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대 미국 대통령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선후보가 막판 ‘대세론’ 굳히기에 돌입하며 당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오바마는 특히 각종 여론조사와 조기투표, 선거인단 확보 예상치에서 모두 매케인을 앞서고 있어 커다란 변화 없이 현 지지를 계속 유지할 경우 건국 232년만에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오바마의 이같은 돌풍은 그가 내세운 변화와 희망 메시지, 그리고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경제위기와 이라크전 등 부시 행정부의 지난 8년 실정에 대한 부정적 심판이 유권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실제 투표장에서 인종 변수가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소위 ‘브래들리 효과’가 실제로 드러날지 가 중요한 변수로 도사리고 있다.그러나 이미 중심추는 오바마쪽으로 기울어졌다는 데 대다수 선거 전문가들과 미국 언론들은 이견(異見)을 달지 않고 있다.28일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와 매케인의 지지율 격차는 평균 5~9%에 이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이날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가 지지율 52%를 기록하며 매케인(44%)보다 8%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또 라스무센 조사에서는 오바마 52%, 매케인 44%를 보였고,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 50%, 매케인 45%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과 조그비 공동여론조사에서도 오바마는 49%의 지지율로 매케인(44%)을 눌렀다.여론조사뿐 만아니라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34개주의 조기투표에서도 오바마는 매케인을 20%포인트 이상 앞지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이와 함께 선거인단 확보예상치에서도 오바마는 당선 과반수인 270명을 넘어서며 매케인에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CNN방송은 오바마가 277명, 매케인이 174명의 대의원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고, 정치전문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306명 대 157명으로 오바마의 압승을 예상했다.
오바마는 이밖에 오하이오, 플로리다, 미주리,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등 이번 선거 결과를 결정할 수 있는 경합주(swing state)에서 매케인을 3~4%포인트 가량 앞서고 있다. 선거전문가들은 대선을 불과 1주일 남겨놓은 상황에서 매케인의 역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매케인이 예상을 뒤엎고 막판 대역전에 성공한다면 미국 대선 사상 최대의 이변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선거 개표에서 오바마 승리를 조기 점칠 수 있는 ‘리트머스 테스트’(litmus test)로 꼽히는 웨스트버지니아주의 경우 경제 문제와 인종 문제가 첨예한 갈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실제 결과를 점치기 어려운 실정이다.웨스트버지니아주의 경우 인종 갈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95%에 달하는 백인 노동자들은 심각한 경제 위기와 현 지도자들에 대해 질색해 하고 있어 민주당은 인종 갈등을 넘어 오바마를 선택할 것이라는 희망에 차 있다.
그러나 웨스트버지니아주는 유권자들이 지난 2000년 대선과 20004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선출한 공화당 선호 ‘레드 스테이트’(red state)이고 AP통신과 야후가 지난 9월 공동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백인 민주당원의 3분의1 가량이 흑인 후보에 대한 최소한의 부정적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답해 인종문제의 영향이 크게 작용할 수 있는 지역이어서 공화당은 메케인 후보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선거 전문가들은 비록 장기화되는 금융위기에 미 경제가 침체되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 지역에서는 두 후보가 백중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어 웨스트버지니아주 만큼은 실제 개표를 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는 지역으로 분류, 결국 이번 선거를 사전에 점치기 어려운 박빙 선거로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민주당은 오바마의 대세론에 힘입어 11월4일 대선과 동시에 실시되는 상.하원 의원 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두며 다수당의 위치를 확고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특히 현재 49명의 상원 의원을 확보한 민주당은 상원 선거를 통해 법안을 단독 처리할 수 있는 60석 이상을 차지해 백악관 주인으로 들어선 오바마의 개혁 변화 정책을 실정으로 옮길수 있는 명실상부한 슈퍼 다수당(super majority)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매케인-로키산맥 서부 3개주에 백수진
오바마-금융위기 덕게 공화 아성까지 잠식
미국 대선을 불과 1주일 남짓 남겨둔 가운데 전통적 접전지역(swing state)의 의미가 무색해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금융위기 덕에 이들 지역에서 앞서고 있는 데다 공화당의 아성까지 잠식하면서 신흥 접전지역을 만들어가고 있다.
▲오늘 당장 투표하면 오바마 압승=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최근 1주일간 여론조사를 평균한 결과 오바마는 선거인단 355명을 확보, 당선권인 270명을 85명이나 초과하는 것으로 25일 집계됐다. 반면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156명으로 당선권에서 114명이나 모자란다. RCP는 여론조사에서 근소한 차이라도 앞서면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간주한다. 보수적으로 선거인단 전망을 내고 있는 뉴욕타임스 집계에서 오바마는 압도적 우세지역에서 196명, 근소 우세지역에서 90명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매케인은 압도 우세지역에서 155명에 그치고, 근소 우세지역은 8명에 불과하다. 박빙 분류 지역은 플로리다,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인디애나, 미주리, 네바다 등 6곳(선거인단 89명)인 것으로 신문은 분석했다. 그러나 이들 박빙지역 가운데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전통적 접전지인 펜실베이니아는 오바마 손으로 거의 넘어가는 분위기다. 오바마는 오하이오에서 6%포인트로 격차를 벌렸다. 플로리다에서는 2%포인트 차로 간신히 앞서고 있으나 현재 진행 중인 조기투표에서 민주당 유권자 투표율이 50%를 훌쩍 넘어 30%대 후반에 머문 공화당을 압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3개 지역(선거인단 68명)에 대한 매케인의 필승전략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매케인은 펜실베이니아에 전력하고 있으나 오바마에 11%포인트나 뒤지고 있다.
게다가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지역마저 오바마쪽으로 기울면서 박빙지역으로 바뀌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가 최근 10차례 선거에서 9차례나 승리한 노스캐롤라이나가 대표적 사례다. 라스무센리포트 조사에서 매케인은 2%포인트 앞섰으나 이 지역 WSPOC방송 조사에선 같은 차이로 오바마가 앞서고 있다. ‘러스트 벨트(rust belt·공업지역)’인 인디애나 역시 오바마가 2%포인트 앞서 1964년 이래 공화당이 내리 승리한 전통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매케인,로키산맥 서부 사수=다급해진 매케인은 25일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유세에서 오바마의 세금정책을 물고 늘어지는 등 로키산맥 서부 3개주(선거인단 19명)인 뉴멕시코, 네바다, 콜로라도 사수에 나섰다. 3개주는 2004년 대선에서 공화당이 석권한 곳이다.
외할머니 병문안을 위해 23∼24일 하와이에 다녀온 오바마도 이날 네바다주 유세를 통해 맞불작전에 들어갔다. 매케인은 그간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자신의 정치적 고향 애리조나를 둘러싼 이들 3개주에서 배수진을 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네바다는 접전 중이지만 콜로라도와 뉴멕시코는 이미 오바마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런 와중에 매케인과 세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측의 불화설도 불거졌다. 페일린 측근들은 녹음된 음성메시지를 통해 상대를 비난하는 선거운동인 ‘로보콜’을 비판하는 등 선거전략과 관련해
매케인측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매케인측도 이번 선거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염두에 두고 활동하는 등 통일된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페일린에게 눈총을 보내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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