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자들 불난 집안서 아내 울음소리 들었다
수사당국은 살해여부 수사...딸 충격속 눈물만
<속보>김영호·김선희씨 부부가 목숨을 잃은 25일 퀸즈 ‘베이힐 가든스’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사건<본보 2월26일자 A1면>으로 김영호·김선희씨 부부가 숨진 것은 극심한 생활고를 비관한 동반 분신자살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사 당국은 26일 실시한 김씨 부부의 시신 부검 결과, 남편 김씨는 자살로 결론 내렸으나 아내 김씨의 사인을 놓고는 현재 추가 조사를 계속해서 벌이고 있다. 수사당국은 공식적으로는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지만 남편이 아내를 먼저 살해하고 방화를 통해 뒤이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 현장인 침실과 마루, 계단 등 집안 내부 곳곳에 휘발성 용액이 뿌려져 있었던 점과 휘발성 액체로 범벅이 된 아내의 시신이 완전히 불에 탄 채로 방에서 발견됐고 남편 김씨가 거실에서 불에 덜 탄 상태로 숨져있었던 점 등을 미뤄 남편이 불을 질러 방화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이웃들은 사건 당일 화재가 난 상태에서 아내 김씨의 울음소리가 들리다가 얼마 후 갑자기 ‘쾅’ 하는 폭발음이 들렸다고 진술해 부부가 동반 분신 자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부부가 죽기 직전 새벽에 딸에게 여러 번 전화해 ‘사랑한다’는 음성메일을 남겼고 이날 딸을 일부러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조치한 점 등도 이들의 동반 분신자살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확한 사건경위는 아내 김씨의 시신 부검 결과가 나와야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김씨 부부가 이 같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배경에는 극심한 생활고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4년 전부터 운영해 온 롱아일랜드 롱비치 소재 ‘뷰티플 네일스’ 업소의 임대료(월 $1,485)가 이달까지 4개월여 동안 수수료를 포함, 총 $6,640달러가 밀려 있는 것으로 본보가 최종 확인했다.
사고 당일은 김씨 부부는 밀린 가게 임대료 때문에 퇴거소송 문제로 롱비치법원에 출두가 예정됐던 날이어서 재정적 압박감이 극에 달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김씨 부부는 아파트 임대료도 수개월째 밀린 상태다. 이웃 주민들은 유대인이 건물주라 관리규정이 까다로워 임대료 납부기한이 20일만 지나도 문 앞에 독촉장이 걸리는데 김씨 부부의 아파트 문고리에 독촉장이 걸려 있는 것을 최근 수개월동안 자주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관리사무소는 김씨 부부가 정확히 얼마 동안 아파트 임대료를 미납했는지 밝히길 거부했다. 베이힐 가든스 아파트의 2층 2베드룸의 임대료는 월 1,300~1,400달러 선이다. 김씨 부부는 생활고가 심해지면서 한국에서 급전을 구하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에는 부채 회수 대행업자들이 김씨 부부를 찾아와 돈을 갚으라고 협박했고 돈 대신 갖고 있던 차량을 가져간 것으로 전해져 이들이 알려진 것보다 심각한 재정난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김씨 부부의 딸 김양은 25일 오후 삼촌과 함께 111 관할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고 현재 친척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서에서 김양을 봤다는 한 이웃은 김양이 충격을 받아 계속 눈물만 흘렸다고 전했다. 현재 김씨 부부의 아파트와 한인이 거주하던 아래 1층과 옆집 2층의 세입자는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적십자사의 도움으로 임시 거처에 머물고 있다. <이정은·윤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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