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시대를 맞아 뉴욕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공항 출입문을 빠져나오고 있다.
무비자 시대가 개막된 지 한 달이 넘었다.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시행 후 지난 한 달 동안 한국인 무비자 입국자 수는 전국적으로 약 3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한국인 6명 중 1명은 뉴욕으로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과 경기침체, 항공기 비수기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대부분의 뉴욕 한인들은 무비자 효과를 아직 못 느끼겠다는 반응이다.
반면 그동안 알게 모르게 준비해 온 일부 한인 업소들은 무비자 특수를 본격 선보일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환율이 최근 1,200원대로 안정세를 보였고 내년 1월 오바마 정권의 본격 착수로 인한 경기 회복이 기대되면서 무비자 효과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 대한항공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무비자 시행 첫날인 11월17일 입국자수는 8명에 불과했으나 이후 꾸준히 증가해 12월18일 32명으로 4배나 증가했다.
이처럼 한국인 방문객의 점진적 증가가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무비자 효과의 대표적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여행·숙박·투자 회사들의 고객잡기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여행
“준비 완료!”
미관광협회는 무비자 시행으로 2007년 80만명이었던 한국인 관광객이 앞으로 3년 내에 2배 이상 늘어나 연간 180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비자 시대를 맞아 뉴욕·뉴저지 일원 한인 여행사 중에는 방문객 맞이를 위한 초석을 다지고 본격 활동에 돌입할 준비가 돼 있는 업소들이 제법 많다. 이들은 한국인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부동산 투자, 어학연수, 아이비리그 견학 등 특화된 서비스를 기존의 관광 패키지에 첨가했다. 분야별 전문가 영입은 물론 한국이나 미국 내 관련 업소들과의 제휴도 이미 마친 상태다.
한인 여행업소로는 유일하게 맨하탄 시내 관광버스를 운영하는 동부관광은 무비자 시대 한국인 여행객 증가에 대비해 관광버스를 추가 제작 중이다.동부관광은 몇 년 전부터 한국의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을 방문, 아이비리그 투어를 홍보해왔다. 관광 수요증가에 대비, 아메리칸 에어라인 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연합을 비롯, 한국의 대형 여행사 하나, 모두, 롯데 투어 등과 제휴를 맺어 무비자 시대를 준비해 왔다. 박승현 실장은 “맨하탄 소재 어학원 조니와 계약을 맺어, 주 18시간의 영어 공부와 맨하탄 관광을 겸한 어학연수 프로그램도 선보인다”고 말했다.써니여행사는 원스탑 샤핑을 특화로 내걸고 한국내 대표 여행업체 3사와 제휴를 추진 중이다.
써니여행사의 크리스 변 사장은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 유학 및 어학연수 등 분야별 전문가 확보와 여행 편의를 돕기 위한 공항 픽업 서비스,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사용가능한 휴대폰 이용 등 만반의 준비가 갖춰진 상태”라며 “관광객들이 한국에서부터 방문 목적에 맞는 전문화된 관광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무비자 시대를 겨냥해 지난 11월 오픈한 여행사 뉴요커투어는 영화 촬영지 투어, 부동산 투어, 골프 투어, 웨딩 투어, 뮤지컬·영화·오페라 투어 등 고급 여행 상품들을 내놓았다.
뉴요커투어는 자체 리무진을 한 대 보유하고 있으며 뉴욕시 리무진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어 차량 서비스를 제공한다.
■숙박
호텔과 민박 등 숙박업계도 서비스 확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연중 전체 고객의 20~30%가 한국인 손님인 맨하탄 32가의 호텔 스탠포드는 무비자 시대를 맞아 고객 증가에 대비, 온라인 서비스 확대와 객실 레노베이션을 한창 진행중이다.호텔 스탠포드의 크리스틴 조 매니저는 “무비자 시대를 앞두고 호텔은 또 기존의 영어로 운영되던 호텔 웹사이트에 한국어 서비스를 추가하고, 한국의 계열사를 통한 마케팅 활성화, 호텔내
24시간 한국어 서비스 강화를 작업 중이다”고 말했다.
