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에서 멀어진다고 마음에서 멀어지면 참 사랑 아니다
▶ 기러기 엄마 사건 침소봉대해서는 안돼
최근 남가주에서는 미국 남성이 한인 기러기 엄마(교육 때문에 아이만 데리고 미국에 살고 있는 엄마)들을 농락했다는 얘기가 전해지며 한인사회가 많이 떠들썩하다.
내용인즉슨 LA에 거주하는 미국 남성(영어 강사)이 자신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다수의 여성 사진을 모사이트에 올렸다고 한다.
이 남성은 사이트에 자신과의 관계를 가진 여성들의 사진을 올렸음은 물론 더불어 이 여성들이 한국에 남편을 두고 온 기러기 엄마라는 상세한 정보(?)도 함께 올려놓았다고 한다.
그로 인해 LA를 비롯한 남가주 한인사회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한 파장이 크게 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사이트에 대한 얘기가 전해지면서 본국의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논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기러기 엄마들에 대한 비판은 물론 동정의 시선도 있으며 사실 여부에 대한 진위문제도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러기 아빠들과 엄마들의 얘기는 본국 언론에서도 많은 걱정들과 함께 심심찮게 방영되거나 거론되기도 했었다.
물론 언론의 입장에서는 진정으로 걱정스런 마음에서 이들의 상황들을 그려낸 것이지만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이를 심심풀이 땅콩마냥 입에 올린다는 얘기도 많이 들린다.
대부분의 기러기 부모들이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 혹은 보다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자신들의 삶을 희생하며 이역만리 떨어져 살아가고 있음에도 위로는 못해줄망정 사시 같은 눈으로 재단해 버리는 것이다.
기러기 부모들은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또 다른 인물들을 키워내기 위해 고생하고 있는 희생자들인데도 말이다.
설령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 모두가 다 바를 정(正)자를 쓰면서 살아갈 수 없기에 일부 순간적인 잘못된 판단을 한 기러기 부모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런 이유로 전체 기러기 부모가 매도되어서는 안될 말이다.
중국 육조시대 양나라의 소명태자가 편찬한 문선 잡시에 적혀있는 거자일이소(去者日以疎:떨어져 있는 사람은 하루하루 멀어진다)가 거자일소라는 말로 많이 쓰인다. 아마도 이를 서양의 속담으로 치면 ‘Out of Sight, Out of Mind(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와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사시 눈을 가진 이들이 즐겨 쓰는 말이 바로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속담의 인용이다.
그러나 이 말은 대학 새내기가 되어 학창시절 사귀던 청춘 남녀간에 주로 많이 쓰이던 것으로 병역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에 간 남자친구에 대한 여학생의 마음을 담아내던 것이다.
그러기에 분명 기러기 부모들의 입장과는 다른 것임에도 모든 세상사가 똑같은 양 자신의 관점에서 재단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설령 일부 기러기 부모들의 실수가 있더라도 전체를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고 재단해서는 안된다. 자칫 침소봉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영어 속담에는 ‘Out of Sight, Out of Mind’라는 것도 있지만 ‘Absence makes the heart grow fonder(떨어져 있으면 정이 더욱 깊어진다)’라는 애끓는 마음의 표현도 있기 때문이다.
최인호 작가의 ‘산중일기’에 쓰여 있는 눈에서 멀어진다고 해서 마음에서 멀어지는 것은 참사랑이 아니다. 참사랑이라면 눈에서 멀어질수록 마음은 그만큼 더 가까워져야 할 것이다라는 글처럼 부부간의 참 사랑은 거리와는 상관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자녀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기러기 부모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가진 이들이 있다면 이 기회에 모두 거둬들여야 할 것이다.
<이광희 기자> khlee@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