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스몰비즈니스를 강타하고 있는 시기에 가족들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일부 비즈니스들은 생존하고 번영하는 독특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세대 이상 존재해 오고 있는 가족 비즈니스는 경제 호황과 불황의 시기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경험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가족 비즈니스는 1인 소유 비즈니스가 갖지 못한 또 다른 잇점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온 가족의 강점을 한꺼번에 지니고 있는 셈이다. 말하자면 모든 머리와 자금이 그것이다.” 플로리다 코랄 케이블스의 가족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제프리 밀러는 이렇게 지적했다. 그는 “때로는 수백 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통합된 가족 윤리가 있다. 이런 것은 어려운 시기에 아무 연관 없는 사람들로 구성된 비즈니스 보다 더욱 그들을 단단히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아이디어와 자금 결집에 유리
노동시간 조절도 훨씬 더 유연
“도전 거셀수록 결집력 높아져”
이런 비즈니스 가운데 하나가 메인주 포틀랜드에 소재한 나이트 가족 소유의 500에이커 부지의 ‘스마일링 힐 팜’이다. 이 농장에서는 낙농 제품과 목제 제품들을 판매한다. 40대와 50대인 나이트의 12대 손 6명이 이 농장을 소유하고 운영한다. 13대손 가운데 4명이 또한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스마일링 힐 팜’의 지난해 매출은 2007년에 비해 23%나 감소했다고 소유주 가운데 한명인 워런 나이트는 밝혔다. “도전이 심한 시기에 역사는 우리를 지탱시켜 주는 힘이 된다. 우리는 실패한 세대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이트는 최근 자신의 자손들을 하나씩 불러 자기 아버지와 조부가 들려줬던 대공황 시기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나는 처음에는 아버지가 하시는 얘기를 정중하게 듣다가 아버지에게 너무 TV를 많이 보시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이렇게 과거를 회상한 나이트는 “하지만 그는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 즉 지식과 경험을 전달해 주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 웨스트 팜 비치의 고급 린넨 소매상인 ‘파이오니아 린넨스’를 3대째 운영하는 페니 머피는 아들과 딸, 그리고 25명의 종업원과 함께 이 비즈니스를 꾸려가고 있다. 머피는 자신의 비즈니스를 ‘상상속의 친구’로 여긴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남부 플로리다의 ‘엘도라도 퍼니처’ 체인에서는 거의 20명에 달하는 카포 패밀리와 700명의 종업원들이 일하고 있다. 이 체인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39세에서 60세에 이르는 6명의 카포 형제들은 쿠바를 함께 탈출했던 아버지와 함께 이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가구가 필요한 가족은 물건을 가져갈 때 도매가격에다 배달요금까지 확실히 계산해야 한다고 체인의 홍보담당인 헤수스 캄포는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이 비즈니스를 ‘니냐 린다’ ,즉 아무도 손 대지 않는 것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니냐 린다’는 스페인어로 예쁜 소녀를 의미한다.
마이애미에 소재한 플로리다 인터내셔널 대학의 ‘글로벌 기업연구소’ 앨런 카스러드 소장은 가족 비즈니스를 “가족이 돌면서 춤을 추는 토템 장승”으로 묘사했다. 그는 가족 비즈니스들은 호황기에 빚지는 것을 꺼려해 어려운 시기에도 최소한의 채무만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엘도라도 퍼니처’는 2007년 1억6,700만달러 매출에서 지난해 1억4,000만달러로 매출이 줄어 들었지만 조만간 11번째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새 매장 건설비용은 1,000만달러가 넘는데 전액 융자가 아닌, 회사의 적립금에서 지출된다. “우리는 언제 모든 것을 빼앗길지 알 수 없다는 난민 멘탈리티를 항상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일링 힐 팜’의 나이트 가족도 라인 오브 크레딧을 갖고 있지만 되도록이면 손을 대지 않으려 한다. “비즈니스가 괜찮았을 때 우리는 돈을 떼어 모아 두었다. 언제 다른 쪽 신발이 떨어질지 알 수 없으니 말이다. 우리 부모들은 좋은 시기는 영원히 계속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주입시켜 주었다”고 워런 나이트는 말했다. 종업원들에 대한 감원이나 감봉을 원치 않는 나이트가족은 대신 자신들이 가져가는 돈을 줄이고 있다고 나이트는 덧붙였다.
고통의 시기에 가족 비즈니스는 상관없는 사람들로 이뤄진 비즈니스들은 쉽게 하지 못하는 단결을 보여 준다. 플로리다 포트 로더데일에 있는 노바 사우스이스턴 대학의 가족 비즈니스 및 가족 치료 전문가인 패트리셔 콜 교수는 “가족 비즈니스는 위험할 때 등 안으로 숨는 거북이와 같다”고 비유했다. 메인주 포틀랜드의 ‘가족소유 비즈니스 연구소’의 톰 주네먼 소장도 같은 견해를 보였다. “자신들의 봉급을 줄일 뿐 아니라 일하는 시간을 늘릴 수도 있고 새로운 가족의 지분 참여도 유도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워싱턴주에서 이탈리안 식당은 운영하는 피에르토 폴레스는 부인과 자녀들의 도움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세계은행에서 정보 매니저로 일하다 은퇴한 그는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공부한 후 지난 2004년 소리소 식당을 열었다. 매출은 계속 올라 2007년에는 120만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3월 매출이 정체되더니 가을부터는 급속히 줄어들었다. 폴레스 가족은 행동을 취했다.
떠난 주방장 보조 자리를 채우지 않은 채 폴레스는 하루 12시간씩 일하기 시작했다. 주 7일 점심과 저녁 요리를 전부 그가 한다. 아버지 식당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던 폴레스의 아들과 딸은 학업과 커리어를 일시 중단한 채 풀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딸은 테이블 시중을 들고 아들은 이탈리아에서 피자 만드는 법을 배웠다. IMF에서 일하다 은퇴한 부인도 호스테스와 파스타 메이커로 풀타임 일하고 있다.
지난 10월 폴레스 가족들과 이 식당 종업원 11명이 모인 자리에서 폴레스 가족들이 더 많이 일하는 대신 종업원들은 하루 한시간 가량 근무 시간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아무도 내보내지 않았다. 그러면 경제가 더욱 나빠질 뿐이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이 중요하다”고 폴레스는 말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100인 이하 고용
가족소유 비즈니스
전국 140여만 개
100명 혹은 그 이하의 종업원을 고용한 전국의 700여만개 비즈니스들 가운데 약 20%가 가족들에 의해 소유, 운영되고 있다고 애틀란타 소재 케네서 대학 ‘콕스 가족기업 센터’의 조셉 애스트라찬 소장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부 가족 비즈니스에서는 가족 성원들이 일반 근로자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기 주장을 펼 경우 리더십이 꼬일 수도 있다. 가족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킷 존슨은 이런 문제에 봉착한 비즈니스들이 커뮤니케이션을 명확히 하고 갈등을 건설적으로 풀 수 있도록 상담해 주고 있다고 말한다.
‘파이오니아 린넨스’도 고객의 하나. 존슨은 회사 대표인 페니 머피와 그녀의 아들이자 부사장인 28세의 앨런 머피를 주기적으로 만난다. 이 모자는 아들이 관장하는 요트 부문의 마케팅과 프로모션 비용을 놓고 다른 견해를 보였다.
그리고 세대차도 존재한다. 페니 머피는 “아들은 완전히 컴퓨터에 길들여진 80년대, 90년대 세대이다. 그는 모든 것을 신속히 하길 원한다. 하지만 나는 심사숙고를 원한다. 우리는 다른 속도로 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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