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희 유력정치인 반열에… 최석호 재선
스티브 황보·버지니아 한, 현역 벽 못넘어
풀러튼과 라팔마 한인의원 배출 숙제로
현직은 승리했고, 신인은 패배했다. OC에서 출마한 한인 후보들의 성적표다.
어바인 시장에 당선된 강석희 의원은 시장 미전역 한인사회는 물론 한국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대표적인 한인 정치인 대열에 올라섰다. 같은 시 최석호 의원도 무난히 재선에 성공해 목표를 달성했다. 기대를 모았던 라팔마 스티브 황보 후보는 스티브 셰나한 후보 돌풍의 희생양이 됐고, 풀러튼 버지니아 한 후보도 결국 현역 의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당선과 낙선을 가른 가장 큰 요인은 현직 프리미엄과 그에 따른 인지도 차이였다. 한인 후보가 출마한 모든 선거에서 라팔마의 스티브 셰나한 후보를 제외하면 모두 현직 의원이 당선됐을 정도로 현역의 벽은 높았다. 셰나한 당선자는 현역 시장과 시의원의 지지를 받아 공석을 꿰찰 수 있었다.
강석희 의원은 “역시 현역 의원이라는 명함이 갖고 있는 프리미엄이 대부분 선거에서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버지니아 한 후보도 “낙선운동의 대상이 됐던 딕 존스 의원이 민주당계 단일후보로 막대한 선거자금을 쓴 카렌 할루자 후보를 가볍게 제압하는 것을 보고 현직의 힘을 느꼈다”고 말했다.
조직과 경험의 차이도 승패의 분수령이 됐다. 현역 의원으로 지역기반을 튼튼히 다져온 강 의원과 최 의원은 각각 팀을 구성해 전략적으로 캠페인을 진행했다.
팀으로 선거를 치르니 자원봉사자도 넘쳤다. 반면 풀러튼의 한 후보는 홍보 피켓을 설치할 때 아르바이트 학생을 고용할 정도로 인력난에 시달렸다. 황보 후보도 라팔마 지역에 변변한 한인단체나 후원자가 없어 거의 혼자 힘으로 선거를 치렀다.
한 후보는 “풀러튼에 한인 인구는 많지만 내세울 만한 단체가 없어 맨파워가 부족했다”며 “선거전에 늦게 뛰어든 데다 조직 부재로 구심점이 없으니 당연히 자금도 부족해 효과적인 선거운동을 펼칠 수 없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낙선의 고배를 마신 두 정치신인과 달리 강석희·최석호 의원은 이번 승리로 남가주를 대표하는 한인 정치인이라는 입지를 더욱 굳혔다.
최석호 의원은 “한 회교단체에 ‘위험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조금 타격을 입었지만, 시의원으로 4년간 열심히 일한 것을 주민들이 인정해 준 것 같다”며 “주하원 출마는 조금 더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풀러튼과 유력한 후보가 나섰던 라팔마에서도 새로운 시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것은 OC 한인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다.
도움을 요청하는 한인 후보들에게 일부 한인단체와 교계, 커뮤니티 유력 인사들이 취한 어정쩡한 자세도 문제다. 한 단체는 한인 후보보다 타민족 후보에게 더 많은 선거자금을 모아줘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한 한인 후보는 “유대계 후보라는 이유만으로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유대계 단체의 풍토가 한인 단체에서도 형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도 “특정 이슈와 후보 때문에 일회성으로 선거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선거 때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성숙한 한인사회가 되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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