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쇠고기 반대 1만명 촛불집회’와 ‘조류독감 전국적으로 확대’라는 언론 보도를 동시에 보면서 왜 시위자들이 더 위험한 조류독감(Avian Influenza, AI)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광우병(Mad Cow Disease) 감염 가능성이 거의 없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이처럼 반대를 하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보기에는 과학적 근거도 없이 감정에 치우쳐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 같다.
우리가 어떤 것을 선택하건 간에 그 선택에는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다. 선택을 하느냐 안 하느냐는 그 선택의 위험수위와 그 위험이 일어날 가능성에 달려있다.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큰 위험수위는 당연히 죽음이다. 인간이 광우병에 감염되건 조류독감에 감염되건 죽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이 두 병중 어느 것에 감염될 가능성이 더 크냐를 알아 볼 필요가 있다.
광우병은 의학적으로는 BSE라고 하며 소의 뇌에 스폰지 형태의 구멍을 형성하여 뇌세포를 죽이면서 이상한 행동을 하게하고 전신마비가 되어 결국 소를 죽게 하는 치명적 신경퇴화병이다. 광우병은 영국에서 1980년대 초 초식동물인 소에게 콩이 아니라 값싼 양, 닭과 소등 동물의 고기를 사료로 먹인 결과 발생했다. 그간 영국에서 18만 마리의 소가 광우병에 걸렸고 영국인 165명이 광우병에 감염되었다. 영국은 1998년에 동물사료사용을 금지하였다.
미국에서는 콩이 값도 싸고 풍부하여 소의 사료로 사용되고 있고 또 미국정부는 소와 염소 같은 반추동물에게 포유동물을 사료로 주는 것을 1997년부터 금지시켰다. 더 구체적으로 금년 4월25일 미 FDA는 연방정부관보(Federal Register)를 통하여 광우병에 걸린 소, 나이가 30개월 이상인 소의 뇌와 척수 그리고 나이가 30개월 이상이고 뇌와 척수가 제거되지 않은 소로 검사를 통해 식용으로 통과 안 된 소는 음식이나 동물사료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시킨다고 발표하였다.
그간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는 단 3마리였고 3사람이 광우병에 걸렸다. 미국인구 3억 중 3명이면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1억분에 1이다. 광우병은 소와 소끼리, 소에서 사람으로, 그리고 사람에서 사람으로 저절로 옮겨 지지 않는다. 이 병에 걸린 소를 먹은 경우에만 사람은 감염된다. 그리고 광우병의 원인인 프리온 단백질이 살코기가 아닌 내장에 있으므로 살 코기만 먹는 경우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훨씬 더 낮아진다.
그 반면 조류독감(AI)은 말대로 독감으로 조류(닭, 터키, 오리 등 새 종류)와 조류사이의 전염속도가 매우 빠르다. 그리고 조류에서 사람으로의 감염은 쉽지 않지만 홍콩에서 사람이 AI에 처음 감염된 1997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집에서 키우는 닭이나 터키는 독감이 침범하면 90% 이상이 며칠사이에 죽는다.
사람은 AI 걸린 조류와 접촉하거나 감염지역을 방문하는 경우 감염될 위험이 높으며 감염된 조류를 완전히 익히지 않고 먹을 때 감염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UN의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에 의하면 2003년부터 2008년 4월까지 세계 14개국에서 382명이 AI에 감염되었고 241명이 사망하였다. 사람이 일단 이 병에 걸리면 63%가 죽는다고 본다. 그 중 인도네시아 사람이 133명 감염에 108명 사망하였고 베트남에서 106명 감염에 52명 사망하였다. 앞으로 AI에 돌연변이가 생겨 사람과 사람사이에 전염될 가능성도 있다.
금년 4월 전북 김제에서 처음 확인된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한달 만에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펴지고 있다. 사육 농가 중 일부가 AI 감염을 발견하고도 관계당국에 신고하거나 살 처분 하지 않고 몰래 중간상인을 통하여 재래시장이나 음식점에 유통시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사육 가금류 700만 마리가 살 처분되었다.
이 처럼 AI가 각 농가에 전염되면 모든 사육 가금류를 살 처분하여야 함으로 농가가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되니 AI확산을 막는데 한국정부와 국민 모두 노력하여야 된다고 본다.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는 광우병을 핑계 삼아 안전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반대에 쓰는 노력을 AI확산 방지에 돌리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본다.
이청광
PSU 경영학 교수
drccr2@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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