커네티컷 소재 크리운플라자 호텔은 학부모 및 학생들의 미 동부 아이비리그 투어를 타깃으로 삼았다. 크라운플라자의 아이작 이 사장은 “호텔의 위치상 커네티컷과 매사추세츠 소재 명문 아이비리그와 보딩스쿨 견학을 타깃으로 한 상품 개발에 주력했다”며 “일대 학교 관계자들과 접촉,
학교 탐방 프로그램 개발에 이미 착수했다”고 말했다.호텔보다 저렴한 숙박료를 강점으로 내세운 민박 업소들은 몇 개월 전부터 한국의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움이나 네이버, 싸이월드 미니홈피, 자체 웹사이트 등을 통해 홍보를 펼치고 있다. 일부 민박 업소들은 퀸즈와 맨하탄, 뉴저지 등에 1호점부터 5호점 이상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들의 이용이 잦은 뉴욕 일원 대표적인 민박 웹사이트로는
WeLoveNY(www.cyworld.com/weloveny), 강남하숙(www.nykangnam.com), 게스트하우스(www.nyguesthaus.com) 등이 있다. 이들은 숙박료가 비싼 뉴욕에서 호텔보다 저렴한 여행 경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웹사이트에는 방 사이즈와 숙박 기간에 따른 요금 정보와 화장실 공용 여부, 취사 가능 여부, 심지어 맨하탄 관광 명소에 대한 소개가 사진과 함께 올려져 있어 방문자들이 현지 상황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게 하고 있다.
맨하탄의 민박업소 블루밍하우스는 공항 픽업부터 시작해 관광 가이드, 인터넷 사용과 케이블 TV 시청 등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각 방에 냉장고는 물론, 드라이기와 다리미까지 갖추고 있다. 뉴욕메이트는 방문객의 간단한 빨래를 그냥 해주고 컵라면이나 김치, 맥주 등 음식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기타 사업·투자
무비자 시대는 한·미 간 사업 교류 및 증진을 꾀하는 사업가들에게도 절호의 기회다.미국 현지 기업 중 한·미 간 교류 증대를 구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기업은 아직 많지 않지만, 비즈니스 컨설팅·교육·결혼정보 사업을 중심으로 무비자 특수를 적극 활용하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 ACO 글로벌은 미국 시장 진출을 계획하는 한국 기업이 현지에 정착할 수 있도록 사무실 마련부터 지사 및 법인체 설립, 미 주류시장에서의 사업 홍보 및 마케팅 전략 등 일련의 설립 과정을 돕는다.
ACO 글로벌은 산하에 ACO 커뮤니케이션을 두고 한미 양국 간 전화 카드 판매 및 단기 방문객이 필요로 하는 휴대폰 대여 사업을, 뉴요커투어를 통해 여행 및 관광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한국인 방문객들에게 필수품인 전화 카드 사업과 관련, 이승원 대표는 “한국통신(KT) 아메리카와의 제휴를 맺어 ACo는 KT의 전화카드를 공급받아 미 동부와 중부 지역 및 온라인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비자 시대를 맞아 단기 어학연수를 계획중인 학생 및 직장인을 겨냥한 한인 교육업체도 있다.
어학원 유니버셜 잉글리쉬 센터는 영어 프로그램 뿐 아니라 숙박 시설까지 제공하는 교육 상품을 마련했다. 맨하탄과 퀸즈에 어학원을 둔 유니버셜 잉글리쉬 센터는 그동안 한국과 일본 지사, 한국내 20여개 유학원을 통해 무비자 방문객의 어학연수 프로그램 문의를 접수해 왔다. 프로그램은 신청인의 필요에 따라 4주, 6주, 8주, 12주 코스가 있다. 마땅한 숙소를 찾지 못하는 학생들은 어학원의 자체 숙박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유니버셜 잉글리쉬 센터의 헨리 박 원장은 “한국인들의 숙박 편의를 위해 학교측에서 기숙사 건립을 진행 중이며 오는 2월쯤 완공될 예정이다”고 말했다.무비자 시대를 맞아 미주 동포와 결혼하려는 한국 예비 신랑·신부들의 문의가 최근 잇따르면서 결혼정보업체들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미국 방문이 용이해지면서 미국에서의 맞선 기회가 쉬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뉴욕지사의 이순진 부사장은 “미국 내 동포와의 만남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근래 하루 평균 3~4건 정도 된다”고 말했다. 선우에 문의하는 고객들은 남성보다는 여성이 많으며, 초혼과 재혼 문의는 7대3 정도 된다. 이를 위해 선우는 얼마 전 한미 간 선남선녀의 맞선을 주선해주는 ‘커플매니저 SOS’라는 상품을 출시했다. 커플매니저 SOS 서비스’는 회원이 직접 자신의 이상형을 찾는 ‘셀프매칭’ 형식의 서비스이다.
<정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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