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YT 군사독재 시절 한국민의 위안과 버팀목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7일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 최초의 추기경이자 권위주의 통치에 대한 거리낌없는 비판자’였다고 그를 소개했다.
신문은 김 추기경이 450만 명의 가톨릭 신자가 있는 한국에서 민주주의 옹호자역할을 했다면서 1987년 한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소용돌이칠 때 학생 시위대를 서울 명동성당에 피신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전했다.
김 추기경은 한 세대 이상 권위주의 지도자들이 통치하던 한국이 민주주의 길로 나아가도록 도왔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또 김 추기경이 가난한 자의 대변자였고 노동조합에 대한 폭력적인 탄압에 반대하는 등 사회적 이슈와 민주주의 문제에 활동적인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김 추기경의 약력을 전하면서 지난 1975년부터 1998년까지 북한 평양교구장을 맡았지만, 생전에 한 번도 북한을 방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김 추기경의 선종을 보도하면서 김 추기경은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한국의 군사독재 시절에 가톨릭은 물론 가톨릭 신자가 아닌 한국인들도 위안과 버팀목으로 의지했던 근원이었다고 전했다.
NYT는 김 추기경은 군사 독재자들을 대담하게 비판했었고 두려움없이 민주주의를 옹호했었다면서 그 시기에 독재정권의 무자비한 행위에 반대하는 외로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또 1987년 6.10 항쟁때 명동성당으로 몸을 피한 학생들을 체포하기 위해 성당에 경찰을 투입하려던 경찰 관계자에게 학생들을 체포하려거든 나를 밟고, 그다음 신부와 수녀들을 밟고 지나가십시오라고 말한 것을 소개하며 명동성당이 수십년간 학생운동권과 노동운동 지도자 등의 피난처가 됐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김 추기경의 재임 기간에 한국의 가톨릭 신자 수가 6배 이상으로 늘어났다면서 그러나 김 추기경의 영향력은 한국의 500만 가톨릭 신자들을 넘어선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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