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 글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하고, 독자들에게 유익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장에서 물품들이 대량생산되어 나오듯 각종 책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이때, 과연 독자들에게 이 책의 출간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자신의 최초 저서인 ‘인간 정신의 추락과 정상을 향한 도전(예영 커뮤니케이션)’을 출간한 장석민 목사(애틀랜타 중앙성결교회 담임목사)는 이렇게 출간 결정의 고민을 그의 저서 서문 첫 머리에 고백하고 있다.
이런 고민에도 불구하고 장 목사가 ‘인간 정신의…’을 출간을 결심한 이
유는 “각종 생활규범과 서고방식의 정당성이 해체된 현대주의 생활양식에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자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저서를 “논문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니며 현대인들의 생활패턴과 인간사조현상을 조명하고 평가한 일종의 사회 비평서”라고 스스로 평가한 장 목사를 ‘출판감사예배’를 드린지 며칠 뒤인 지난 13일 오전 따로 만나볼 수 있었다.
-먼저 이 책은 어떤 책인가?
“내가 현직 목사지만 이 책은 신앙서적도, 개인 감성을 담은 에세이도 아니다. 한마디로 학문적 논리를 근거로 현대의 정신적 혼탁 내지 정신의 상실을 도덕적 기준에서 판단하고 인간성을 회복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즉, 정상(Normal)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원래 모던이즘은 전통적인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지만 1945년 이후 득세하고 있는 포스트 모던이즘은 기존의 고정관념과 가치를 부정하거나 깨는 특징을 갖고 있다. 개인의 개성과 자율을 강조하지만 전통 사회의 가치를 폄하하는 경향이 짙다.
동, 서양으로 구분하자면 동양은 유교사상이 지배적이었던 반면 서양은 자유와 개인주의 사상이 주류를 이루면서 사회의 전통적인 가치에 대해 존중하는 경향이 적다.
동양은 서양에서 이미 3류 문화로 판정돼 용도폐기된 하류대중문화를 광신하고 있다. 작금은 동서양을 불문하고 가정이 해체되고 전통질서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우리 모두 정상을 되찾아야 할 때다.”
-그렇다면 정상(Normal)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나?
“성경 창세기 1장을 보면 하나님이 자연을 창조하시면서 6일째 되던 날 인간을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고 말하고 계신다.
인간의 모습이나 외모가 아니라 존엄성을 볼 때 너무 좋았다는 의미다. 정상으로 되돌아 가자는 말은 하나님의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고 하셨던 그 때의 그 모습으로 돌아가자는 얘기다.
또 정상을 돌아가자는 것은 ‘고전’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시카고대 알란 브룸 교수는 이미 1980년에 그의 저서 ‘아메리카 정신의 종말’에서 미국사회가 고전과 전통이 무너지고 가치관의 혼란 속에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전으로 돌아가자’는 솔루션을 제시한 바 있다. 여기서 고전이란 희랍시대의 도덕주의와 이상주의를 일컫는다. 또 유대주의를 비롯한 기독교정신을 말한다.
나도 전적으로 동감이다. 즉, 하나님의 영적 성품을 회복하고 ‘심히 좋았다’고 하신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희랍시대의 철학과 사상이 기독교정신과 양립할 수 있나?
“성경 갈라디아서에서 보면 ‘성령의 열매’라는 말이 있다. 생활 속의 도덕성을 강조한 부분이다. 희랍시대의 사상이나 철학은 종교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인간의 도덕적 진리를 강조하고 있다.
희랍시대 도시국가들은 시민들에게 자유를 허락하되 책임과 의무를 강조했다. 교회도 기독교적 윤리와 도덕을 가르쳐 교인들이 세상 범죄와 유행에 물들지 않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능과 능력을 키워 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정상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이를 수 있나?
“원칙을 지켜야 한다. 원칙은 원리적 규칙을 말한다. 인간은 자유의지가 내적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자기마음대로 하고 싶은 삶의 욕구를 다 충족시키지 못하며 산다. 다시 말해 자유행사를 제한하는 것이 규칙이다.
삶은 자유스러운 것이지만 그 내면에는 규칙이 있다. 생활의 규칙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원칙은 먼저 종교적 가르침에서 얻을 수 있다.
종교는 선을 갈망하는 정신적 구조로서 인간의 영을 개발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영적 체계다. 기독교적 가르침은 원칙과 정상의 개념을 깨닫게 해주는 기본적인 요소다, 다시 말해 하나님 자신의 원칙이고 하나님 형상이 정상이다.
이외에도 도덕과 국가나 사회법이 정상의 표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삶은 최후의 원칙으로서 우리 삶의 모델이다. 예수님은 인간에게 자유도 주시고 동시에 인간이 지지 못했던 책임과 의무를 다 지신 분이다.
또 예수님은 도덕성의 원리일 뿐만 아니라 창조를 통해 번영의 축복을 주신 분이므로 우리 삶의 표상이 된다.”
-책의 자세한 내용은 직접 보면서 깨닫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첫 저서인데 출간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이 책의 주요 내용은 지난 97년부터 99년까지 한국일보에 연재한 내 칼럼이다. 당시 칼럼은 종교적인 면뿐만 아니라 사회문제도 많이 다루었다.
이 때의 원고를 모아서 2006년말경 약 두달에 걸쳐 수정하고 일부는 새롭게 쓰고 해서 이번 책이 탄생하게 됐다. 출판사를 섭외하는 과정도 의외로 수월하게 해결됐다.
내용을 보더니 전적인 공감을 나타내며 오히려 원고료도 선불로 지급해 주었다. 이번 출판감사예배 때 나눠주었던 책들은 그 원고료를 주문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가장 고민됐던 부분은 이 책이 출판물 공해에 일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이 책이 과연 독자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었다. 하지만 이제 이것은 독자의 몫이다.”
-현직 이민교회 목회자로서 이민교회를 진단해달라.
“성도들의 경우에는 자신들이 편한 대로 그리고 좋은 대로 신앙생활을 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다 보니 이동도 심하다. 또 교회는 성도들을 두고 경쟁하는 비성경적 모습이 많다.
교회는 오도된 영성만을 강조하고 성장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복음을 통해 성도로 하여금 기독교적 삶의 열매를 맺도록 도덕훈련과 윤리를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성도들도 비정상의 신앙으로부터 돌아와 생활윤리에 힘쓰고, 나아가 사회정화운동을 전개하는 성도가 돼야 한다.” <이주한 기자>
<장석민 목사 약력>
1980년 서울신학대 졸업
1986년 노스이스턴 바이블 칼리리 졸업(B.A)
1989년 에모리대 신학대학원 졸업(M,Div)
1991년 하버드대 신학대학원 졸업(Th. M)
1995년-현재 애틀랜타 중앙성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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