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처방전 없이 약을 조제해 주는 한인약국들에 대한 정부당국의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한인끼리의 비리혐의 제보 혹은 고발하는 사태에 대한 찬반논쟁이 다시 한번 일고 있다.
최근 확인된 바에 따르면 주정부 약품단속반(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 이 상당수 한인약국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모 한인약국의 A모씨는 “DEA의 조사관이 신고를 받고 왔다면서 처방전 없이 감기약 등을 제조해 준 기록을 압수해 같다”고 전했다.
이들 DEA 조사관들은 이 약국뿐만 아니라 한인약국 대부분을 조사해 처방전 없이 약을 조제해 준 혐의가 발견된 약국들에게는 일단 경고장을 발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이번 한인약국 조사는 모 한인의사의 제보에 의해 이루어 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처방전없이 약을 조제해 주는 행위에 대해 한인약국 관계자들은 일단 그 자체가 불법행위임을 인정하면서도 현실적인 여건상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음을 항변하고 있다.
또 다른 한인약사 B씨는 “보험이나 기타 형편이 안되는 동포들을 상대로 부득이한 경우에만 조제를 해주고 있는데 일이 이렇게 확대돼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번 한인약국 사태로 인해 한인사회에서는 소위 ‘한인이 한인을 고자질’하는 사태에 대한 찬반논쟁이 다시 한번 뜨거워지고 있다.
이미 한인사회에서는 올해 2월에는 한인자동차 중개상들의 판매행태에 대해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한인에이전트가 주정부에 신고를 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다.
이어 3월에는 불법택시영업을 하던 한인택시업자가 역시 동종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한인업자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된 사건이 발생했었다.
이처럼 심심할 때마다 터지는 한인끼리의 고발 혹은 비리혐의를 제보하는 현상에 대해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반응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일어나고 있다.
더구나 한인끼리의 고발 가능성은 이번 한인약국업계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 및 업종에서도 상종하고 있어 점차 ‘뜨거운 감자’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단 현재 한인약국업계의 사태를 포함해 ‘한인끼리 고자질’ 사태를 보는 한인사회는 일단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3월 당시 불법택시영업제보와 관련해서 한 콜택시 회사 대표는 “불법 택시영업은 근절돼야 하는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한인끼리 고발하는 것은 이민사회 특성상 바람직스런 해결책은 아닌 것 같다”며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또 한인약국사태와 관련해소 모 한인의사도 “처방전 없이 약을 조제해 주는 것은 분명 위법행위지만 같은 한인끼리 관계당국에 신고까지 할 필요가 있나?”며 한인이미지만 나빠진다며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동조의 입장도 만만치 않다.
조지아 한인의사 협회의 한 의사는 “처방전 없이 약을 조제해 복용했다가 문제가 생겨 병원을 찾아 온 환자들을 보면 뭔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가슴 아프지만’ 한인끼리의 제보 사태는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택시업계의 관계자도 “같은 동포라는 아픔이 있지만 불법택시가 만연하면 이용고객들에게도 결국은 뜻하지 않은 손해가 발생한다”며 역시 동조의 뜻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은 지금과 같은 한인끼리의 고발사태의 가능성이 한인사회 전방위적으로 포진하고 있어 앞으로 큰 한인사회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는 데 있다.
현재 한인사회는 유흥업계는 물론 건축업계 그리고 소규모 학원이나 심지
어는 한방업계에서도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한인끼리의 고자질’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왜 이처럼 최근 들어 한인끼리의 고소고발사태가 늘어 나고 있을까?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사상 유례없는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즉, ‘밥그릇’싸움이 주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택시업계의 한 관계자도 “합법적인 영업을 할 경우 보험료나 사무실 운영비 등 비용이 더 들고 택시요금도 규정대로 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불법택시의 경우 비용도 부담할 필요가 없고 요금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어 영업에 타격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따라서 지난 3월 경찰에 불법 택시영업을 신고한 경우도 자신의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또 이번에 문제가 된 한인약국사태와 관련해서도 한 의사는 “한인약국이 계속해서 처방전 없이 약을 조제해 판매하면 결국 병원운영이 어려워져 환자들의 진료에도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이와 같은 상황을 종합해 보면 최근 경기불황과 겹쳐 경쟁이 심화되면서 당위성에 대한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한인끼리의 고자질’사태는 뚜렷한 결론없이 ‘뜨거운 감자’논쟁으로 남을 전망이다. <이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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