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의 초호화 명품 가게들이 즐비한 이른바 `골드 코스트 매디슨 애브뉴’도 경기 한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매디슨 애브뉴 57번가에서 72번가에 이르는 이 거리는 대개 몇십년된 명품 가게들이 영업을 하면서 `그들만의 사회’를 형성해 오던 곳.
그러나 최근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곳곳에 `세 놓습니다’라는 간판이 붙어 있는가 하면, 영업을 중단하고 문을 닫은 가게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곳에서 30년 넘게 고급 수제 침구류를 팔아온 E.브라운.앤 컴퍼니는 최근 임대료가 싼 파크 애브뉴쪽으로 가게를 옮겼다. 이 가게의 수제 테이블보는 3천500달러(한화 460만원 가량), 침구류 세트는 2천390달러(한화 310만원)에 달한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 지역의 20여개 상점들이 현재 새 세입자를 구하면서 현재 비어있거나 빌 예정이라고 한다.
수제 가죽 가방이 전시돼 있던 쇼윈도우는 `세입자 구합니다’라고 쓰인 큼지막한 하늘색 천으로 가려져 있다.
40여년동안 이 지역의 부동산을 중개해온 알랜 빅터는 뉴욕타임스(NYT)에 지금껏 내가 보아온 것중 가장 나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인인 진 스피겔먼은 현재 매디슨 애브뉴의 상점 가운데 13%가 주인의 직접임대, 또는 임대인에 의한 서브렛으로 매물이 나와 있다면서, 여기에는 적임자가 나타나면 언제든 가게를 비우겠다는 세입자들은 제외돼 있다고 말했다.
NYT는 국제쇼핑센터위원회의 자료를 인용,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어떤 산업보다 큰 성장을 해온 명품점들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7.5% 하락하는 등 최악의 한 해를 겪었다면서, 이로 인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가게들이 명품 거리를 떠날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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