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도시 랭캐스터 모든 공공도로에 감시카메라 설치
펜실베니아 주의 소도시 랭캐스터는 역사적 타운이다. 미 건국의 아버지들이 혁명을 모의한 장소이며 미국 초콜렛의 대명사인 ‘허시’가 첫 초콜렛을 만든 곳이기도 하다. 랭캐스터가 또 한 가지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미 전국에서 가장 심하게 사생활을 체크당하는 소도시가 되게 생겼기 때문이다. 165개의 CC-TV 카메라가 거의 모든 공공 도로와 공원, 기타 공공장소에 설치되어 5만5,000명 주민과 수많은 관광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생하게 24시간 기록하게 되었다. 샌프란시스코나 보스턴 등 대도시보다 더 많은 옥외카메라가 이 작은 도시에 설치되는 것이다.
민간단체 운영맡아 모니터링, 유사시 경찰에 연락
처음엔 불만 없던 주민들 ‘감시 느낌’에 우려증가
감시 카메라 운용엔 어떤 정부기관도 직접 개입하지는 않는다. 시정부 재정상태가 좋지않은 랭캐스터는 카메라 설치를 비영리 민간단체에 맡겼다. 이 단체는 민간인을 고용하여 카메라 작동과 TV화면 모니터링을 담당시키고 있는데 모니터링을 하다가 수상한 행동을 발견하면 즉시 경찰에 연락하도록 되어있다.
랭캐스터의 범죄율이 특별히 높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주 가난한 지역이다. 빈곤율이 주 평균의 2배다. 공립교 학생 중 홈리스로 등록된 수가 900명이 넘는다. 갱관련 마약범죄와 절도가 빈번하다.
이 지역 범죄위원회에서 안전대책으로 감시카메라 설치를 결의한 것은 2001년. 사업주들과 커뮤니티 관계자들이 안전연합회를 결성하여 첫 카메라를 설치한 것이 2004년이다. 지난해까지 70개가 설치되었는데 범죄율은 올라갔다. 전에는 체포되지 않았을 매춘부와 거리 취객들이 카메라에 절려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 경찰은 카메라의 도움으로 살인범을 체포하고 다른 몇 가지 중범도 해결했다.
극도의 사생활 침해일 수도 있는데 여론의 논쟁은 놀랄만큼 없는 편이다. “전 같으면 어림도 없었을 텐데…조지 오웰의 ‘1984년’ 빅 브라더 등을 연상시키지 않습니까? 그런데 요즘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프라이버시 이슈에 덜 민감해졌어요”라고 랭캐스터 경찰국장 키스 새들러는 말한다. “아마도 사람들이 더 안전해졌다고 느끼는 때문이겠지요. 사실 법을 잘 준수하는 시민이라면 우려할 것은 없으니까요”
그러나 일부에선 반대가 조금씩 늘고있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자신의 집골목에 카메라가 설치되는 날, 타 도시로 이사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스스로 ‘자유로운 영혼’으로 자부하는 랭캐스터의 시장 리처드 그레이도 적극 찬성하는 편은 아니다. “난 연합회 측에 늘 말합니다. 3진번 아닌 1진법이라고. 1번만 문제가 발생하면 중단시키겠다는 뜻입니다”
연합회 본부에서 카메라 작동과 모니터링을 담당하고 있는 덕 윙글위치는 4년째 일하는 베테란이다. 이젠 카메라에 비친 모습만 보면 범죄관련 여부를 대충 가려낼 수 있다. 카메라가 범죄현장을 잡아내면 테입을 경찰에 넘기는데 지난해 300개 이상의 테입이 경찰에 전해졌다.
정부의 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니 테입 관리등 업무에 있어 연합회 스스로 기준을 마련, 10명의 직원과 1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에게 엄격한 윤리규정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가끔 이혼이나 채무관계 변호사들이 테입을 보게 해달라고 부탁하지만 물론 절대 거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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