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향해 LA-워싱턴 자전거 횡단
새해 1월20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두고 LA타임스는 ‘취임으로 가는 길’이라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12월 초 LA를 출발한 피터 킹 기자와 커크 맥코이 사진기자 팀은 자동차로, 비행기로, 때론 기차로 대륙을 가로지르며 전쟁과 경제위기와 정치변화의 와중에서 희망의 시대를 기다리는 미국민들의 표정을 전하고 있다. 오바마의 취임식을 보기위해 LA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발한 한 젊은이의 대륙횡단 여정도 시리즈 중 한편이다.
그는 바람처럼 획 지나갔다. 긴 머리, 환한 웃음, 빠르게 움직이는 무릎, 승리의 ‘V’ 자를 만든 두 개의 손가락을 흔들며. 워싱턴을 향해, 오바마의 취임식을 향해 달리고 있는 라이언 보웬은 이제 막 미 대륙의 등뼈인 컨티넨탈 디바이드, 록키산맥 분수계를 지났다.
그러나 초기 대륙횡단 마차행렬이 그처럼 환호했던 분수령을 지나면서도 그는 자축할 여유가 없다. 그저 계속 달려야 한다. “앞으로 갈 길이 멀었어요. 아직도 한참입니다” 뉴멕시코 데밍의 길옆 카페에서 더블 브리또를 먹으며 보웬은 말한다.
옥시덴탈 칼리지 졸업생, 하일랜드파크의 주민인 22세의 보웬은 12월 초 LA를 출발했다. 그 자신과 많은 미국인들이 국가 변환의 순간으로 생각하는 이 시기를 기리기 위해 ‘뭔가 특별한 것’을 하고 싶어서였다.
“어느 날 갑자기 생각이 들었지요” 코스를 정하고, 지도를 챙기고, 여행 일지를 쓰기위해 웹사이트 www.bikingforobama.com을 개설하고, 지나는 코스 인근에 사는 친구들에게 하룻밤 재워줄 수 있느냐고 연락하고…2주여 만에 준비를 완료했다.
계절을 감안해 플로리다 세인트오거스틴까지 쭉 남쪽을 향해 달리다가 지중해변을 따라 올라가기로 코스를 잡았다. 지금은 혼자 달리지만 워싱턴에 도착할 무렵엔 50~100명의 자전거주자들이 합류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까지 그는 총 4,000마일 중 4분의 1을 지났다. 지난 주 뉴멕시코에서 취재진과 마주쳤던 날엔 일출 직후에 로즈버그를 떠나 일몰 직전에 라스크루세스에 도착하는 120마일을 달렸다면서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타이어 펑크를 3번이나 당했고 내비게이션 오작동으로 표지 없는 자갈길 황야에서 헤맨 적도 있었으며 짖어대는 개들에 혼쭐이 난적도 있었다. 빠른 뒷길이 있다는 헛된 정보에 시간을 허비하기도 했고 요란스럽게 도로를 휘젓는 대형 트럭의 기세에 하이웨이 갓길로 달려야 했으며 사막지대 강한 바람에 밀려 고생도 했다.
대학 풋볼선구였던 그의 근육질 체중은 10파운드나 빠졌다. “이렇게 달리려면 하루 8,000 칼로리를 섭취해야 한다고 해요. 그러자니 하루 종일 먹고 또 먹어야 합니다” 그는 디저트에 단백질 첨가제를 듬뿍 뿌리며 웃는다.
도대체, 그는 왜 이런 일을 할까?
우선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젊고, 낙천적이고, 막 대학을 졸업해 취직하기 직전이며 미혼이라 거칠 게 없다. 그리고 보웬은 워싱턴까지의 4,000마일 사이클링을 일종의 탐험, 단순히 미국을 가로지르는데 그치지 않고 미국의 심장부로 들어가 보는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절박한 시기에 사람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사는지를 알고 싶습니다. 오바마가 주창해 온 변화·진전·희망이, 모든 게 그 반대인 어두운 현 상황에서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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