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오렌지 글사랑 모임’ 신임회장 박경호 시인
OC 글사랑 모임의 박경호 신임회장이 회원들의 창작에 필요한 교재들을 많이 준비해 나누어줄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조로 한국문단 등단, 최근엔 신앙시에 몰두
“오랜세월의 창작 열정 회원들과 나누고 싶어”
‘오렌지 글사랑 모임’의 신임회장 박경호(64) 시인은 경희대 학보사 기자, ‘패밀리’ 잡지 편집장, ‘해외시절’ 발행인 등 거의 평생을 글속에서 살아온 문학인이다. 고 조병화 교수에게서 시를 배우면서 당시 일본소설 ‘설국’에 감명 받고 여성 심리를 알기 위해 ‘국제복장학원’에서 재봉틀을 배울 정도로 열성적인 ‘문학청년’이었다.
문학 세계를 넓히기 위해 ‘옷’이라는 색다른 환경에 뛰어들었지만 박 시인의 시는 망가졌다. 방황과 고민 속에서 청년기를 보내면서 그는 한국에서 등단조차 하지 않았다. 복장학원에서 배운 옷 만드는 기술을 바탕으로 ‘입술이 슬픈 의상실’이라는 이름의 옷가게를 열었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고 1983년 이민 길에 올랐다.
박 시인은 당시 롱비치에 있던 맥도널 더글라스 항공기 제작사에 취직해 기내 인테리어를 만드는 안정된 직장을 5년 동안 다녔지만 글 쓰는 작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해 91년 창간된 ‘패밀리’ 잡지 편집장을 맡았다. 그 잡지는 LA에서 3호째 발행 후 폐간됐다.
생계가 막막했던 박 시인은 한국에서 배웠던 옷 만드는 기술로 LA 다운타운에 의류 매뉴팩처를 차렸지만 4.29폭동이 발생했던 92년 당시 경제상황이 어려웠고 아내마저 난소암에 걸려 비즈니스를 접었다.
그 이후 박 시인은 평소 관심을 갖고 써 두었던 시조 몇 편을 김호길 시조시인에게 보였고 김 시인이 한국의 ‘시조문학’에 보내 당선되면서 글쓰기에 몸담은 지 30여년만에 정식으로 등단했다.
박 시인은 “지금도 문인들은 내가 시조시인으로만 알고 있다”며 “현대시의 맹점을 시조를 통해서 고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조를 쓰기 시작했고 현대시를 시조의 운율에 맞추면 훨씬 좋아진다”고 말했다.
현재 풀러튼에 거주하고 있는 박 시인은 지인인 기영주 시인을 알게 되어 오렌지 글사랑 모임에 가입해 10년째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이번에 회장을 맡게 됐다. 아내의 암이 완치되면서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신앙시에 매달리고 있다. 당초 목표가 100편의 신앙시를 쓰는 것이었는데 벌써 200편을 넘었다.
박 시인은 오랜 세월동안 모아두었던 창작에 관계되는 교재들을 글사랑 모임 회원들에게 나누어줄 계획이다. 회장 임기 동안에 회원들이 지금보다 10년 젊어진 글을 쓸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자료들을 준비해 소개할 생각이다. <문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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