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처럼 친절했던 친구가 테러리스트라니
수사당국이 고층건물 폭파를 음모했다고 밝힌 요르단 출신의 19세 청년은 애슐리 딜로치에겐 늘 친절했다. 그는 두 아이의 싱글엄마인 애슐리를 위해 헌신적일만큼 도움을 아까지 않았다. 몇 주 동안 새벽5시에 일어나 직장까지 태워다주고 식비가 떨어졌을 땐 돈도 빌려주었다.
친구들이 말하는 호삼 마헤 후세인 사마디의 모습은 FBI 보고서에 드러난 광신적 테러리스트와는 너무 다르다. 인터넷에 증오에 찬 반미 메시지를 올려온 그는 함정수사에 의해 지난 주 달라스 다운타운의 60층 고층빌딩 ‘파운틴 팰리스 타워’ 폭파음모 혐의로 체포되었다.
친구들과 마리화나도 피우고 맥주도 마시는 외향적인 사마디는 친구들의 부탁을 거절하는 법 없고 이웃의 베이비시팅도 즐겨 맡아주는가 하면 화려한 복장으로 클럽에서 춤추기를 즐겨하고 ‘트랜스포모스’ 같은 미국영화를 좋아하는 친절하고 명랑한 청년이었다는 것.
“요르단은 너무 엄격해 자유를 찾아 미국에 왔다”던 사마디가 미국을 증오했다는 사실에 친구들은 혼란스러워 한다. 그는 자신의 성격까지 완벽하게 위장한 고도의 테러리스트였을까, 아니면 미국에 대한 증오와 선망을 동시에 품은 채 갈등하던 불안정한 청년이었을까.
그가 거주해온 달라스 인근 작은 마을 이태리엔 이슬람 사원은 없었다. 그러나 그는 하루 5번의 기도와 월 1회 금식을 충실히 지키는 독실한 회교도였다.
아버지는 요르단 농무부 엔지니어이고 어머니는 2년전 암으로 사망했으며 그는 2004년 요르단에서 구걸과 절도혐의로 체포되어 짧은 징역형을 받은 적이 있다. 2007년 학생비자로 도미한 그는 식당 캐시어로 취직해 주70시간씩 일했다. 직장 동료였던 미국처녀 로살린다 듀론과 지난해 결혼했다가 3개월만에 별거에 들어간 상태다.
금년 초 FBI의 주의를 끈 것은 지하드(이슬람의 성전)를 일으키자는 그의 온라인 선동이었다. 알카에다 선임 조직원으로 위장하고 접근한 FBI 요원에게 사마디는 오사마 빈라덴을 “내 아버지처럼 사랑한다…우린 미국인들의 가정을 공격할 것이다, 그들에게 상처를 주며 세계를 뒤흔들 공격을 감행할 것이다”라며 증오를 공언했다. 6개월동안 위장 알카에다 조직원과 폭파 대상 선정 등 공모를 거듭한 그는 지난 9월24일 FBI로부터 가짜 폭탄을 적재한 2001년도 포드 익스플로러를 건네받았다. 파운튼 팰리스 빌딩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은 그는 몇 블럭 떨어진 곳에서 원거리 폭파를 위해 열심히 셀폰 넘버를 눌러대다가 체포되었다. 지난 몇주 동안 굉장히 우울해 보이는 사마디에게 한 친구가 까닭을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 “난 지금 어떤 일을 수행하고 있는 중이야, 널 개입시킬 순 없어”
# ‘나이스 영 맨’인가? 지하드 꿈꾼 성난 젊은이인가?
지난 24일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의 연방건물 폭파음모 혐의로 체포되기 전날, 마이클 핀턴(29)은 공장지대 식당 ‘실즈 피시 & 치킨’에서 생선을 튀기고 있었다. 키 크고 잘 생긴 붉은 머리 요리사 핀턴은 쾌활하고 공손하지만 정치와 종교에 대해선 주관이 확고하고 특히 성개방 풍조에 대해 비판적이었다고 동료들은 말한다. “미국을 좋아하지 않았지요. 사람들이 바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규범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보호시설에서 도망치는 등 불우한 성장기를 보냈다면서 언젠가는 미국을 떠나 사우디아라비아에 정착하고 싶다는 희망을 말하곤 했다.
중가주에서 태어나 미시간에서 하이스쿨을 다녔다는 핀턴이 FBI 수사선상에 오르게 된 것은 2007년 8월 그의 자동차 수색 중 순교자가 되기를 꿈꾼다는 그의 편지가 발견되면서 부터다. 미국의 탈레반으로 알려진 존 워커 린드의 답장을 기다린다는 내용의 글도 발견되었다.
이슬람의 학생이라는 의미의 탈립 이슬람이란 또다른 이름을 가진 핀턴은 2001~2005년 강도혐의로 복역중 이슬람으로 개종했으며 지난 3년 전부터 스프링필드 40마일 동쪽의 디케이터에 거주해 왔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로 가서 1개월간 체류하며 사우디인으로부터 1,400달러를 받은 적이 있는 핀턴도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위장한 FBI 요원의 함정수사에 걸려들었다. 그는 23일 가짜 폭발물이 실린 밴을 폴 핀들리 연방청사 건물에 주차시켜 놓은 뒤 몇 블럭 떨어진 곳에서 셀폰으로 ‘원격 폭파’를 시도하다 체포되었다.
그가 살던 아파트 주민들은 늘 부드럽던 매너의 이웃이 테러리스트였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함께 축구경기도 시청하고 체스나 포커를 하다가 피자를 먹으러 나가기도 할 수 있는 전형적인 미국의 ‘나이스 영 맨’으로 그를 보아온 아래위층 사람들은 정말 믿을 수 없어 한다.
물론 그의 다른 얼굴을 본 사람도 있다. 핀턴은 가끔 리치몬드 커뮤니티칼리지 대학신문에 기고를 했는데 그 신문 한 편집자는 핀턴이 역설하던 미국에 대한 극단적 증오를 기억한다. “그는 모든 악을 미국의 탓으로 돌렸지요” 그는 지하드의 전사로 출전해 싸우기를 원했고 자신의 최대의 꿈은 미국정부를 파멸시키는 것이라고도 했다.
핀턴이 체포되자 가장 난감해진 것은 그가 가끔 출석하던 디케이터 소재 이슬람 사원이었다. 사원측은 즉시 성명을 발표, 핀턴의 행동을 강력비난하며 핀턴은 이슬람의 교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화합과 평화를 위해 늘 기도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본사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