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드슨강의 기적’ 여객기 탑승 린다 한 씨
막노동서 부동산 에이전트까지
이민온 후 수많은 직업 ‘파란만장’
제2 인생 ‘소망의 전도사’ 되고파
지난달 15일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이륙, 노스캐롤라이나를 거쳐 LA로 향하던 US에어웨이스 여객기. 이륙 직후 조류 충돌로 엔진 2개가 모두 멈추면서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았던 항공기는 설리 설렌버거 기장의 영웅적인 활약으로 맨해턴 옆 허드슨강에 안전하게 불시착, 155명 탑승자 전원이 무사히 구조되는 기적이 연출됐다. 당시 이 여객기 안에 탑승, ‘허드슨강의 기적’을 체험했던 한인 린다 한(52)씨가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파란만장했던 삶의 여정과 당시 기적의 순간 이후 변화와 희망에 대해 털어놓았다.
기적을 경험한 그녀에게 요즘 하루하루는 새롭게 다가온다고 했다. 말 그대로 ‘제2의 인생’이기 때문이다.
한씨를 만난 13일, 전날 밤 뉴욕주 버팔로에서 50명이 숨진 콘티넨탈 통근 여객기 추락 참사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한씨는 “사고 보도를 접하고는 정말 만감이 교차했다”며 “콘티넨탈은 추락 5분전에 사고가 났고 내가 탔던 비행기는 이륙 5분 뒤 불시착했는데 같은 5분이라도 이렇게도 다를 줄이야”라고 안타까워했다.
허드슨강 불시착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 한씨의 삶은 그야말로 문자 그대로 ‘파란만장’이었다. 고운 외모와는 달리 무척 거친 손이 그녀의 지금까지의 삶의 여정이 어떠했는지를 잘 나타내준다.
1976년 뉴욕으로 이민온 후 지난 33년간 그녀가 거쳤던 직업만 무려 97개라고 했다. 거주지도 남가주에 정착하기 전 뉴욕, 텍사스, 애리조나주 등을 다양하게 거쳤다. 부동산 에이전트인 그녀는 여성의 몸으로 각종 막노동은 물론 비행기로 농장에 약을 뿌리는 일, 은행원, 정유회사, 백만장자 별장의 청소부, 대형트럭 운전사 등 남자도 힘들 만한 일들을 해야 했고 직원 200여명 규모의 청소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한씨는 “어려서 3남매 중 둘째로 태어나 집안에 ‘Black Sheep’(반항아의 미국식 표현)’으로 자랐다”며 “언니와 남동생은 대학, 대학원을 거쳐 안정된 직업을 가졌으나 나는 그렇지 못했고 삶도 ‘서바이버’의 삶이였다”라고 회고했다.
거친 삶을 살던 한씨에게 지난 90년대 초 경험한 하나님과의 만남은 인생의 행로를 바꾸어 놓았다고 그녀는 말했다. 애리조나의 양탄자 공장에서 일할 당시 인근 교회의 이름 모를 한 전도사가 자신이 일이 끝나는 새벽에 공장 앞에 찾아와 신앙생활을 권하기도 했고, 이후 LA로 이주한 뒤 한 지인의 소개로 나간 교회의 수련회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했다.
남가주 사랑의 교회의 해외 선교개발부 일을 하며 ‘허드슨강의 기적’ 이후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한씨는 현재 주위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신앙간증집’을 준비하고 있다. 한씨는 “절망에 있는 사람들에게 기적의 소망을 줄 수 있는 ‘소망의 전도사’가 되고 싶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이종휘 기자>
‘허드슨강의 기적’의 생존자 린다 한씨는 앞으로 ‘소망의 전도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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