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업계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달라진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성격이 다소 격정적으로 바뀐 것 같고 때로 수심에 잠긴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소비자들, 당신들이여 무엇을 생각하고 있습니까? 많은 소매업체 업주들은 소비자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정말로 궁금해 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가들은 언제나 소비자들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싶어 하지만 요즘처럼 그들의 생각을 간절하게 헤아려 보고 싶어 한 적은 없었다. 경기가 소생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아직도 소비를 줄이는 대신 저축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40년 동안 중산층의 삶을 지배해 왔던 신조들을 곰곰이 되새김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은 가까운 미래에 소비자들이 어떤 소비행태를 보일지 가늠하느라 분주하다. 소비자들은 과연 기진맥진해 진 것일까? 소비자들의 절약모드는 영원한 것일까? 이 대답을 확실하게 아는 사람은 없다. 소매시장과 관련된 다양한 조사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를 토대로 바뀐 소비자들의 소비행태를 다시 한 번 점검해 본다. 전문가들은 “소매업체 업주들은 달라진 소비행태를 파악함으로써 영업 전략에 수정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황 탓 샤핑 줄이며 허리 띠 졸라매
주택·차 크기 줄고 자원봉사는 증가
가격 비싼 고급 브랜드 기피현상 뚜렷
달라진 소비형태 맞는 영업전략 세워야
◆부채는 노, 현금은 예스: 소비자들의 부채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소비자들은 크레딧카드의 사용을 자제하는 등 부채를 갚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소비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는데 이는 많은 소비자들이 현금으로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페이먼트 줄이기: 대다수 소비자들은 소득이 월 페이먼트를 감당할 수 있는 한 부채가 쌓이는 것에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이는 더 이상 사실이 아니다. 재정자문업체 아이튤립의 에릭 잰센 사장은 “소비자들이 고삐 풀린 소비에 나서던 시대는 막을 내렸다”며 “신분을 상징하는 고가품 구입을 자제하는 경향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의심의 눈길: 금융기관, 대기업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책임감: 소비자들은 재정 상태와 커리어에 보다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외식하는 대신 집에서 요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반영한다. 현명한 소비자들은 격랑의 시대를 견디기 위해 새로운 직업교육을 배우는 일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낮아진 브랜드 충성도: 비즈니스 자문업체 매킨지는 2009년 발표한 한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들이 가격이 비싼 고급 브랜드를 피하는 성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선언했다.
◆소형화: 집 혹은 자동차의 크기도 작아지는 등 많은 것들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가정의 예산도 줄고 소비자들의 꿈도 작아진 것은 물론이다.
◆임대의 부활: 오너십의 시대가 끝에 다다랐다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홈 오너십은 2004~2005년 70%로 정점에 달한 후 금융기관에 차압되는 주택이 크게 늘면서 요즘 들어 그 비율은 60% 선으로 떨어졌다. 또한 자동차와 가구를 임대하는 소비자들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줄어든 윈도샤핑: 물건을 보면 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마련이다. 소매업계 전문가들은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윈도샤핑에 나서는 소비자들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옷장 속 샤핑: 많은 소비자들이 지난 수년 동안 의류 등 많은 제품을 옷장 속에 싸놓았다. 한 소비자는 “많은 제품들이 옷장 속에 쌓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새 것을 사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마다 옷장으로 샤핑을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돈: 한 소비자는 매주 한 번씩 온라인을 통해 사용하지 않은 물건을 처분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내가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구입하려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소탈한 음식: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외식을 줄이고 있다. 식당을 찾은 소비자들도 메인디시 외에 애피타이저 등 다른 음식 주문을 삼가고 있다. 또한 식품을 구입할 때 충동구매에 따른 지출을 줄이기 위해 규모가 작은 식품점을 찾고 있다.
◆채소 기르기: 집 뒷마당에 채소를 기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한 소비자는 “뒷마당에 채소를 기르다 보면 마음이 상쾌해지는 것은 물론 때로 부자가 된 기분을 느낀다”고 말했다.
◆낭비 억제: 지출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쓸 때 없는 낭비가 줄어들고 있다.
◆협상 : 가격표에 부착된 돈을 내고 물건을 사는 소비자가 크게 줄었다. 소비자들은 당황하지 않는 목소리로 깎아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원봉사 : 시간을 내 남을 돕는 일이 보람된 행위임을 느낀다고 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성공의 정의 : 소비자들은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무엇을 갖고 있느냐를 성공의 잣대로 삼았지만 지금은 성공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경기침체로 고용사정이 악화되면서 소비자들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물질적인 행복을 기꺼이 포기하고 있다.
<황동휘 기자>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변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흥청망청한 소비를 자제하는 등 돈을 아끼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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