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체스터 통신(노 려 통신원)
지난 29일 치러진 뉴욕 한인회장 선거 운동이 근래 보기 드물게 무척 치열했다고 한다. 그러나 웨스트 체스터는 뉴욕의 한 지역임에도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너무나 조용하기만 했다. 오바마, 힐러리, 그리고 매케인에 대해서는 이 지역 한인들이 그래도 속속들이 다 꿰뚫을 만큼 관심을 가졌었다. 그런데 오히려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리고 가장 가까워야 할 한인회에 대해서는 관심들이 없던 것이 일반적인 웨스트체스터의 한인들이다.
더불어 대 뉴욕지구의 한인들을 위해 일을 해보겠다고 나선 후보들에게도 이 곳 웨스트체스터 사람들은 선거 때마다 늘 찬밥 신세인 것 같다. 동창회를 다녀온 사람으로부터 동창회장에 어느 후보가 왔더라는 소리도 들었고, 퀸즈 플러싱의 어느 버스 정류장에 후보자의 포스터가 붙었다는 소리도 들었었다. 그러나 이 곳 어느 곳에도 어느 후보가 왔었다는 소식은커녕, 한국식당이나 한국 식품점에서도 후보자의 면면을 알리는 포스터조차 본적이 없었다.
공개 토론회가 있을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었는데 그것도 그만 놓치고 말았다. 놓쳤다기 보다는 아예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다고 고백하는 것이 오히려 맞을 듯싶다. 더군다나 이곳에는 투표소조차 없었다. 그렇고 보니 대단히 치열했다는 이번 한인회장 선거 열기는 강 건너 불보는 것보다도 더 시시했다고 하는 것이 답일 것이다. 역사에 남을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를 겪으면서, 민주당과 공화당이라는 정치적 갈림이 결국 일반 시민들 자신의 인생철학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라 전체가 둘로 나뉘어 서로 상반된 의견을 주장했어도 결국은 민주와 공화가 균형을 이루어 미합중국이 된다는 것을 실감했었다.
이에 반해, 한인회 선거에는 공화당도 민주당도 없고 투표 밭을 나눌 레드스테이트, 불루 스테이트도 없고 스윙 스테이트도 없건만, 무슨 이유인지 웨스트 체스터 지역은 선거대상에서 빠져있었다. 사실 이 곳에는 한인들이 모일만한 제대로 된 단체조차 없으니 그렇게 불평만 할 자격도 없는 지도 모른다. 한동안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던 웨스트 체스터 한인회는 현재 회장자리가 비어 있는 채로, 명실공히 이름만 유지하고 있다.????
한인사회와 밀접하게 활동하는 목사가 시무하는 웨스트체스터에 있는 작은 교회에 선거 당일인 29일 주일날 교인들에게 점심을 냈다는 소문이 있다. 물론 선거와는 아무 관계없다며 ‘눈 가리고 아웅’격의 광고를 했다지만, 그나마 웨스트 체스터에 있는 한인들에게도 신경을 써준 후보라는 데에 점수를 주고 싶다. 마운트 키스코 거주의 한인 부부는 한인회 투표를 한인의 의무로 생각하고 한 표를 던졌다는데, 투표장이 너무 멀고 찾기도 어려웠다고 했다.
지금 미국은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우리 한인회도 이제 좀 달라지길 희망해본다.?당선된 이번 한인회장은 꼭 ‘죠 더 플러머’도 없으며 오바마 같은 ‘엘리트’도 없는 단순한 민족인 한인 전체를 끌어안는 역사에 남을 한인회장이었으면 한다. 우리 한인사회에도 오바마의 스티뮬러스 플랜의 물방울이 떨어질 수 있도록 힘써줄, 역량 있는 리더가 되어주길 바란다. 우선은, 강 건너 웨스트체스터 한인들과도 서로 관심을 주고받을 수 있는 한인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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