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인근에서 가장 분주히 오가고 있는 한마디는 “당신의 방은 하룻밤에 얼마예요?”다. 풀어 말하자면 내년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을 보러 미 전국에서 밀려드는 사람들이 지불하려는 숙박료를 뜻한다. 버지니아주 교외지역 3베드룸 주택은 취임식 한주 동안 5만7,000달러에 렌트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릴랜드주 교외지역 4베드룸 주택은 같은 기간 6만달러를 부르고 있다.
워싱턴 주민들, 반짝 특수 돈벌이에 너도나도 동참
오바마 취임 전후 DC 인근 호텔 초만원상태
숙박료 천정부지…1주 5만7,000달러에 주택렌트도
미국의 첫 흑인대통령의 역사적 취임식에는 미 전국에서 1백만명 이상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인근 5개 카운티의 호텔방은 전부 합해보아도 9만5,000개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호텔 방은 1월20일 취임식 두 달 전부터 이미 동이 난 상태다. 인근만이 아니라 멀게는 펜실베니아와 웨스트버지니아까지 만원을 이루었으며 캠핑지도 다 찬 상태다. RV를 렌트하여 오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아파트와 그 기간 동안 바꿔 살자고 호소하는 타주민도 있다.
혹한의 겨울밤에 숙소를 확보하려는 이들의 노력이 필사적이 되면서 불경기 속 이 같은 반짝 특수 활용에 워싱턴 주민들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집과 방, 소파와 지하실 등을 임대시장에 내놓은 주민들이 부지기수다.
“역사적 순간을 돈벌이에 이용하느냐”는 비판도 튀어나오고 있지만 “이처럼 시기적절하고 스마트한 투자가 또 어디 있겠느냐”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어쨌든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비싼 임대는 워싱턴에서 24마일 떨어진 버지니아주 샨틸리 인근 3베드룸 주택의 1주 5만7,000달러라고 변호사 키스 벨은 전한다. 해외거주 방문객과 주택 소유주 간의 임대계약을 리뷰해준 다른 변호사로부터 이 이야기를 들은 벨 변호사는 크레이그스리스트를 통해 자신의 집을 1주 6만달러에 내놓았다. 그러나 워싱턴에서 11마일 거리에 있는 4베드룸 자기의 집엔 렌트 오퍼가 없어 며칠 후 하룻밤 6,000달러라는 ‘시중가격’으로 낮추어 다시 올렸다고 그는 말한다.
버지니아 알링턴의 원베드룸 아파트는 2만5,000달러에 주말렌트가 가능하며 워싱턴 채널에 정박한 하우스보트의 1주 숙박은 2만달러, 무료 샴페인이 제공된다.
물론 부지런히 찾아보면 아직도 괜찮은 가격의 숙소는 남아있다. 워싱턴 브룩랜드 지역의 3베드룸 아파트는 1박 350달러이며 “먼저 오퍼를 내보라”고 광고하는 하숙집도 있다.
취임식 전후의 숙박시설을 서치하는 웹사이트도 신설되었다. 부동산업 경험이 있는 4명의 30대 남성들이 만든 inarguralhomes.com이다. 무료인 Craigslist와는 달리 9달러95센트에서 24달러95센트까지의 수수료를 받는다.
이처럼 임대업이 갑자기 성행하자 D.C. 정부는 이를 규제하는 대신 부추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임대시 비즈니스면허를 요구하는 규정을 중단시켰으며 임대부동산에 대한 인스펙션 의무조항도 해제했다. “정식신청을 접수할 경우, 폭주하는 업무를 도저히 처리할 수가 없어서요. 실용성과 환영 분위기의 균형도 맞추어야 하고…”라고 시 검사장 피터 니콜스는 설명한다. 이번 특수를 위해 시당국은 주민과 방문자간의 렌트 계약서 견본을 온라인에 올려놓았다.
온라인 트래블 사이트들을 점검해보면 메트로지역은 취임식 사흘전부터 당일까지 모든 숙박업소의 예약이 거의 완료된 상태다. 그러나 조지타운 리츠칼튼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은 아직 남아있다. 그러나 4일간 숙박료가 무려 9만9,000달러다.
앞으로 한두주 사이 약간 ‘값 싼’ 호텔의 예약이 가능할 수도 있다. 디파짓을 지불 안하는 등의 이유로 예약 취소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인데 그래도 1박 500달러 최소 4박 이상의 가격 이하는 찾기 힘들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예상한다. 그것도 온라인에 올라오지는 않고 직접 호텔에 전화를 걸어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취임식 특수로 돈을 벌겠다는 욕심이 없는 워싱턴 주민들에겐 교환 제의도 줄을 잇는다.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의 한 사람은 크레이그스리스트에 이런 호소를 올렸다: “17세인 내 아이와 나는 오바마 당선을 위해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네바다와 덴버까지 달려가 봉사했지요. 만약 당신이 DC에 꼭 남아있어야 하지 않는다면 취임식 기간 우리와 집을 잠깐 바꿔 살지 않으실래요? 이곳에 오셔서 새와 꽃과 바나나 트리, 레몬트리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집, 아름다운 날씨를 즐기세요, 제발!”
<뉴욕타임스-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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