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영화에 치중하던 소니 영화사가 가족 오락용 영화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이제까지 소니는 폭력이 난무하고 총알이 비 오듯 쏟아지는 젊은 남성용 영화에 치중해 왔다. ‘스파이더 맨’ ‘멘 인 블랙’ 혹은 제임스 본드 류의 영화들이다. 그런데 주 고객이던 그들 젊은 남성층이 인터넷이나 비디오게임 같은 데 빠져서 전 같이 영화관을 찾지 않게 되자 소니가 생각을 바꾼 것이다. 가족들이 모두 손잡고 같이 영화관으로 향할 수 있는 영화라야 승산이 있겠다는 판단이다.
관객 감소 추세 속 보증수표는 가족영화
부모자녀 함께 즐기는 영화 만들어야 성공
‘액션’ 치중하던 소니도 가족영화로 방향전환
컬버 시티의 소니 스튜디오는 지금 상당한 재정적, 인적 자원을 쏟아 부으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제까지는 다른 영화사의 몫으로 남겨 두었던 가족 오락용 영화를 본격적으로 개발하는 작업이다. 소니가 디즈니 비슷해지는 것이다.
현재 소니가 구상 중인 작업은 80년대 만화 영화 ‘스머프’나 ‘구즈범프스’를 보다 폭넓은 연령층의 입맛에 맞도록 새로 만들고, 왕년의 인기 영화 ‘가라데 킷’이나 ‘고스트버스터’ 그리고 1968년 뮤지컬 ‘치티 치티 뱅뱅’을 리메이크 하는 것 등.
영화시장이 계속 제자리걸음을 하는 상황에서 거의 유일하게 돈벌이가 되는 영화는 가족 영화라는 사실을 소니도 간과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근년 가족용 영화는 박스 오피스를 독점하다시피 해왔다.
그렇다고 소니가 ‘스파이더 맨’과 같은 기존의 성인 대상 코미디나 저가 제작 호러 영화들에서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 그런 영화들을 제작하는 한편으로 부모와 자녀들에게 같이 어필 할 수 있는 가족 영화를 만들어서 앞으로 계속 줄어들 영화 관람객을 붙잡아 보겠다는 판단이다.
가족용 영화시장은 규모가 엄청난 데다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소니는 이제까지 그 쪽에 별로 손을 대지 못했다고 소니의 영화담당 총 책임자인 에이미 파스칼 공동 회장은 말한다.
할리웃의 다른 스튜디오들이 모두 그렇듯이 소니도 금년 영화 제작 건수를 줄였다. 보통 한해에 30편 이상을 제작했지만 올해는 20편에 그칠 것이다. 아울러 ‘게이샤의 추억’이나 ‘마리 앙톼네트’ 같은 어른용 드라마 영화들은 앞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런 영화들은 좋아하는 관객층이 너무 좁아서 제작비를 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소니가 가족 오락용 영화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시장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가장 영화관을 많이 찾던 그룹은 젊은 남성들이었는데 이들의 발걸음이 뜸해진 것이다. 이들이 인터넷이나 비디오 게임 혹은 빅 스크린에 들러붙어서 집 밖으로 나오지를 않는 경우들이 많아졌다. 반면 어린이와 부모를 겨냥한 가족 영화들은 대박을 터트리기 일쑤이다.
아울러 곤두박질치는 경제도 소니의 방향전환과 무관하지 않다. 한 푼이 새롭게 어려운 경제 상황에 소비자들이 힘겹게 번 돈을 영화 티켓이나 비싼 팝콘, 베이비시터에 써버리려 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요즘 어린이들은 가족들과 함께 어울리기보다 게임기나 페이스북, 텍스트 메시지 같은데 빠져 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들이 모두 시간을 같이 보내기에는 가족 영화만큼 좋은 것도 없다고 컴먼 센스 미디어의 창설자인 제임스 스타이어는 말한다. 이 기구는 온라인으로 부모들에게 미디어 안내를 해주고 있다.
게다가 가족 영화처럼 수익성이 좋은 영화도 없다. 지난 5년 동안 매년 가장 수익이 많았던 10대 영화 중 절반 이상은 가족 영화였다.
‘가족 영화’에 대한 정의는 근년 상당히 폭넓어졌다. 전통적인 G급 영화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카리브의 해적들’ ‘해리 포터’ 같은 영화들이 모두 가족 영화에 속한다.
지난 1985년부터 가족 영화의 발전상을 추적해온 무비가이드라는 단체에 의하면 1985년 당시 가족들을 겨냥한 영화는 6%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 가족영화는 전체 영화의 40%에 달한다. 가장 많은 관객들을 모으고 있는 분야가 가족 영화이다.
사실 소니는 거의 10년 전 ‘스튜어트 리틀’을 제작,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선구자적 위치에 서면서 박스 오피스 성공을 거두었었다. 하지만 이후 소니는 이 분야에는 별로 공을 들이지 않았다. 디즈니, 20세기 폭스, 픽사,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등에 양보를 해온 셈이다.
그런데 지난해 ‘앨빈과 칩멍크스’가 대박을 터트리면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제작비 7,000만달러의 이 영화로 소니는 전 세계에서 판 티켓만으로 3억6,05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러니 소니 이미지웍스와 소니 애니메이션 등 이미 갖추고 있는 두 분야를 활용, 라이브 액션과 애니메이션을 섞은 유사 영화들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다고 소니가 당장 몇 달 내로 가족 영화를 내놓는 것은 아니다. 구상을 하고 영화를 제작해 시장에 내놓기 까지는 2년 정도가 소요된다.
소니가 가족 영화의 테이프를 끊을 것으로 생각 중인 영화중의 하나는 ‘스머프’. 1980년대 어린이 만화영화였던 ‘스머프’를 라이브 액션과 애니메이션 곁들여 각색, 온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로 내놓을 계획이다. 영화가 나올 시기는 2010년 12월정도.
아울러 10세 전후 어린이들이 무서운 이야기로 즐겨 읽던 ‘구즈범프스’, 10~12세 연령층을 주 독자층으로 했던 ‘문제아’(Problem Child)를 각색, 그 보다 더 어린 아이들과 그 부모들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영화로 만들 계획이다.
컴먼 센스 미디어의 스타이어는 부모들이 자녀들과 함께 즐길 영화를 목말라 하는 만큼 가족 영화 인기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소니를 포함, 점점 많은 영화사들이 푸근하고 아기자기한 가족 영화로 방향을 트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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