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비즈니스 업주·경영인 등 2천4백만명
“내 삶은 번영”응답 후 1년새 “고생”으로 바뀌어
“부모 세대보다 잘살 것”도 71%서 59%로 급감
끝이 보이지 않는 경기 침체로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미국인들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경기가 악화되면서 얼어붙는 신용, 폭락하는 주택가치, 사라져가는 은퇴구좌에 이어 44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미국인들의 낙관적인 전망이 흔들리기 시작, 지난 한해 사이 자신이 ‘번영’(thrive)하고 있다고 느끼다가 이제는 ‘고투’(struggle)하거나 ‘고생’(suffer)하고 있다는 미국인들이 무려 2,400만명에 이르고 있다.
갤럽은 2008년 1월 이후 거의 매일 약 1,000명의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삶의 안정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 지 여론조사를 실시해 왔다.
2008년 1월에는 응답자들의 거의 절반인 49%가 ‘번영’하고 있다고 답변하고 51%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 반면 12월에는 번영한다는 사람들이 38%로 줄었고 어렵다는 답변이 62%로 늘어났다.
지난 한해 동안 삶이 ‘번영’에서 ‘고생’으로 변한 비율은 특히 흑인, 비즈니스 업주들, 경영인들과 35~29세 연령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반면 히스패닉, 65세 이상 고령자들과 수리업 종사자들은 삶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적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펜실베니아 벅스 카운티에 거주하는 애이미 비어스(36)가 그런 2,400만명 중 하나.
직접적인 마케팅 분야에 종사하는 그녀는 출세가로를 달리고 있었다. 지뢰를 폭발시키지 않고 무력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든 발명가와 함께 일하면서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크로아티아를 방문하기도 했고 업주들이 단골고객을 잡도록 돕는 컨설팅 회사를 직접 차렸다.
그러나 지난해 비즈니스가 어려워져 지금은 밤에 술집에서 일하면서 낮에는 직장을 찾고 있다. 그녀는 오랫동안 직장이 없는 것이 정말 부끄러웠다며 자신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과거 불경기와 달리 이번 불경기는 저소득층뿐 아니라 고학력 고속득층 근로자들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새로운 직종을 찾아 직업훈련을 받으면 됐지만 이번 불경기는 제조업에서 서비스업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과거 침체 때는 경기가 나쁠 경우 그렇지 않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면 됐지만 이번 불경기는 여파가 전국적으러 느껴지고 있다.
서부와 남부, 중서부 등지에서 ‘번영’ 답변이 두 자릿수로 감소했고 동부도 9% 이상 떨어졌다.
그래도 지난주 실시된 갤럽 조사에서 미국인들 가운데 열심히 일할 경우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할 수 있다고 믿는 비율이 3대1로 많았다.
그러나 다른 지수를 보면 비관적인 분위기가 역력하다. 예를 들어 10년 전에는 71%의 미국인들이 다음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더 잘 살 것이라고 믿었으나 지난해에는 66%로 줄어들었고 이제는 59%에 불과하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야심을 재조정하는 미국인들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발표된 노스웨스턴 뮤추얼 조사는 미국인들이 성공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조사했는데 가족과 함께 시작을 보내는 것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배우자와 사이 좋은 관계, 건강, 가정과 일의 균형을 이루는 것 등의 순이었다. ‘꿈의 집을 갖는 것’이나 ‘높은 수입’ 등 물질적인 정의가 가장 적었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4분의3명꼴로 재정적인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고 단 12%가 재정적인 안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갤럽조사에서 지난 한해 동안 행복도가 가장 낮았던 날은 12월11일로 그 날 실업수당 신규 신청이 26년만에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 다음으로 행복도가 가장 낮았던 날들도 경제에 대해 나쁜 소식이 보도된 날들이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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