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원로골퍼 한장상씨 한국인 첫 출전‘비화’
“캐디가 드라이버가 짧은 나에게 티샷을 할 때마다 ‘More, Longer”(좀 더 길게)라고 소리쳤지”
프로골퍼 한장상(72·사진).
그가 한국의 원로 골퍼라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한국인 최초의 매스터스 출전자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본보 자매지 서울경제가 발행하는 ‘골프’ 매거진(4월호)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장상의 매스터스 출전기를 살펴본다.
1972년 저팬오픈 우승 후 초청 받아
샷 짧아, 캐디는 계속 ‘More, longer’주문
16번 홀 물에 빠져 두고두고 아쉬움
한장상은 1972년 일본 최고 권위의 저팬오픈에서 우승, 이듬해인 1973년 매스터스오픈 초청장을 받았다. 한장상은 골프 불모지에서 태어나 골프를 한 것만도 축복이었는데 꿈의 무대인 매스터스에 출전한 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자신도 놀랐다”고 회고했다.
온갖 손짓발짓을 하면서 일본에서 시카고로, 시카고에서 오거스타로 자정을 넘어 도착했다. 오거스타 인근에서 태권도 사범을 하던 재미동포 빌리 홍씨가 가이드 역할을 했다. 첫 연습라운드는 아는 사람도 없었고 말을 걸어오는 사람도 없어 혼자 돌았다. 그런데 10번 홀에서 앞 팀을 추월하려고 하는데 그 팀에서 라운딩하던 리 트레비뇨와 JC 스니드가 같이 돌자고 해 같이 돌았다.
대회 첫날.
“긴장이 가시지 않았어. 주차장에는 수많은 자동차, 코스에는 넘쳐나는 사람들로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어. 캐디는 드라이버 샷 거리가 짧은 나에게 티샷을 할 때마다 ‘More, Longer’ 좀 더 길게 치라고 외쳐대는 거야. 그러나 체격이 작은 나에게는 장타 날리기가 쉽지 않았어. 코스는 얼마나 어렵던지”
1라운드 성적은 5오버파. 선두가 3언더파였으니 7오버파면 컷 통과가 가능한 상황이라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날, 운명의 장난인가. 16번 155야드 파 3홀에서 티샷이 정확히 그린에 안착했다. 갤러리의 박수를 받으며 페어웨이를 걸어오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멈췄던 볼이 갑자기 구르기 시작하더니 그린 앞 워터 해저드에 빠지고 말았다. 결국 더블보기를 범했고 2라운드 합계 8오버파로 컷 탈락했다.
“참 아쉬운 순간이었지. 16번홀에서 조금만 더 신중하게 플레이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모든 게 운명이지” 그는 지금 생각해도 아쉽다며 “그것이 골프”라고 말했다.
한장상은 매스터스 출전 때 사진을 찍지 못했다. 카메라를 가지고 갔다가 입구에서 빼앗겨버렸기 때문이다. 사진이 없어 ‘출전이 거짓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하늘이 아는 사실이지. 내가 한국인 최초로 매스터스 출전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야.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한 것이 지금에 와서 이토록 아쉬울 줄 그때는 몰랐어. 그저 웃을 수밖에”
한편 한장상은 1954년 한국 유일의 군자리 골프장(구 서울 컨트리클럽)에서 소년 캐디로 입문했다. 이듬해 손님이 선물로 준 아이언 2개(5번, 7번)로 어깨너머로 본 스윙을 따라 골프를 시작해 5년만인 1960년 제3회 한국 프로골프선수권대회에서의 우승을 시작으로 무려 한국 국내대회 19회 우승, 일본오픈 등 해외대회 3승 등 한국 골프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1968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를 창립하고 1984년부터 3년간 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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