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심한 뇌졸중 앓고 난 뒤
처남 장성택 주도 포함된 집단 결정 체제 출범
군 지휘관 다수 포함, 앞으로도 영향력 행사 계속될 듯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해 8월 이후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독단적 결정 권한을 상실했다는 미국 연방의회조사국(CRS) 분석이 나왔다.
이는 북한이 ‘대포동2호’로 추정되는 다단계 미사일을 곧 발사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목적에 대해 지난 달 27일 미 유력 일간지 ‘월스트릿저널’(WSJ)이 “최근 자신의 병세와 시장경제의 부상으로 북한 사회에서 자신의 권력이 약화됐다고 판단한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고자 하는 것 같다”고 분석, 보도한 바 있어 더욱 주목된다.
미 국무부가 지난 달 23일 공개한 ‘9개 국가의 핵무기 연구와 개발 기구’라는 제목의 CRS 보고서(3월19일자)는 북한을 “핵폭탄”(nuclear explosive device) 실험을 한 국가로 분류하며 핵무기를 보유한 중국, 프랑스, 인도, 파키스탄, 러시아, 영국과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널리 예상되고 있는 이스라엘 등 핵무기 국가들과 함께 보고 대상에 포함시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보고서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정책 결정 권한은 1991년 이후 국방위원회에 부여됐다. 북한 지도자 김정일은 이 기구를 지휘하고 있다. (국방위원회의) 다른 위원들은 북한 노동·공산당과 북한 군부를 대표하고 있다”며 “김정일은 1994년 아버지인 김일성의 뒤를 이은 후 핵 정책의 최고 결정 권한을 행사해왔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러나 그는(김 위원장) 2008년 8월 심한 뇌졸중을 앓았다. 그 이후 처남인 장성택이 이끄는 것으로 보이는 집단 결정 체제가 출현했다”며 “그 체제에는 중요한 북한군 지휘관들이 포함돼 있고 군부는 김(위원장)의 뇌졸중 이후 정책 결정 상황에서 더욱 영향력을 행사해오고 있다”고 결론지었다.보고서는 이어 “미국과 한국 정보관리들은 김정일이 뇌졸중에서 부분적으로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새로운 집단 체제가 앞으로도 정책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계속하게 될 것을 믿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외에도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해 “실무적 총괄 기구로는 북한의 어엿한 행정부처인 ‘원자력공업총국’(Ministry of Atomic Energy Industry)이 있고 이 총국 산하에 여러 핵 관련 조직들과 연구소들이 있다”며 “2개 위원회가 있는데 이는 ‘동위원소응용위원회’(Isotope Application Committee)와 ‘핵에너지위원회’(Nuclear Energy Committee)이다”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원자력공업)총국은 또 북한의 플루토늄 시설들로 알려진 장소인 영변 핵연구소와 수도인 평양에 있는 핵 에너지 연구소를 지휘하고 있다. 영변 핵 연구소는 10개 부서로 구성돼 있다”며 이들 부서를 일일이 구체적으로 명시했다.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는 이 같은 핵 관련 조직 구조 아래 12개 이상의 주요 핵시설이 있고 영변에 있는 주요 시설들은 ‘5 메가와트’(5 MW) 원자로, 플루토늄 재처리공장과 연료농축공장 등이며 또 최소한 5개 우라늄 광산과 제분 시설들도 있다.
북한에는 또 영변에서 생산한 플루토늄 원료와 생산했을 수도 있는 몇 개의 핵무기를 보관하는 시설도 있는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실제로 CRS는 ‘북한의 핵무기’라는 제목의 또 다른 보고서(2009년 2월12일자)에서 북한이 재처리한 플루토늄 분량을 30~50 킬로그램으로 보고 그 중 2006년 10월 핵폭탄 실험에서 약 5~6 킬로그램을 사용한 것으로 추산할 때 핵무기 당 6 킬로그램의 플루토늄이 필요하다는 전재 아래 북한은 핵폭탄 실험 전에 5~8개, 핵폭탄 실험 이후에 4~7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또 일본 교도 통신은 지난 달 31일 국제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OG) 동북아시아 사무소의 대니엘 핑크스톤 연구원의 말을 인용,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을 사용해 소형 핵탄두를 제조하는데 성공해 북한 북부 지하시설에 보관하고 있다는 정보를 한국과 미국의 정부당국이 입수했다고 보도해 북한이 핵무기뿐만이 아니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를 생산,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바로 이 같은 정보가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 일본, 한국이 공동대응 하고 나선 기반이 되고 있다.
한편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해 미 국무부 고든 두기드 부대변인은 지난 달 30일 기자회견에서 “대북문제 특별대표인 스티븐 보즈워스와 미 국무부의 성 김 특사는 지난 27일 한국 측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일본 측 사이키 아키타카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 국장 등과 개별 면담을 갖고 이 같이(긴말한 공조체제를 유지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제3국 조치 vs. 자체적 결함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는 지난해 11월20일 공개한 미래 세계정세 전망 종합분석 보고서에서 오는 2025년까지 남북통일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NIC는 1997년 11월에 ‘글로벌 트렌드 2010’을 첫 발간한 이후 정기적으로 미래 15년 세계정세를 전망하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으며 그 4번째 시리즈로 공개한 ‘글로벌 트렌드 2025’에서 처음으로 남북통일 시기를 언급한 것이다.
당시 이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붉어져 한창일 때 공개돼 더욱 관심을 모았다.보고서는 특히 통일 방식에 대해서 “미래에 분열적인 정권교체 또는 붕괴가 발생하는 가능성”을 제기해 북한 체제가 무너지거나 김정일, 또는 그 이후 정권교체로 인해 커다란 변화가 일어 남북통일이 이뤄질 것을 시사했기에 NIC가 직전 보고서 이후 과연 어떠한 정보를 입수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는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미국 연방의회조사국’(CRS)은 올해 2월12일자 ‘북한의 핵무기’ 보고서에서 “김정일의 건강, 후계자 계획 정도, 군부의 세력과 DPRK(북한)이 조기 비핵화 약속을 얼마만큼 심각하게 다루고 있는가에 대한 추측이 2009년 초까지 계속됐다”고 분석했고 CRS는 약 1달 뒤인 3월19일자 ‘9개 국가의 핵무기 개발과 연구 기구’ 보고서에서 김 위원장이 2008년 8월 “심한 뇌졸중을 앓았다”(suffered a severe stroke)며 이로 인해 김 위원장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독단적 결정 권한이 노동당과 군부 간부들이 포함된 집단 결정 권한 체제로 바뀌었다고 밝힌 것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북한은 인공위성이라는 평화적 이유를 내세워 이달 초 다단계 미사일을 발사할 예정이며 한국, 일본, 미국 등은 그 목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지난 해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 때와 같이 여러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북한 미사일 발사 목적 중 하나로 떠오른 “건강 문제 등으로 약화된 김 위원장의 권력 과시”가 만일 사실이라면 북한이 실제 쏘아올린 미사일이 제3국의 조치로 “실패”하는 것과 자체적
결함으로 “실패”하는 것 중 어느 것이 NIC의 통일 전망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지 분석이 요망된다.<신용일 기자>
북한이 다단계 미사일을 4월 초 발사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3월 31일 북한의 개성으로 가는 한국의 화물 트럭이 파주 남북출입 사무소에서 통관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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