소죠. 그들을 보면 감이 떠올라요. 그리곤 모든 열정을 담아요. 기회가 왔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실행에 옮겼어요. 빈티지 속에 타투의 화려함을 떠올리며 그 당시 ‘이거구나’ 했거든요.” 그렇게 옷을 디자인하고 홍보에 나섰다.
“전 프랑스에서 온 디자이너예요. 처음에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만났죠. ‘내가 디자인 한 건데 맘에 들면 한 번 입어주면 좋겠다’며 부탁했어요. 수많은 할리웃 스타들과 친구가 된 건 그게 시작이었죠. 하나 둘 제 옷을 입기 시작하더군요.”
이후 레이디 가가, 베컴, CNN 래리 킹,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돈나 등 수많은 할리웃 스타들이 그의 옷을 애용하게 됐다. 한국 연예인들도 그의 옷을 입는다고 전하자 “2주 전 슈퍼주니어 한국 아이돌 그룹을 만났다”며 “세계 유명인들이 내 옷을 입는 이유는 그들만의 그룹(part of union)에 속했다는 걸 표현하고 싶기 때문인 것 같다”고 답했다. 크리스찬 오디제이는 이제 그 스스로를 ‘패션 아이템’으로 만든 셈이다.
“이제 막 디자이너 세계에 발을 디딘 한인 디자이너에겐 꼭 이 말을 하고 싶어요.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겁니다. 자존감을 위해 자신을 고집하세요.”
■새 브랜드 ‘the same guy’
크리스찬 오디제이는 현재 에드 하디,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크리스찬 오디제이, 스멧을 중심으로 85개국에서 3,000여 매장을 운영중이다. 1년 매출은 2억달러 이상. 요즘은 10대인 딸 크리스탈이 런칭한 브랜드 ‘크리스탈 록’(Crystal rock)을 옆에서 도와주고 있다.
최근에는 내놓은 새 브랜드 ‘똑같은 사람들’(the same guy)에 대해 그는 “에드 하디, 크리스찬 오디제이 브랜드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가장 미국적이면서 고급스러운 빈티지”라고 말한다.
총 62가지 색상으로 구성된 세임가이는 기존 크리스찬 오디제이 패션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깔끔하고 단순한 디자인에 원색에 가까운 색상을 띠고 있다. 특징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란 문구와 작은 성조기 배지 문양이 눈에 띈다. 세계 경제불황으로 마켓시장이 변했다는 것이 그의 판단.
“사람들은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을 원하죠. 그들이 원하는 옷을 제공하는 제 일입니다. 전통 아메리칸 스타일이란 개성을 담고 싶었어요. 동시에 세계에서 사랑받는 브랜드로 또 키워 볼 생각입니다.”
LA 한인타운 찜질방을 좋아하고 한인 식당에서 김치를 즐겨 먹는다는 크리스찬 오디제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그의 도전은 끝이 없다.
<김형재 기자>
2006년, 크리스찬 오디제이와 박정민씨는 신생 브랜드였던 에드 하디를 한국일보에 소개했다.
지난 11일, 한국 언론에 처음으로 개인 사무실을 공개한 크리스찬 오디제이는 한인 의류업체와의 동반자 관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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