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의 열기를 알 수 있는 할로윈 장치들.
웨스트체스터 통신(노 려 통신원)
매년 이맘때면 집집마다 호박과 마귀할머니, 거미줄 등 재미있는 치장들이 눈길을 끌고, 할로윈 제품을 파는 가게들은 ‘이번엔 어떤 커스츔을 입을까...’ 흥분한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로 북적이곤 한다. 그러나 올해 많은 주민들이 월 스트릿과 관계된 직업을 갖고 있어 부촌으로 알려진 이곳의 올 핼로윈 풍경은 예년과는 달라 보인다. 대통령후보들이 월 스트릿과 메인 스트릿의 관계를 외치지만, 웨스트체스터의 거리만큼 월 스트릿과 가까운 곳도 드물 것 같다. 다우 지수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고, 증권 숫자에 빨간색과 초록색이 교차될 때 마다 웨스트체스터 거리의 표정도 달라진다.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도 바뀌고 옷 입는 패션이나 색깔도 확연하게 달라진다.
지난해부터 경제가 나쁘다 소리들은 했지만, 최근에는 실제로 문을 닫는 가게가 눈에 띠게 늘어나 경제악화의 분위기를 실감하게 해준다. 주말이면 바글거리던 한국 네일 살롱의 직원들이 앞치마를 입은 채 가게 앞 공터에 나와 베드민튼을 치는 어색한 광경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보일 정도이다. 그만큼 올해는 분위기가 예년과 확실히 달라졌다. 경기불황을 어디서건 느낄 만큼 모둔 것이 한산해 보인다. 그런 만큼 이번 대통령 선거에 거는 미국국민들의 기대도 지대한 것 같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치열한 싸움이 신문지상이나 TV뉴스에서뿐 아니라 동네 골목 안에서도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단풍과 국화꽃이 만발한 정원마다, 나름대로의 할로윈 치장과 함께 각각 다른 대통령 지지자의 팻말들을 내 걸고 있는 모습이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나타내고 있다. 파티 용품을 파는 가게에서 만난 한 미국여성은 “이번 할로윈 파티는 ‘선거(Election)’를 주제로 할려고 해요” 라며 주홍색, 까만색 대신에 빨강과 파랑색의 종이접시를 사고 있었다.
한편, 아이들이 받아오는 캔디에 중국산 멜라민이 섞여있으면 어떻게 하냐고 걱정하는 소리도 들었다.즐거워야 할 할로윈 시즌조차 우울하기만 한 요즈음, 떨어지는 나뭇잎을 바라보면서 과연 이 미국의 정치, 경제가 어떻게 변화되어갈지 착잡하기만 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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