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금융규제 개혁입법을 밀어붙이기 위해 이번주 월스트리트가 자리잡고 있는 `호랑이 굴’ 뉴욕에 간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22일 뉴욕 맨해튼의 명문사립대 `쿠퍼스 유니언’에서 연설을 통해 금융규제 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를 설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뉴욕 입성은 타이밍과 장소가 주는 의미와 맞물려 각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할 장소인 `쿠퍼스 유니언’은 자신이 2년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느슨한 금융규제가 엔론과 월트컴의 분식회계를 가능하게 했던 원인이었다고 주장하면서 금융개혁 구상의 일단을 드러냈던 곳이다.
`쿠퍼스 유니언’은 설립된 지 151년이 지난 명문사학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에이브러햄 링컨, 1세기 전 건강보험 개혁을 맨 처음 주장했던 시오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을 비롯해 우드로 윌슨,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이 재임시절 방문해 연설했던 유서깊은 장소다.
타이밍 상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뉴욕 연설은 금융시장 `멜트다운’ 이후 근 2년만에 금융개혁 저항 세력의 심장부에서 금융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된다.
여기에다 미 금융감독당국이 골드만삭스를 사기 혐의로 기소한 것을 계기로 금융개혁을 위한 외생적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한 상황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전략적 포석도 곁들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오바마 대통령의 담대한 `동선’과 관련해 진보성향의 허핑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 때와 마찬가지로 금융개혁 문제를 놓고도 `통크게 가려는 (go big)’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전국적인 건보개혁 반대시위로 인해 건보입법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뒷걸음질치지 않고 상.하원 의회연설을 통해 건보입법의 당위성과 시대적 의미를 주창하고 나서는 정면돌파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건보개혁 때처럼 공화당이 금융개혁 입법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뉴욕 연설을 통해 국민의 지지외연을 확대함으로써 상황반전을 노리겠다는 게 오바마 대통령의 통큰 전략이라는 얘기다.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주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의회가 월가 금융산업을 규제.감독하는 법안을 처리하지 않을 경우 납세자의 혈세로 금융회사를 구제해야 하는 경제위기를 또다시 겪게 될 것"이라며 금융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놓은 상태다.
다만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PRC)’의 18일 공개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민의 약 80%가 `큰 정부’의 효용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정부의 입김이 커지는 금융규제 개혁에 어느 정도의 대중적 뒷심이 실릴지는 불투명하다.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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