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컬도로 90마일 질주 음주운전 차량에 참변
숨진 에이프릴 황씨의 아버지 브라이언 황씨가 슬픔을 가누지 못하고 울먹이고 있다. <박상혁 기자>
1일 새벽 라하브라
에이프릴 황씨
졸업·결혼 앞두고
“올해 대학 졸업과 결혼을 앞두고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가다니…”
캐릭터 디자인에 능력을 발휘하며 장래가 촉망되던 젊은 한인 여성이 음주운전자의 과속 차량에 들이받혀 꽃다운 목숨이 스러져간 사고가 발생,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풀러튼에 거주하던 한인 에이프릴 황(27·한국명 준희)씨가 라하브라에서 광란의 질주 차량과 마주하는 불운을 당하게 된 것은 지난 1일 새벽 1시30분께.
라하브라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이날 남자친구 집에서 친구들과 모임을 가진 뒤 자신의 애큐라 인테그라 승용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라하브라의 비치 블러버드와 임페리얼 하이웨이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던 중 맞은편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과속으로 달려오던 마즈다 승용차에 들이받혀 그 자리에서 숨졌다.
백인 여성 브리트니 슈츠(20)로 밝혀진 상대방 운전자는 당시 만취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고 있었으며 현장에서 즉시 체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슈츠는 사고 당시 시속 90마일 이상의 과속으로 질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럭키부동산 대표 브라이언 황씨와 황경자씨 부부의 2녀 중 장녀인 황씨는 UC어바인에서 범죄학을 전공하면서 동시에 NHL 프로하키팀 ‘애나하임 덕스’ 경기장의 하키샵 매니저로 일해 왔으며 평소 하키 선수들의 스케이트에 애니메이션을 그려주고 그가 직접 고안한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디즈니사에 팔리기도 하는 등 재능을 보여왔다.
또 올해 한 학기만 남겨둔 대학을 졸업하고 남자친구와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다.
청천벽력같은 사고 소식을 접한 어머니 황경자씨는 “딸애가 2주전 남자친구와 결혼을 하겠다고 상의를 하면서 행복해했다”며 “그래서 내가 ‘엄마의 딸로 태어나주어 고맙다’고 하자 오히려 ‘좋은 딸이 되지 못해 미안해’라고 했었는데 이렇게 갈 줄 몰랐다”고 울먹였다.
아버지 브라이언 황씨는 “새벽에 경찰에 집에 찾아와 설마 했었다”며 “이런 일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지만 내 딸이 직접 당할 줄이야”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숨진 에이프릴 황씨.
사고 다음날인 2일 사고 현장에는 숨진 황씨의 지인과 이웃 주민들의 잇달아 찾아와 꽃을 놓으며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했다.
황씨의 장례식은 오는 5일 오후 7시 로즈힐스 메모리얼팍 스카이 로즈 채플에서 엄수될 예정이다.
한편 숨진 황씨의 친구들은 그를 추모하는 성금을 모아 음주운전 방지 운동 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종휘 기자>
에이프릴 황씨가 음주운전자의 과속 차량에 받혀 숨진 현장에 지인과 주민들이 가져온 추모 꽃다발이 가득 놓여있다.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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