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도매업체들은 불경기와 함께 외상으로 판 제품 값을 제때 받지 못해 영업상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금 안주고 잠적…” 이중고 신음
완벽한 서류준비 등 안전장치 필요
경기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의류 도매업체들은 거래 소매업체들이 외상으로 제품을 구입한 후 대금을 제때 지불치 않아 영업상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자금 회전이 원활해야 신제품 생산에 전력을 기울일 수 있고 이로 인해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되는데 도매업체들은 외상 제품에 대한 수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때로 영업상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다운타운 의류 도매상가건물 샌피드로 홀세일 마트 상인상조회 이원갑 부회장은 “전반적인 불경기와 함께 일부 거래 업체들이 외상으로 구입한 제품 값을 고의적으로 주지 않아 회원업체들의 영업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약 2개월 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의류소매점을 운영했던 한인은 LA 다운타운 일원 20여개 의류 도매업체들로부터 최소 60만달러 상당의 의류를 외상으로 구입한 뒤 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잠적했다. 이에 대해 한인의류협회는 “이 같은 일은 잊을 만하면 또 다시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도매업체들은 거래 업체들이 영업부진으로 어쩔 수 없이 외상 구입 대금을 지불치 못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고의적으로 갚지 않는 것은 참을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 업체 관계자들은 “일부 거래 업체들은 외상으로 산 의류구입 대금을 지불치 않고 호화 주택을 장만하는가 하면 매장 수를 늘리고 있어 분노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이들은 외상으로 판 물건 값을 받지 못해 문을 닫은 도매업체도 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샌피드로 홀세일마트에 300여개의 도매업체가 영업하고 있다. 업체들은 1만~수십만달러의 외상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를 모두 합치면 족히 수천만달러는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거래 업체들은 처음에 현찰을 내고 물건을 사며 신용이 쌓이면 점차 외상으로 구입, 대금 지불 기한을 30~90일까지 늘린 후 어느 날 사고(?)를 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운타운 13가 거리에 위치한 A업체의 이모 사장은 “타주에 있는 소매업체에 수만달러 상당의 물건을 외상으로 팔았다가 대금을 받지 못한 경험이 있다”며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포기하고 만 적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샌피드로 홀세일 마트는 미수금 관리 및 회수에 대한 세미나를 마련했다. 이는 외상 거래에 따른 도매업체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이날 세미나에 강사로 나왔던 이용범 상법전문 변호사는 “외상 거래 때 서류를 철저히 준비하고 서류에 외상 값 수거에 필요한 조항을 반드시 삽입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인이 찾아와 사업체 이름으로 물건을 외상으로 사갈 때 그 개인이 외상 값을 책임지겠다는 확약을 받아내는 것이 중요하고 했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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