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버나디노와 리버사이드를 통칭하는 인랜드 엠파이어는 현재로서는 비즈니스를 시작하기에 좋은 곳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이곳 실업률은 전국 평균보다 1/3 높은 9.5%다. 인구 430만의 이곳 주택의 1/3에 달하는 35만채가 차압된 상태다. 상업용 건축이 중단되는 바람에 짓다 말거나 빈 채로 남아 있는 건물이 수두룩하다. 이곳 경제 전망을 분기 별로 내놓고 있는 ‘정치 경제 연구소’의 존 휴징은 “이 지역 경제가 살아나는데 3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난 10년간 가장 빨리 성장한 지역의 하나인 이곳에 스몰 비즈니스 창업자들이 몰리고 있다. 불황으로 주택과 공장 가격이 싸진 것이 이들을 부르는 매력의 하나다. 그러나 이번 불황이 시작되기 전 이 지역 학교와 비영리 기관들이 마련해 놓은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도 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값싼 상업용 렌트·주택값 덕에 기업들 몰려
대학 연구소 비즈니스 지원 프로그램도 한몫
칼스테이트 샌버나디노대 부속 ‘인랜드 엠파이어 기업가 센터’가 중소기업 소유주들을 위해 최근 마련한 모임은 활력과 희망으로 넘쳤다. 참석자 중 한 명인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숀 바커는 지난 10월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에게 수학과 물리를 가르치는 버콤 테크놀러지라는 회사를 차렸다.
알함브라의 탤라디가 칼리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바커는 선생들의 강의를 녹음해 아이파드에 담은 후 학생들에게 나눠준다. 이 서비스를 교육구에 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는 그는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학생들이 배운 것을 복습하도록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생들이 서버에서 이를 다운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자동화할 생각이다. 그러는 데는 10만달러 정도가 든다. 그는 이 돈을 대줄 투자가나 연방 혹은 주 정부의 도움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자금을 마련하기 힘든 때지만 회사 계획을 연방 의회 의원들에 보냈다며 장래를 낙관하고 있다. “새 행정부와 새 교육부 장관인 안 던컨이 새 방식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칼스테이느 샌버나디노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갖고 있는 필릭스 주니가는 지난 9월 트럭 소유주들이 규제와 융자, 보험과 경영에 대처하는 것을 돕기 위해 아마다 비즈니스 서비스라는 회사를 차렸다. 인랜드 엠파이어는 주요 물류 센터다. LA와 롱비치 항에 도착한 화물들은 트럭에 의해 60마일 떨어진 이곳으로 옮겨져 열차에 실린 후 전국 각지로 운반된다.
그러나 트럭 소유주들은 어려운 시절을 맞고 있다. 불황으로 국제 무역량은 줄어드는데 새 환경 법규 때문에 엔진을 다시 고쳐야 한다. 그와 동시에 은행은 융자를 꺼리고 있다. 주니가는 “트럭 회사의 실패율은 높다. 회사를 세워 망하는데 보통 14개월 걸린다”며 “그러나 위기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때일수록 그들은 우리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창업주들만 기회를 잡으려는 것은 아니다. 생긴 지 8년 된 젬파워는 미 해군을 상대로 배터리 수명을 연장시켜 주는 연구 계약을 따낸 회사다. 이 회사 사장인 존 제임스는 “컴퓨터든 중장비든 우리는 배터리 수명을 2배에서 3배 연장 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금 고객을 경찰과 소방서까지 넓히려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방부 프로그램에 따라 컴퓨터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는 칼스테이트 기업가 센터가 이를 추천하면서 이 작업은 시작됐다.
UC 리버사이드가 스몰 비즈니스를 돕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처럼 ‘인랜드 엠파이어 기업가 센터’도 학교를 넘어 비즈니스 업계에 관여하고 있다. 이 센터 소장이자 경영학 교수인 마이클 스털은 이 센터가 공공 기관에 자문과 기술 서비스를 제공, 연 200만달러의 운영 기금을 독자적으로 마련한다고 말했다. 이 센터는 매년 지역내 혁신적 기업을 장려하기 위해 매년 ‘기업가 정신상’을 수상하고 있다.
이 상을 받은 기업의 하나는 화학 치료를 받으면서도 식욕과 영양분을 잃지 않도록 하는 음식 보충제를 만드는 온코누트리션이라는 회사다. 리버사이드에 본부를 둔 이 회사는 학교 생물학과 및 의대와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 지역의 싼 상업용 빌딩 렌트비의 덕을 보고 있다고 올로프 몰스테드 사장 겸 창업주는 말했다.
이번 불황에 인랜드 엠파이어의 싼 부동산 값은 뜻하지 않은 자산이 되고 있다. 아메리칸 커스텀 코치 사 사장인 찰리 멜로는 2만3,000평방피트 규모의 공장을 온타리오에서 레드랜즈로 옮겼다고 말했다. 공장 확장으로 X 레이부터 유방암 검진, 피 검사 등에 사용될 수 있는 밴을 제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1988년 브라질에서 가주로 이주해 온 멜로는 “불황에 대해 이야기 하지 말라”고 말한다. 이 회사는 카타르, 쿠웨이트, 아부다비, 두바이에서 앙골라에 이르기까지 여러 나라들로부터 의료용 밴 주문을 받기에 바쁘다. 그는 지난 달 말 “지금 앙골라로 가는 중”이라며 “밴 오더가 14대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2년간 직원 수를 현 24명에서 4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LA의 유리 제조회사인 지루 글래스는 최근 샌버나디노에 4만평방피트 규모의 빌딩을 300만달러에 샀다. 이 회사 사장인 앤-메렐리 뮤렐은 “그 돈으로 그런 공장을 지을 수 없다”며 이 공장으로 제조 업무를 옮기고 라스베가스 지역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집값도 남가 다른 지역에 비해 싼 편이다. 뮤렐은 “25만달러면 5베드룸 주택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직원들도 기꺼이 집을 사고 싶어 한다.
그런 직원들이 이 지역 경제를 살리는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랜초 쿠카몽가에서 강철 파이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시어링 인더스트리 사장인 리 시어링은 말한다. 그는 “이곳 경기가 오랫동안 너무 좋았기 때문에 성장세가 멈추는 것은 필연적이었다”며 “그러나 이곳으로 이주하려는 숙련 노동자들이 기업들의 이주를 유도할 것이며 그것이 경기 회복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 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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