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당선자 선거의 밤…축제의 도가니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의 이름을 외치는 함성이 시카고 전역을 뒤덮었다.
건국 232년 이래 최초의 흑인 지도자를 환영하는 기쁨과 감격의 울림이었다. 오바마 당선자의 선거의 밤(election night)행사에 참여키 위해 4일 시카고 다운타운 소재 그랜트 팍에 모인 25 만명의 시민들은 새 지도자를 바라보며 ‘승리’와 ‘변화’를 목청껏 부르짖었다.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개혁과 화합을 갈망하는 두 주먹은 펴질 줄 몰랐다.
오바마 당선자의 선거의 밤 행사가 열린 다운타운 소재 그랜트 팍에는 행사 시작 두 시간 전인 오후 6시30분부터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거리에는 공원으로 향하는 인파의 물결이 넘쳐흘렀으며, 오바마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 수건, 인형, 모자 등을 판매하는 상인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그랜트 팍 인근 주점 등에는 오바마 당선자의 승리를 미리 예견이라도 하듯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애주가들이 모여 축배를 드는 모습이었다.
행사 시작 시간인 8시30분이 가까워지면서 하나 둘 씩 그랜트 공원에 몰려든 시민들은 대형 모니터를 통해 개표 상황을 지켜보며 때론 환호를 때론 탄식을 보냈다. 티켓이 있는 사람들은 허치슨 필드에서 티켓이 없는 이들은 버틀러 필드에서 분리돼 모였지만 오바마 후보의 승리를 기원하는 마음은 매 한가지였다. 개표 초반 오바마와 매케인 후보가 버지니아, 미주리, 오하이오주 등지에서 엎치락 뒷치락 접전을 벌이는 분위기를 연출하자 일부 지지자들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기도 했었다.
그러나 오바마 후보는, 특히 지난 2004년 당시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가 패했던 오하이오, 아이오와, 뉴멕시코, 버지니아 등에서 마침내 승리하면서 대승을 예고했다. 격전지 중 한 곳이었던 펜실베니아에서 오바마 후보가 이겼다는 소식은 승리에 대한 믿음에 쐐기를 박는 단비와도 같은 뉴스가 됐다. 마침내 오후 10시경, 오바마 후보의 승리가 확정됐다는 소식이 대형 모니터를 통해 흘러나오자 행사장은 환호화 함성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이어 11시경 오바마가 부인인 미셀 오바마와 자녀 등과 함께 마침내 연단위에 모습을 나타내자 행사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큰 소리로 오바마, 오바마를 외치며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의 탄생을 축하했고, 오프라 윈프리, 브래드 피트, 제시 잭슨 목사 등 지지자들의 눈에는 눈물이 흘렀다. 두 손을 번쩍 들고 감격하는 사람, 서로 껴안는 이들, 소리를 지르는 이들 등 기뻐하는 모습도 각양각색이었다. 그러면서도 오바마 당선자에게 거는 경제 회복, 인종문제 해소, 국가 안보, 세계 평화 등 변화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저버리지 않는 표정이었다.
오바마 후보는 승리 수락 연설에서 만약 아직도 미국이 오든 것이 가능한 나라이고 건국의 꿈이 살아 있다는 것을 의심하는 이들이 있다면 오늘이 바로 그같은 의문에 대한 대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 동안 나를 지지해준 가족, 캠페인 관계자들, 그리고 국민들에게 너무나 감사드린다며 그러나 앞으로 더욱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난국을 헤쳐 나가자고 역설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오희영 잰 샤코우스키 연방하원의원 한인후원회장은 시카고에 지지기반을 두고 있는 오바마 당선자가 흑인으로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앞으로 경제 회복 및 소수계를 위한 처우 개선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웅진 기자 jinworld@koreatimes.com
사진: 그랜트 팍에서 열린 오바마 랠리에 참석한 지지자들이 오바마를 연호하는 가운데 오바마 당선자가 승리의 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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