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 앙등, 교통체증 고속도로의 대안으로 떠올라
앰트랙 승객수 2,870만명 돌파, 사상최고 기록
오바마 당선자 전국적 고속철도 공약…‘붐’ 일듯
열차로 여행을 해본 적이 있는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답은 ‘노’다. 열차여행은 편의에서가 아니라 일종의 호기심에서 하는 것이다. 그동안의 미국적 통념이다. 때문에 열차 여행은 그다지 일반화 되지 못했던 것이다.미국에서 자동차 여행시대가 열린 것은 지난 50년대다. 주와 주를 잇는 고속도로망이 뚫리면서 열차여행은 일종의 사양화의 길을 걸어왔다. 요즘 들어 그 추세가 바뀌고 있다. 여전히 자동차의 천국이 미국이지만 열차여행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반세기만에 복고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내 곳곳에서 열차여행이 새삼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연료비가 치솟았다. 하이웨이는 항상 트래픽으로 만원이다. 공항도 마찬가지다. 이런 것들이 열차 이용객들을 늘리고 있다. 열차는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이제는 통근수단이 되고 있다. 또 500마일 이상 떨어진 곳, 다시 말해 장거리 여행을 할 때면 열차를 찾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지난주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주민발의안 1A가 통과됐다. 이 발의안은 베이 지역과 남가주를 잇는 지역에 시속 200마일의 탄환열차 시스템을 800마일에 걸쳐 건설하기 위해 100억 달러의 공채를 발행하는 안이었다.
중서부 지역에서는 시카고를 중심축으로 9개 주의 도시들을 연결하는 거대한 철도망 건설안을 교통 당국자들은 추진하고 있다.
열차는 자동차와 비행기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먼저 깨닫고 있는 쪽은 정부 당국자들이 아니라 일반 대중이라는 게 연방하원 교통위원회 위원장인 제임스 오버스타의 지적이다. “도시 간 열차서비스에 있어 미국은 이제 일대 전환기를 맞는 시점에 있다.” 이어지는 그의 말이다.
열차 서비스인 앰트랙은 지난 수년간 고전에 고전을 겪어왔다. 승객 수가 별로 없어서다. 그 앰트랙이 지난 9월30일로 끝난 회계연도에 승객 수 2,870만으로 기록을 세웠다. 전 회계연도에 비해 11%가 는 것이다. 이 같은 승객수의 기록적 증가와 함께 열차티켓 판매고 역시 기록을 세웠다. 같은 회계연도에 17억달러를 마크, 전 해에 비해 2억달러가 증가한 것이다.
대중교통수단으로 열차여행은 철로 보수 등 인프라 개선에 필요한 자금 줄을 쥐고 있는 연방의회에서도 점차 호의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미국의 교통관련 인프라는 상당히 낙후돼 있다. 때문에 높은 연료비용, 과포화 상태의 도로, 과부하가 걸린 교량, 또 대부분이 2차 대전 때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항공교통 통제 시스템 등의 문제와 연방의회는 씨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방의회는 지난달 5년에 걸쳐 130억달러를 앰트랙에 지원하는 안을 가결했다. 열차, 다시 말해 철로교통의 중요성을 확인한 것이다. 연방의회의 이 앰트랙 지원안은 탄환열차 같은 고속 철도망 개발을 장려하고 또 주정부들이 새로운 도시 간 열차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을 돕기 위해 따로 20억달러의 연방정부 보조비를 책정한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앰트랙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보였고. 따라서 철도망개선에 소극적이었던 부시 대통령도 결국 이 안에 서명을 했다.
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고, 또 크레딧은 한층 타이트해지면서 철도망 개선 주창자들은 연방의회가 배정한 이 자금을 전액 지원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미국은 로비의 나라다. 철도보다는 고속도로와 항공망 개선이 더 시급하다는 쪽이 강력한 대 의회 로비를 펼칠 때 특히 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말하자면 먹을 입은 많은데 음식은 제한돼 있는 꼴이라고 할까. 교통문제와 관련해 의회가 현재 맞은 입장이다.” 조 맥휴즈 앰트랙 부사장의 지적이다.
철도망 개선 주창 세력은 그러나 강력한 원군을 만나게 됐다.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가 바로 그다. 오바마 당선자는 중서부 지역 일대의 철도망 확충 안을 강력히 지원해 왔다. 거기다가 오바마는 고속 철도망을 미 전국으로 확대하는 안을 주요 교통정책으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도는 ‘친환경 시대’ 주 교통수단
주마다 고속열차 시스템 도입박차
도시와 도시가 촘촘한 철도망으로 연결돼 있는 유럽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열차 이용객이 적은 편이다. 예외적인 지역이 있다. 워싱턴DC와 보스턴을 연결하는 회랑, 캘리포니아의 일부지역, 그리고 시카고를 기점으로 해 외곽으로 뻗는 철도망 등이다. 형편이 이러하므로 동북부 지역을 제외하면 티켓 판매대금으로 직접적인 운영비도 충당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비판자들은 때문에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앰트랙 서비스가 없거나, 열차 편이 뜸한 지역 주민과 열차 편이 잦고 빠른 서비스를 받는 지역 주민들이 철로 개선 정부지출과 관련해 같은 세 부담을 지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애리조나 연방 상원의원인 제프 세슨스 같은 사람이 바로 그런 비판자로 앰트랙 시설 개선을 위한 획일적인 세 부담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근본적으로 미국이 일종의 국제적인 철도망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이지 못하다.” 이어지는 그의 말이다.
그렇지만 일부 주들은 계속해 보다 낳은 열차 서비스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미국 내 어느 주보다도 야심적인 철로 프로젝트 추진 주민발의안을 통과시켰다. 100억 달러 공채발행안인 프로포지션 8이 그것이다.
이 안을 추진한 세력은 고속철도시스템 건설은 캘리포니아의 각 공항의 적체상황 해소에 도움을 주고 해외 석유의존도를 줄이고, 또 무엇보다도 자동차배기가스 방출량을 감소시켜 온실효과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비판세력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공채발행을 위해 주정부는 증세를 단행할 수 없다는 게 그 하나다. 그리고 투자의 운선순위가 잘못 됐다는 것이다. 도심권 대중교통 시스템개선과 고속도로 건설이 더 시급하다는 게 또 다른 반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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