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행정부의 영장 없는 도청 협조요구에 응했던 통신업체들에 면책특권을 부여하는 ‘해외정보감시법’(FISA) 개정안이 9일 상원에서 통과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상원 표결 직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FISA 개정안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그동안 통신업계에 면제특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경고했었다.
민주당 주도 의회와 부시 행정부는 지난 1년간 FISA 개정안이 통신업체 가입자들의 사생활 침해냐, 아니면 테러리스트 적발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냐 여부 등을 놓고 논쟁을 벌여왔다. 특히 9.11테러 후 영장 없이 미국인들의 개인정보를 정보기관에 전달한 AT&T, 버라이존 등 통신회사들에 책임을 면제해주는 문제를 놓고 시비가 계속됐는데 지난달 하원이 FISA 개정안을 가결한데 이어 이날 상원도 부시 대통령에 손들어 찬성 69표, 반대 28표로 통과시킴으로써 도청에 대한 정치, 사회적 논란이 일단 막을 내리게 됐다.
지난 1978년 제정된 해외정보감시법을 보완한 이번 개정안은 법제정 당시 없었던 이메일과 무선기술을 이용한 외국인들의 통신행위를 정보당국으로 하여금 도청할 수 있도록 하고 특별법원에서 이 같은 절차를 승인토록 하는 한편 해외에 거주하는 미국인에 대한 도청을 위해서는 특별법원의 영장을 사안별로 받도록 했다.
또한 개정안은 부시 행정부가 9.11 테러 이후 테러예방을 위해 영장 없이 도청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정보당국의 요청에 협조한 AT&T, 버라이존과 같은 통신회사의 책임을 면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통신회사들은 그간 불법 도청 혐의로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40여 건의 민사소송에 휘말렸으나 이로써 민사 책임도 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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