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 대우로 입학 기쁨도 잠깐
정부보조 없어 학비 조달 ‘쩔쩔’
풀타임 뛰며 공부하기 ‘허덕’
언제 졸업할수 있을지 ‘까마득’
샌피드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캐리나 데 라 크루즈(18)는 지난해 3월 UCLA로부터 합격통지를 받고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아메리칸 드림의 문이 열리는 것 같았다.
고등학교에서 간신히 상위 20%에 들었던 데 라 크루즈는 UCLA에 들어가리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합격의 기쁨은 잠깐이었다.
LA타임스는 2일 데 라 크루즈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많은 불체자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한 후 재정 및 학업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거주자로 인정받아 등록금 부담은 크게 줄지만 주 정부나 연방 정부 보조는 불체자라는 이유로 받지 못한다. 결국 기숙사 생활도 포기해야 하고, 돈을 벌며 학교를 다녀야 하므로 학업을 제대로 끝마칠 수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멕시코에서 태어난 데 라 크루즈는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고 또 어머니는 자신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별로 달가워하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녀는 보이즈&걸즈 클럽에서 일을 하지만 어머니는 그녀가 풀타임으로 일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데 라 크루즈는 당시 기숙사 생활을 꿈꿨지만 곧 포기해야 했다. 샌피드로 아파트 거실에서 2인용 소파를 침대로 삼는 그녀는 버스를 타고 UCLA에 오는 데에만 2시간30분이나 걸린다.
UC계열은 체류신분을 묻지 않고 불법체류자들에도 주민 등록금을 적용하지만 불법체류 학생들은 연방 및 주정부 보조를 거의 받지 못한다. 데 라 크루즈의 경우, 보이즈&걸즈 클럽에서 1만680달러를 모금해 줬지만 두 학기를 충당하는 정도였다.
심리학 전공인 데 라 크루즈는 8월에 들어서야 클래스에 등록할 수 있었는데 이미 대부분의 과학 클래스는 만원으로 더 이상 학생을 받지 않았다.
그녀는 12유닛까지만 등록하고 나머지는 성적에 들어가지 않는 선택과목 2개로 채워야 했다.
그녀는 또 B학점을 유지하려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간신히 버티고 있다. 생물학 클래스를 위해 밤새 공부했지만 C플러스에 그쳐 첫 학기 평균이 B 마이너스였다. UCLA 신입생들은 10학년과 11학년 학교 성적(GPA)이 평균 4.22점인 반면 샌피드로 고교에서 GPA가 3.365였던 데 라 크루즈는 실력이 자기보다 쟁쟁한 학생들과 겨뤄야 한다. 그녀는 36점 만점 ACT 시험에서 21점을 받아 가주 퍼센타일이 48에 그쳤고 800점 SAT 과목시험에서 380점을 받았다.
이제 데 라 크루즈는 과연 UCLA를 졸업하더라도 샌피르도 아파트에서 탈출하는 열쇠가 될 수 있을지 갈수록 회의적이다. B학점으로는 대학원에 갈 형편은 안 될 것이고 대부분의 회사들은 불체자를 고용할 리가 없다. 당시 친구들은 UCLA보다 더 저렴하고 집에서 가까운 칼스테이트 롱비치를 조언했지만 데 라 크루즈는 꼭 UCLA에 가고 싶었다. 이제는 매일 80마일씩 통학할 가치가 있는지 확신하기 어렵다. 그녀는 UCLA가 주는 기회가 “졸업장을 벽에 다는 것으로 끝이 되지 않을지” 걱정이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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