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풀크스가 지역 통근 항공회사에 조종사로 첫 취직한 것은 23세 때였다. 당시의 비행 경험은 1,020시간, 최소 기준을 겨우 넘는 정도였다. 물론 풀크스는 비행을 아주 좋아하고 항공에 관한 모든 것을 진지하게 공부해 온 학생이었다. 그렇다 해도 취업 후 비행시간은 끝없이 많고, 임금은 너무 낮았다. 경제여건상 아파트를 친구와 함께 공동부담하며 살던 그는 결국 취업 2년 만에 부모의 집으로 들어가 살기로 했다.
지역 군소항공 운항 급증
여건 더욱 악화
항공안전에 적신호
풀크스처럼 스트레스와 피로에 시달리면서 몇 년이나 걸리는 조종실에서의 직업훈련을 완료해야 하는 조종사들의 힘든 상황이 항공업계의 관행이 되어온 지는 이미 오래다. 마치 의사들의 수련의 기간처럼 조종사의 레지던트 시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항공 비즈니스가 급성장을 보이면서 안전 전문가들은 조종사의 피로와 오버타임을 해야만 하는 낮은 임금이 안전을 위협한다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유나이티드나 아메리칸, 델타, 컨티넨탈과 US 에어웨이스 등 재정난에 시달리는 주요 항공사들이 정규운항 편수를 줄이고 지역항공사와 제휴, 아웃소싱을 하면서 지역항공 분야는 규모와 비중에 있어 수직상승을 보이고 있다. 주요 항공사들과 제휴한 지역항공들은 보통 10~100명 탑승 규모의 비행기들을 운영하는데 계약 후에는 이 소형 항공기들에 주요항공사의 로고를 새겨 넣는다.
한때 단거리 비행에 한했던 지역항공사들은 이제 미국내 모든 상업용 비행의 절반을 담당하며 모든 상업용 항공여객의 20%를 수송하고 있다. 9.11 사태 이후 4년 동안 지역항공의 운항량은 3배로 늘어났다고 항공데이타를 인용, 시카고 트리뷴은 전한다.
통근용 항공도 주요항공과 똑같은 연방 안전 및 훈련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의 이 분야 사고 연발은 일부 지역항공 산업의 급성장이 안전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우려를 높이고 있다.
지난 2월 버펄로에서 50명 사망자를 낸 컨티넨탈의 연결편인 콜건 에어의 추락사고 조사에서도 조종사 관련부분이 집중 조명을 받았다.
비행훈련 부족과 함께 조종사들이 생계 해결조차 어려운 재정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지적되었다. 많은 지역항공 조종사들은 대륙횡단 운항을 하면서 돈을 절약하기 위해 공항 승무원 라운지에서 밤을 지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지역항공협회는 “지역항공사들도 주요항공과 전혀 다름없이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연방항공국(FAA) 역시 인력이 부족해 지역항공에 조사관 파견을 충분히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우려의 대상이다. 게다가 자신들이 감독하는 항공사의 조종사들과 마찬가지로 지역항공 담당조사관들도 FAA에선 가장 경력이 짧은 주니어들이라고 조사관 노조 관계자는 지적한다.
항공사들이 걱정하는 것은 고객들이 소형 항공기를 피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것. 그러나 지역항공사들의 경우 할인가 아닌 정규요금 지불 여객 수에 맞게 비행기 사이즈를 줄이는 것이 요즘같은 불황기엔 작은 도시 운항 서비스에 매우 도움이 된다. “사실 작은 비행기가 합리적이다. 회사는 대형 항공기로 비행편수를 줄이는 게 나을 수도 있지만 작은 비행기로 여러 차례 운항하는 것이 고객들에겐 더 좋을 것”이라고 사우스벤드 지역항공사 한 관계자는 말한다.
지역항공사가 주요항공의 운항편을 인수하며 유리한 계약을 할 수 있는 것은 훨씬 낮은 인건비 덕이다. 대형 항공사들은 조종사의 임금과 베네핏, 훈련비 등에서 지역항공보다 2~5배를 더 지출하고 있다. 지역항공 조종사들은 1만6,000달러의 연봉도 커리어의 한 단계로 받아들여 감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종사가 되기위한 비행교육에 약 10만달러를 소비한 풀크스도 2만2,000달러의 연봉을 받고 있지만 경력이 쌓이면 십만 달러대 고득자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많은 부조종사들이 저임금에 분노하고 있지요. 우린 수많은 생명을 책임진 프로페셔널들이지만 심하게 저평가 임금을 받고 있으니까요…난 되도록 그런 생각은 안하려고 애씁니다”
조종사의 임금과 안전 간의 직접적 상관관계 통계는 없다. 그러나 생계를 꾸리기 위해 오버타임을 해야하는 조종사는 과로와 잦은 사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사업규모가 커진 지역항공들이 대형 항공기를 구입, 경력 짧고 훈련 부족한 조종사들에게 맡기는 것도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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