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BC한국 멕시코 8-2 대파…오늘밤 11시 재격돌
월드베이스클래식(WBC)에서 연일 한국 야구대표팀이 연승 행진을 이어가자 한인사회에 새로운 생활풍속도가 그려지고 있다.
밤새 야구 경기를 시청하느라 다음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는가 하면 아예 경기가 열리는 현지 시간에 맞춰 놓는 시차 적응형까지 다양하다. 특히 아시아 예선에서 당당히 1위로 미국 본선 라운드에 진출한 한국 팀이 15일 밤 샌디에고 팻코팍에서 멕시코를 8대2로 완파하면서 이같은 한인들의 생활패턴은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
는 양상이다.
직장인 김 모(29)씨는 요즘 WBC경기 TV 생중계를 시청하느라 출근 후 졸음과의 싸움이 일상이 돼 버렸다. 아시아 예선 때는 그나마 새벽잠을 줄이면 됐었지만 본선 라운드가 시작된 후에는 새벽 3시나 돼서야 끝나기 때문에 수면 시간은 더욱 부족해졌다.
김 씨는 “지난 번 아시아 예선전은 경기가 새벽에 시작된 관계로 일찍 잠자리에 들어 잠을 보충하면 됐었지만 본선 라운드는 밤 11시에 시작하는 관계로, 달리 잠을 미리 자 둘 수도 없는 형편”이라면서 “덕분에 오늘 회사에 출근해서 하루 종일 비몽사몽으로 지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앞으로 매일 밤 경기를 보느냐 마느냐를 고민하고 있지만 “한국 팀이 너무 잘 싸워주고 있어 보지 않고서는 못 배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야구 매니아인 박(31)모씨는 WBC가 아예 가정생활의 적이 될 판이다. 박 씨는 WBC가 시작된 후 현지 경기시간에 맞춰 생활하고 있다. 박 씨는 “지난 3월 초부터 한국팀은 물론 모든 WBC 경기일정에 대한 TV스케줄을 짜 놓고 매일 밤 시청하고 있기 때문에 부인의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태극전사들이 대한민국의 위상을 올리고 있는 데 뭐가 문제겠냐. 앞으로 펼쳐지는 한국대표팀 경기는 대동연회장에서 벌어지는 합동 응원전에 참석해 동포들과 함께 관전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칼 퇴근족들이 늘고 있는 현상도 새롭게 나타난 WBC가 만들어 낸 풍속도와 무관치 않다.일반 자영업자나 직장인들이 경기 시청을 위해 일찍 귀가하는 바람에 모임도 1차에 끝나기 일쑤다. 경기가 대개 오후 11시께부터 시작하는 관계로 이전에 집에 들어가야 편안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콜택시 종사자인 이모씨는 “가뜩이나 불경기에 손님이 떨어진 상황에 WBC 때문에 더욱 밤 시간에 손님이 없어질 것 같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한인 여가생활의 한 몫을 차지하는 비디오 시청도 시들해지기는 마찬가지다. 한인 비디오 업소 관계자는 “WBC 경기 때문에 비디오 대여가 줄고 있는 추세”라면서 “특히 한국 팀 경기가 있는 날은 비디오 대여수가 많이 떨어진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반면 한인 마켓이나 통닭집, 대형 TV가 설치된 주점 등은 WBC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삼삼오오 무리지어 경기를 관람하는 한인들이 늘면서 야식거리로 맥주나 통닭수요가 크게 늘고 있으며 대형 TV스크린이 있는 주점들 역시 함께 경기를 관람하려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김노열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이 15일 WBC 2라운드 첫 경기에서 멕시코를 8-2로 완파, 17일 오후 11시 ‘영원한 라이벌’ 일본과 이번 대회 3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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